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맞아 베이징 곳곳에서 폭죽놀이가 이어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최대의 명절인 춘절에 즈음해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은 대부분 명절 축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 한껏 부푼 기대감을 나타낸다. 하지만 중국에서 춘절을 보내본 외국인들은 대부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중국 춘절을 한번 보내고 나면 다시는 이 기간에 중국을 여행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중국 춘절은 지역마다 조금 다르긴 하지만 1주일이 넘는 긴 명절 기간을 제외하고도 엄청난 규모의 귀향 행렬 등으로 늘 전 세계 미디어의 눈길을 끈다. 춘절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바로 불꽃놀이. 음력 새해 첫날이 시작되는 자정부터 시작되는 불꽃놀이는 연휴가 이어지는 기간 내내 이어진다.

개인이 쏘아 올리는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엄청난 규모의 불꽃놀이에 외국인들은 감탄하기도 하지만 30여분이 지나면 그 엄청난 소음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다. 중국의 불꽃놀이를 직접 겪은 외국인들이 제일 많이 하는 말은 “전쟁이 난 줄 알았다”는 것. TV 화면으로만 보던 불꽃놀이는 그 소음의 규모가 전달되지 않아서 마냥 아름답게만 보였지만 실제 가까이서 본 불꽃놀이는 어마어마한 소음과 함께 때때로 공포를 느낄 정도로 위협적이기도 하다.

중국인에게 불꽃놀이와 폭죽이 없는 춘절은 상상하기 어렵다. 춘절에 불꽃놀이 혹은 폭죽놀이를 시작한 연유는 여러 가지 유래가 있다. 우선 소음이 잠자는 용을 깨워 이 용이 농사를 위한 비를 가져와주길 바라는 이유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많이 알려져 있다. 또 다른 불꽃놀이의 기원은 폭죽의 소음이 악귀와 불운을 ?아버린다는 믿음에서 시작됐다는 얘기도 있다.

새해 첫날 악귀와 불운을 ?아서 새로운 해는 악귀가 없는 평화로운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춘절 연휴기간 동안 계속 이어지는 불꽃놀이는 주로 저녁 식사 시간이 지난밤부터 시작해 동이 틀 무렵까지 이어지면서 이 소음에 익숙하지 않은 많은 외국인들의 잠을 빼앗기도 한다. 자정 즈음에 피크를 이루는 불꽃놀이는 소음에 반응한 모든 자동차들의 도난경보기가 경보음을 울리면서 소음이 더욱 가중돼 춘절 중국의 밤은 그야말로 불야성의 소음 가득한 도시로 변한다.

낮에는 밤만큼 요란스럽지는 않지만 여전히 폭죽을 터뜨려 춘절임을 잊지 않게 해준다. 야간의 불꽃놀이가 아름다운 불꽃을 누가 더 높이 오래 쏘아 올리느냐의 경쟁이라면 낮의 폭죽놀이는 더욱 요란스러운 소리를 내서 지금이 축제기간임을 알려준다. 폭죽놀이는 결혼식 등의 집안 경사가 있는 경우에도 어김없이 빠지지 않고 등장해서 온 동네 사람들에게 경사가 있음을 알려준다.

최근 들어 불꽃놀이를 하는 이유 중에 추가된 것은 불꽃놀이만큼이나 많은 돈을 벌게 해달라는 기원의 의미이다. 사람들은 서로 경쟁하면서 앞 다투어 누가 더 비싼 폭죽을 사서 쏘아 올리나 뽐낸다. 중국인들은 1년 내내 춘절에 쓸 폭죽을 사기 위해 돈을 모은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결코 싸지 않은 폭죽을 수백 개씩 쏘아 올린다.

특히 재물신이 온다는 닷새째 날이 오는 자정부터는 하루 종일 폭죽을 터뜨리는 소리로 인해서 거리를 걷기가 두려워질 정도다. 재물신이 돈을 가져다준다는 믿음으로 인해서 이날에 새해첫날보다 더욱 요란스럽게 폭죽을 터뜨린다. 폭죽의 가격은 저렴한 것은 몇 백 원부터 몇 천원이지만 하늘높이 쏘아 올리는 것은 몇 십만 원부터 시작해서 아파트 20~30층 높이까지 올라가는 것은 100만원이 훌쩍 넘어가기도 한다.

불꽃놀이와 폭죽은 때때로 유리창이 깨지지 않나 싶게 집 가까이에서 터지기도 하고 길거리에서는 옷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사람들이 지나가는데도 아랑곳 않고 폭죽을 터뜨리기도 한다. 실제로 매해 중국 매체에서는 불꽃놀이로 인해서 화상을 입거나 죽은 사람들의 뉴스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아파트와 같은 공동 주택에서는 주차장 등과 같은 넓은 공간에서만 폭죽을 터뜨리도록 하고 소화기나 물 양동이 등을 준비해 화재에 대비하지만 소규모 주택가에서는 집 앞 인도에서 불꽃놀이를 하거나 심지어 집의 베란다에서 창문으로 불꽃을 쏘아 올리기도 한다.

지난해의 경우 베이징에서만 약 200여건의 화재가 춘절 기간에 불꽃놀이로 인해서 발생했고 총 2명이 숨지고 400명이 가까운 사람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베이징시는 춘절 당일과 그 이튿날만 불꽃놀이를 할 수 있도록 허락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아랑곳 않는다.

대학생 마오웬진은 “불꽃놀이가 없으면 춘절 기분이 나지 않는다”면서 “불꽃놀이를 하지 말라고 하지만 이는 중국 전통인데 그렇다고 중단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종 화장품 브랜드 자존심 ‘바이차오지’
중국 토종 화장품 브랜드 바이차오지(佰草集, Herborist)는 중국 화장품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한 외국산 브랜드들 가운데 시장을 지키고 있는 몇 안 되는 중국 브랜드다. 대부분의 중국산 화장품 브랜드들이 저가 시장을 공략하는 반면 바이차오지는 상대적으로 중고가 시장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을 벗어나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여러 해 동안 고군분투해오고 있다.

중국은 일본과 미국에 이어 세계 3대 화장품 시장으로 부상했는데 시장의 80% 이상은 외국계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다. 에스티로더, 랑콤 등의 중고가 브랜드는 물론 올레이, 로레알 등의 중저가 브랜드와 함께 시세이도 등의 일본브랜드까지 중국 브랜드를 밀어내고 화장품 코너를 차지하고 있다.

바이차오지는 지난 2001년 홍콩을 첫 해외 진출 시장으로 잡고 2개의 점포를 설치했으나 2년 만에 저조한 실적으로 인해 철수해야만 했다. 서양 브랜드와 일본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는 홍콩 시장에서 버티기 힘들었던 탓이다.

그러나 바이차오지는 2007년 다시 홍콩 진출을 시도했다. 이번에는 드러그 스토어인 매닝스를 통해서였다. 2008년에는 프랑스 시장 진출도 시도해서 화장품 전문점인 세포라를 통해서 제품을 공급했다. 결과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몇몇 제품은 베스트셀러의 자리에 올랐으나 전체적으로는 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나았다.

바이차오지는 기획 단계부터 해외 진출을 꿈꾸고 만들어진 브랜드로 상하이 자화기업이 로레알과 같은 세계적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야심으로 출발했다. 시장 조사 등을 거쳐 중국의 전통적인 중의 약초 제품을 기본 성분으로 하는 동시에 가격도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중고가로 책정했다. 바이차오지는 미용 스파사업에도 집중, 상하이와 베이징 등에 현재 7개의 스파를 운영하고 있다.

바이차오지는 해외에서 저조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유럽지역으로 계속 확장을 진행 중이며 또한 대만 지역에 집중적으로 투자, 30 여 곳의 점포를 5년 내에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한민정 상하이 통신원 mchan@naver.com
지난해 9월부터 중국 상하이 동화대학교 래플즈 칼리지 경영학과에서 국제경영, 기업커뮤니케이션 등을 가르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에서 10여년간 기자로 근무했다. 이화여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상오 기자 hanso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