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다사다난했던 올해 가을 재건축, 재개발 현장은 남은 변수 두 가지가 시장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초읽기에 들어간 분양가 상한제와 정부의 부동산 자금출처 합동조사다.

우선 고려해야 할 변수는 분양가 상한제다. 7월 이후 줄곧 시장에 충격을 던져준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간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어떤 지역이 분양가 상한제의 규제 대상의 목록에 오를지가 초미의 관심사인 가운데 이미 분양가 상한제 유예 기간에 아슬아슬하게 들어갈 단지들은 내주 시행에 대한 관심보다는 내년 4월까지의 사업 마무리에 더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의 대상이 될 지도 모르는 용산 역시 한남3구역이라는 대규모 사업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분양가 상한제에 대한 관심의 비중은 낮은 편이었다.

분양가 상한제보다 현재 시장이 조금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은 자금 출처 조사와 불시 단속이었다. 강남구 대치동 등을 중심으로 이어지던 불시점검이 용산구나 마포구 등으로 계속해서 번져 나가고 있다. 거래나 매수 문의 빈도 역시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확실히 줄어드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작 가격 등의 조정은 크게 일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해당 지역의 업자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단속과 분상제 이중 타깃 속에서 관망중인 개포 주공

▲ 개포주공 1단지 전경. 사진=이코노믹 리뷰 우주성 기자

분양가 상한제 유예로 한 숨 돌린 개포 주공 1, 4단지의 업자들은 분양가 상한제에 시행보다는 사업의 마무리에 더욱 골몰하는 모습이었다. 사업 진척은 다르지만 두 단지 모두 6개월 안에 분양을 끝내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기 때문이다. 현재 개포 지역의 분위기는 분양가 상한제보다는 자금 출처 조사와 합동 조사의 영향이 더 큰 듯 했다. 개포 지역 재건축 단지들의 가격 흐름은 보합세였지만 단속 조사에 대한 불만은 팽배했다.

개포 주공 4단지의 한 중개업자는 계속되는 불시점검에 생계에 지장이 있다고 하소연하면서도 가격 자체는 조정이 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가격 자체는 완전한 보합상태이다. 올해까지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수요자는 있는데 매물은 없는 상태다. 개포 1단지는 25평이 17억8000만원, 34평은 22억7000만원이고 개포 4단지는 25평은 18억3000만원, 34평은 23억2000만원 정도다. 오늘 보니 일부 세대가 1000여만원 정도 하락한 수준”라고 알려줬다.

다른 중개업자 역시 “대치동과 개포동은 단속이 심하다. 요즘은 문의 받기도 힘들다. 거의 문을 닫고 알음알음 영업하는 형편이다. 매매나 거래에 지장이 많다”고 했다. 그는 “개포 4단지의 경우 착공에 들어가서 매매할 수 있는 물건은 이제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1단지는 약간은 물건이 있는 편”이라고 전했다. 해당 업자는 “분양가 상한제라던가 합동 조사 등으로 가격이 조정되는 영향은 아직 없다. 분양가 상한제는 4단지는 확실히 넘어간 것 같다. 1단지도 내년 4월 안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기대심리도 조금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관망세로 돌아선 건지 단속의 영향인지 최근 문의가 줄었다. 가격은 단속 이후 분상제 시행에 살짝은 조정될지 몰라도 적어도 4단지는 앞으로도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건축 상승 이끄는 둔촌 주공

▲ 둔촌 주공 공사 현장. 사진=이코노믹 리뷰 신진영 기자

10월 이후 재건축 아파트의 상승을 이끄는 단지 중의 하나로 둔촌 주공 아파트가 꼽히고 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세대 수와 분양가 상한제 유예기간 안에는 분양이 충분할 정도의 사업 진척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둔촌 주공 아파트의 한 중개업자는 “둔촌 주공이 있는 강동구도 단속 영향안에 있지만 착공을 앞두고 남은 매물은 계속해서 매매되는 상황이다. 매물은 전반적으로 많이 나갔고 최근은 소형 평수 위주로 나가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업자는 “11월 15일 착공을 앞두고 나갈 물건은 이미 많이 나가 단속도 피할 겸 아예 쉬는 곳도 있지만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전했다.

다른 중개업자 역시 둔촌 주공은 거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중개 업자는 “둔촌 주공은 지금 저가 매물이 나오는 대로 거래는 바로 바로 된다. 11월 15일 착공 이후로는 거래가 상당히 까다롭다. 5년 거주 10년 보유한 사람의 물건만 거래가 가능해진다. 11월 14일까지는 소유권 이전을 완료해야 하므로 거래를 서두르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불시점검 등의 영향은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단속을 하기는 하지만 그에 큰 관계없이 거래는 이어지고 있는 편이다. 강남처럼 문을 닫고 영업하는 곳은 별로 없다”고 이야기했다.

아파트 가격 추세에 대해서 해당 업자는 “34평은 14억7000만원으로 조금 올랐지만 최근에는 대체적으로 그대로 보합을 유지하고 있다. 소형 위주로 조금씩 나오는 편이다. 휴업하거나 하는 업자는 많지 않고 매매 문의는 꾸준하다. 50평대는 18억원 정도이다. 자금출처 단속 등에서 둔촌은 현재까지는 크게 영향이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상승세 멈추고 단속 앞에서 숨고르는 은마

▲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사진=이코노믹 리뷰 우주성 기자

강남구 대치동은 자금 출처와 불시 점검이 집중되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은마 아파트는 꾸준히 가격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지난 주부터 상승을 멈추고 관망기가 짙은 보합세를 유지하는 중이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한 업자는 “이런 조사와 단속 등이 앞으로 장기화되면 나중에 매도 물건이 많이 나오는 등의 영향은 있을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 그런 기미는 전혀 없다. 단속 등으로 거래 분위기가 침체돼서 매수세가 활발하지는 않지만 가격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현재 시세에 대해 그는 “31평은 18억5000만원에서 19억원, 34평은 21억원에서 22억원 정도인데 조정되는 추세는 아니다. 또 이후에도 떨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자는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있기는 있는데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적어도 조사 단속으로 분양가가 떨어지지는 않는다. 보합세라고 생각한다. 문의는 줄었지만 여전히 오고 있다”고 답했다.

인근의 다른 업자 역시 “은마 아파트는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에서 현재는 그 가격을 계속 유지하는 상태다. 어차피 부동산 거래도 수요 공급이 영향을 가장 많이 미치기 때문에 단속을 많이 해 거래가 위축된다 해도 궁극적으로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무래도 단속이 오게 되면 매수자들이 어렵게 접근하는 분들이 없지는 않겠지만 계속해서 대기 수요자들이 존재한다. 영업을 거의 문 닫아 놓고 힘들게 해서 불만은 많지만 이 때문에 가격이 조정되는 것은 말이 안되는 것이다. 그래봐야 일시적인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34평 중에서 상대적으로 조건이 좋은 곳은 22억원 가량된다. 저번 주도 같은 가격이었다. 저번 주 가격 전까지는 조금씩 오르는 추세긴 했다”고 덧붙였다.

다른 중개업자는 “은마 아파트 일부는 요즘 가격은 조금씩 오르는 조짐이 보인다. 거래 진행은 안 되고 거래도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고 단속은 심해 거의 손 놓고 있다. 매매가격에는 영향 없다. 보합인 것도 사실 단속과 영향이 없다고 생각한다. 대출 규제나 단속 등의 규제는 많지만 금리인하처럼 정적인 여건도 있다. 그런 상황이니까 살 사람은 사면서 보합이 유지되는 게 아닌가 한다”고 이야기했다.

입찰 수주전으로 가격 방어 들어간 한남3구역

▲ 한남뉴타운 전경. 사진=이코노믹 리뷰 우주성 기자

입찰 수주전이 한창인 강북의 최대 재개발 지구인 한남3구역도 최근 분양가 상한제의 핀셋 규제에 포함될 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되자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수주에 참여한 일부 건설사는 분양가를 평당 7200만원까지 보장하겠다는 공약마저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한편 입찰 수주전으로 조금씩 가격 상승이 이뤄지는 가운데 이 곳 역시 최근 자금조사와 단속의 여파가 강타했다. 현지 업자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의 규제 때문에 한남3구역의 가격이 조정되는 일을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한남3구역의 한 업자는 자금출처조사와 불시점검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25평에 들어갈 수 있는 물건은(현재 소형 7~8형) 10억원 정도이고 33평에 들어가려면 지금 13억원 정도는 있어야 한다. 자금출처조사와 단속이 있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가격은 더 올라 갈 것이다. 이 곳도 3억원 이상의 가격은 다 조사 대상이고 지금도 단속 하고 있다. 이 근처도 단속원들이 몇 명씩 떼로 몰려다닌다. 그런데도 가격이 조정을 받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해당 업자는 “용산구도 조사 대상 지역이라 저번 주 목요일과 금요일부터 단속이 심해져 보광동과 한남동도 모두 점검이 나오고 있다고 들었다”면서도 “강남 다음으로 단속이 심한 곳이지만 거래는 계속되고 있다. 30평대 (지금 26평)에 들어가기 위한 매물은 완전히 싹이 말랐다”고 설명했다.

한남3구역의 다른 업자 역시 “가격은 살짝이지만 조금씩은 올라가는 추이다. 입찰 소식 등으로 사업시행 속도가 빨라진다는 인식이 있다. 원래 단계별로 진척이 가시화되면 재개발 지역 같은 곳은 조금 오른다”고 설명했다 그 역시도 불시 점검과 자금출처 조사 등에 대해 “자금출처조사의 대상에 용산도 포함이 된다. 점검이 있다는 이야기는 있지만 가격은 물리적으로 아직 떨어지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남3구역 인근의 중개업자 역시 가격은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었다. 그 역시 “시공사 선정이나 관리 처분 등의 굵직한 절차가 남았다. 사실 이런 가격 상승 요소를 미연에 막으려고 이 지역도 단속 대상에 포함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점검이나 조사 등이 업자들에게 큰 압박을 주기는 하지만 시세 하락 등에는 큰 의미가 없다. 조사해서 실제로 단속이 실효가 있기보다는 분위기 조성의 목적이 강하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분양가 상한제에 대해 한남3구역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한남3구역에서 아직까지 분양가 상한제를 앞둔 가시적인 영향은 없다. 언제 어디를 목표로 해야하는지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시행 근거 정도만 만들었다. 우려가 있고 불확실한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아직은 잠재적이다. 그 보다는 현재 입찰이나 수주가은 사업 시행에 대한 노출 등이 분상제 이슈를 덮는 상태다. 용산이 만약 분양가 상한제 규제 지역으로 확정되면 모를까 그 전까지는 시행 발표가 있다 해도 크게 술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가격 조정 국면에 들어갈 수 밖에 없을 것

한편 지난 18일 부동산 114의 자료에 따르면 재건축 상승폭은 0.18%로 여전히 계속해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를 고작 1주 앞둔 상태에서 가격 조정은 두드러지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일부 단지는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을 유지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영향을 크게 미치지는 못했지만 분양가 상한제의 시행과 지속적인 단속 등 강력한 조치가 결국에는 재건축 시장의 가격 조정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차장은 “저번주 까지 재건축 단지는 조금씩 상승을 지속하고 있지만 일단 시행이 되면 분양가상한제에 의한 위축은 분명히 될 것이다. 또 정부 단속도 같이 맞물려있다는 점에서 분양가 상한제의 규제 지역의 윤곽이 잡히면 가격도 조정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분양가 상한제를 확실히 피한 둔촌 주공 등이 워낙 세대수가 크고 또 기대심리도 있어 재건축 단지들의 전체적인 가격상승을 이끌었지만 그 이외의 지역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분명 주춤할 수 밖에 없다. 또 추가적으로 정부가 규제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고 거래 위축을 위한 추가 규제 가능성도 있어 앞으로도 가격 조정을 피하기는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