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배달앱 플랫폼 배달의민족이 22일 영상 놀이앱을 공개했습니다. 10초 이내의 짧은 숏폼 동영상을 만들어 공유할 수 있는 ‘모바일 영상 놀이 플랫폼’이며 영상 효과 기능 ‘코스튬’을 통해 이용자의 개성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다른 이용자들과 함께 놀 수 있는 점이 특징이라는 설명입니다.

 

재미있는 시도지만, 쉽게 이해되지 않는 시도기도 합니다. 배달의민족은 비즈니스의 뿌리가 배달앱에 있고, 이는 영상 놀이앱과는 큰 괴리감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배달의민족은 본업인 배달앱 플랫폼과 문화 콘텐츠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핵심은 배달앱 플랫폼이기 때문에 그 시장 점유율을 지키는 한편 푸드테크 분야에서 다양한 시도를 합니다. 배달로봇 딜리를 가동하거나 미래식당 메리고 키친을 가동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그런데 문화 콘텐츠 사업은 다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한글 서체 개발은 디자인 감성의 브랜딩 전략 연장선에서 일견 이해를 할 수 있고, 음식 다큐멘터리 잡지 매거진F는...음식이니까. 그래요 음식이니까. 또 배달의민족이 잡지에 재미있는 광고도 많이하는 등 궁합이 맞으니까 이것도 억지로 이해해봅시다. 지난 8월 웹툰 플랫폼 만화경 출시와, 영상 놀이앱 띠잉은 배달의민족과 너무 큰 괴리가 있습니다.

배달의민족이 보여주는 이러한 일탈은 왜 벌어지는 것일까? 서비스 다각화가 꼽힙니다. 배달앱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며 플랜B가 필요한 배달의민족이 문화 콘텐츠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감성적인 브랜딩으로 성과를 거둔 배달의민족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플랜B기도 합니다.

플랫폼 사업의 근본도 거론됩니다. 현실세계에는 다양한 플랫폼이 존재하지만, 사실 플랫폼의 근본은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고 이를 통해 플랫폼 사업자가 성과를 거둔다는 기본적인 개념이 핵심입니다. 이미 배달의민족은 배달앱 시장에서 플랫폼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전개했고, 이와 관련된 노하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문화 콘텐츠 사업으로 풀어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팬덤 구축의 효과도 있습니다. 띠잉의 경우 배달의민족과 관련된 앱 서비스라는 것을 눈치채기 어렵지만, 배달의민족이 보여주는 전반적인 문화 콘텐츠 전략은 모두 팬덤의 구축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배달의민족 생태계를 그려나가는 전략입니다. 배달의민족이 치킨에 이어, 이번에는 떡볶이 페스티벌(?)까지 치르는 이유입니다.

다만 가장 큰 동력은 고객을 이해하는 것에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정호 우아한형제들 신사업부문 메신저셀 셀장은 “동영상을 통해 개성을 표현하고 소통하는 10대~20대가 쉽게 즐기고 격하게 공감할 수 있는 놀이 문화를 만들고자 띠잉을 선보이게 되었다”며, “노래, 춤 등 특별한 장기가 없어도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동영상을 만들어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인만큼, 많은 분들이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놀이 문화를 즐기시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 띠잉 앱 이미지가 보인다. 출처=배달의민족

당장 배달의민족에 수익을 안겨주지는 않지만, 1020 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 사업을 통해 핵심 고객을 이해하거나 이를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삼성전자 및 SK텔레콤이 다양한 프로모션과 특화 상품을 통해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장면과 비슷합니다.

고객에 대한 이해, 나아가 잠재 고객에 대한 접근은 이제 동시다발적인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연장선에서 배달의민족의 행보가 눈길을 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