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싸이월드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10월 초 홈페이지 서비스가 불완전해지는 한편, 도메인 만료 기간까지 다가오며 사실상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고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싸이월드는 일부 복구 작업을 시작하는 한편 도메인 계약을 1년 연장했으나 이용자들의 공포는 상당한 수준이다.

특히 3040세대를 중심으로 젊은날의 추억이 담긴 싸이월드 서비스가 종료될 경우 '내 데이터'가 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싸이월드는 직원 임금체불 및 전재완 대표를 향한 고소 고발 건도 많기 때문에 이러한 우려는 더욱 증폭되고 있다.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곽진영 시그마체인 대표가 싸이월드 이용자들을 위한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무상으로 백업하는 서비스를 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곽 대표는 싸이월드가 재정상의 이유로 어려움을 겪는다면, 이와 관련된 다양한 지원도 고려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1999년 싸이월드가 설립되던 시기부터 함께한 원년멤버며, 데이터베이스 관리 운영 총괄 임원인 DBA(DataBase Administration)를 역임한 바 있다. 시그마체인은 블록체인 메인넷 퓨처피아(Futurepia)의 암호화폐 ‘피아(PIA)’를 글로벌 거래소 3곳에 공식 상장한 기업이며 시그마체인 네트워크 얼라이언스(SNA)라는 독자적인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을 시도하는 기업이다.

▲ 곽진영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박재성 기자

곽 대표는 22일 <이코노믹리뷰>와의 통화에서 "싸이월드에서 데이터베이스 관리와 운영을 총괄했던 사람으로서 지금의 상황은 참 안타깝다"면서 "싸이월드 원년멤버로 활동한 입장에서 그냥 과거에 몸 담았던 회사의 일로 치부할 수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곽 대표가 제안한 것은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무상으로 백업해주는 서비스다. 싸이월드 아이디와 개인정보 활용을 동의해 시그마체인에 신청하면 이를 가지고 싸이월드 측과 협의해 서비스가 더 이상 진행이 불가능할 경우, 무상으로 데이터를 백업해 신청자들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곽 대표는 "시그마체인의 사업과는 관련이 없는 서비스며, 무상으로 진행하다보니 말 그대로 회사의 출혈로 이어진다"면서도 "(지금의 상황에 대한)책임감으로 결정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시그마체인 직원들의 의견도 수렴했다고 한다. 그는 "현재 시그마체인 직원들과도 많은 논의를 해 결정했다"면서 "직원들 중에서도 싸이월드에 애틋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많았고, 대부분 이 결정에 찬성해줬다"고 말했다.

다만 곽 대표의 제안은 싸이월드와의 협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용자들의 데이터 백업 신청을 받아도 싸이월드와 기술적 협력을 해야 실질적인 백업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곽 대표는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백업하려면 싸이월드와 이야기를 해야하는 것이 맞다"면서 "전 대표를 비롯한 싸이월드 관계자와 접촉하려고 노력하지만, 아직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 시그마체인과 싸이월드 로고가 보인다. 출처=각 사

만약 싸이월드가 재정상의 이유로 서비스를 원만하게 지속시키지 못한다면, 최소한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백업할 수 있는 수준의 자금이라도 지원할 의지가 있다는 점도 밝혔다.

곽 대표는 "싸이월드의 서버가 살아있어야지 데이터 백업을 할 수 있다"면서 "데이터 백업을 원하는 이용자들의 신청을 받으면서 싸이월드와 지속적인 연락을 시도하는 한편, 만약 싸이월드가 재정상의 문제로 서버를 열지 못한다면 최소한 데이터 백업을 요청한 이용자들의 데이터라도 보호할 수 있도록 일정수준의 자금을 지원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서비스가 완전히 종료되더라도 싸이월드가 데이터 백업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직원을 파견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도 고려한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