바야흐로 사업의 결산과 계획의 계절이다. 우리나라 회계 처리 기준상 1-12월을 하나의 주기로 보고, 보통은 10월부터 남은 2달의 전망치로 인해 1차 결산과, 이를 토대로 내년에 더 나아진 모습을 위한 대비를 한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바빠지기 시작한다. 아마도 1년에 가장 바쁜 시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손과 발’은 바쁘지 않다. 어느 때보다 머리가 바쁘게 돌아가, 원하는 인사이트를 뽑기 위한 다양한 데이터와 정보를 다룬다. 이를 위해 머리는 핑핑 돌아가야만 한다.

그래서, 단기간에 가장 많은 정보를 취급하는 기간이다. 수집하고, 처리하고, 분석한 내용을 토대로 추가적으로 필요한 것과 보충해야 할 것 등을 분류 및 처리한다. 물론 더 나은 남은 2달과 내년 사업 계획을 위해서다.

문제는 너무나 방대한 정보를 취급한 나머지 본질로부터 점차 멀어진다. 무엇이 나에게 필요하고, 필요하지 않은지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정보 수집’에만 열을 올린다. 이 와중에 더 괜찮은 정보를 발견하면 그걸로 유레카를 외친다. 마치 정보 없이는 어떤 일도 하지 못하는 사람처럼 목을 맨다.

 

‘정보’보다, 정보를 처리하는 사람의 ‘인사이트’

더 좋은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유레카를 외치는 순간은 그저 내가 원하는 어떤 퍼즐 상의 빠진 조각을 의외의 곳으로부터 발견했을 때 외칠 수 있다.

그때마다 필요한 정보가 무엇이고, 그것이 어디에 있고, 회사내 혹은 바깥에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어떤 방법(어떤 검색어)을 통해 발견할 수 있는지, 현재 필요한 영역 이외에 다른 곳에 사용은 불가한 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

하지만, 그럴만한 여유가 없다. 당장 상사(리더)가 원하는 보고서의 일부 퍼즐을 맞춰 최대한 빨리 보고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그 정보가 필요한 이유는 딱 거기까지 이다. 정보에 수명을 스스로 결정해버린 것이다.

오히려 이를 통해 쌓아야 할 것은 ‘위에서 이야기한 정보의 다양한 확보 및 활용 방향’을 알아내는 것이다. 이것이 곧 나의 노하우로 자리잡아 어느새 인사이트가 된다. 다시 써먹을 수 있는 일종의 방법론을 획득하여, 이를 응용하여 다방면에 적용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간혹 이것이 고착화 되어 고치기 힘든 확증 편향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그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 그 정도로 검증된 확고한 정보와 이에 대한 출처라고 한다면, 누군가 쉽게 부정하기도 쉽지 않고, 대부분 과학적 논리적으로 검증되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러한 정보들이 나오게 된 배경과 로우 데이터는 무엇인지, 그에 대한 신뢰성과 응용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추가로 살펴보는 것을 습관화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이를 어디에 당장에 활용할 수 있을지 살펴보는 것이다.

이때야 말로 진짜 ‘생각다운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의 의지에 의해 필요한 것을 찾고, 이를 찾는 과정에서 데이터 및 정보를 찾게 된 목적에 최대한 충실하지만, 여기에 내 개인적 욕구도 함께 넣어 개인의 노하우를 회사 업무를 통해 쌓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

 

정보는 변하지 않는 사실, 보다는 현실이 반영된 일시적 현상

대부분 회사의 정보는 늘 변한다. 어떤 데이터가 있다고 할 때, 이를 분석하는 시기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분석의 목적과 함께, 나타난 결과를 맹신하지 않도록 현상에 준한 해석이 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른바 ‘원리(Principle)’에 의한 데이터 추출로, 데이터 분석과 관리로부터 원하는 정보 추출을 위한 논리적 단계를 처음부터 설계하여 접근하는 것이다. 이는 데이터 수집 때부터 확인하고 싶거나, 증명하고 싶은 가설을 위한 것이면 가장 좋다.

예를 들어, 모 제조사가 판매하는 제품의 여러 유통사들의 데이터를 취합한다고 보자. 단순히 ‘판매 데이터’이기 때문에, 얼마나 팔렸는지 말고는 표면상 알 수 없다. 하지만, 여기에 수집 가능한 다른 데이터(판매 된 시간대, 인당 판매량 등)를 매칭 시키면, 의도한 바가 고객에게 전달되었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

또한, 이를 별도의 온라인 설문 조사 혹은 판매원들의 정성적 인터뷰를 통해 별도로 알 수 있는 것들도 부지기수로 많다. 그로 인해 차년도 사업 계획상의 마케팅, 유통, 프로모션 등에 일정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앞서 데이터나 정보가 아니라, 이를 만든 사람이 더 중요하다고 한 이유이다. 단순히 재고 관리를 위한 적용 보다는 이를 읽어내고, 그 속에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적절한 정보를 추출하여 이를 사업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이것도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꾸준하게 원하는 데이터를 취합하기 위해 평소에 모니터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나타난 정보가 어디로부터 어느 시기에 왔고, 어느 때에 적용 가능한지 늘 살펴보는 것을 말한다.

당장의 누군가 만든 정보는 별 쓸모가 없다. 그 정보의 주체는 내가 아니라, 타인이기 때문에, 이를 만든 사람의 의도를 파악할 수 없다면, 별 의미가 없다. 정보는 그 정보가 나타난 전반적 과정 모두를 꿰뚫어 보듯이 볼 수 있을 때, 그 눈을 더욱 확고하게 가지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당장의 빈 곳을 메우기 위해 더 많은 곳으로부터 무차별적으로 정보를 받으려고 할 때, 우리의 생각하는 시스템을 과부하를 일으킨다. 논리상 큰 흠이 없고, 설득해야 할 대상을 획득한 정보를 통해 내가 주장하는 바를 전달하기 위해 필요한 근거일 뿐이다.  

그래서, 정보에 집착하고, 새로운 정보를 취하려는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그 정보를 단순히 전달하기 위해 당신이 존재하고 있다면, 나보다 먼저 그 정보를 취급하는 이들에게 밟힐 것이라고 말이다. 아니, 그 정보를 직접 만든 이들에게 지배 당하고 있다고 말이다.

아무리 객관적 요건을 갖춘 정보라고 할지라도, 오롯이 이를 누가 어떤 관점으로 해석하는가에 따라 달라지기 질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보에는 정보를 만든 이들의 ‘프레임(frame)’이 담겨 있다. 결국, 비즈니스도 프레임 싸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