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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악재 만난 아시아나항공, 매각까지 첩첩산중9조원 부채에 안전문제·인수후보 리스크 까지… “자금 조달 능력 관건”
   
▲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 사무실. 출처=뉴시스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다음 달 초 본입찰을 앞둔 아시아나항공의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막대한 부채는 물론이고 까다로운 본입찰 인수조건이 들어나면서 흥행을 예고할 수 없게 돼서다. 여기에 ‘샌프란시스코 노선 운항정지 처분’ 소송 패소로 인한 매출감소, 엔진 결함으로 인한 화재로 안전문제까지 불거졌다. 지지부진한 매각작업에 불똥이 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결함’에 ‘기내식 대란’ 되풀이 예고도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인천공항에서 운항을 준비하던 아시아나 A380 여객기의 엔진에 불이 붙는 사고가 발생했다. 승객 탑승 전인만큼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엔진 등 기체가 손상을 입었고, 2시간 넘게 이륙이 지연돼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번 화재는 아시아나항공이 ‘하늘위의 호텔’이라 자랑하는 최신 기종 A380에서 일어났다. 현재까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항공기 안전관리 소홀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지나치게 많은 노후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항공기 87대 중 20대가 20년 이상 된 노후 항공기로 조사됐다. 전체 항공사들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평균 기령도 11.9년으로 에어부산, 진에어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 출처=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실제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결함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올 들어 기체 결함으로 인한 출발 지연이나 결항만 8건이 넘는다. 지난 5월에는 바르셀로나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려던 항공기 B777이 출발 직전 타이어 손상이 발견됐고, 9월 방콕에서는 A380과 같은 비행기에서 공기압 계통에 이상이 발견돼 하루 이상 지연이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결함 문제가 유동성 위기와 관련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후 항공기를 새로운 항공기로 교체를 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 수 년 간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교체 작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아시아나항공 부채는 9조5889억원에 달한다. 비율로는 660%다.

하루 앞선 지난 17일 아시아나는 201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 사고 이후 정부가 내린 ‘노선 45일 운항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도 패소했다. 재판부는 “아시아나는 조종사 편조와 관련해 주의를 게을리 했고, 항공기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충분한 교육·훈련 등을 실시하지 않았다”며 “선임·감독상 주의의무 위반이 사고 발생 주원인이 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판결로 아시아나는 향후 6개월 이내 운항정지를 시행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운휴에 따른 매출 감소 추정액은 110억원 수준이다.

지난달에는 게이트고메코리아(GGK)가 최근 137억원의 기내식 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국제중재위원회에 중재를 신청했다. GGK는 아시아나항공이 40%의 지분을 들고 있는 합작법인으로, 지난해 ‘기내식 대란’의 원인을 제공한 업체다. 이는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및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퇴의 도화선이 되기도 했다. GGK는 이번 중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소송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또 한 번 험로가 예상된다.

   
▲ 화재로 그을린 아시아나항공 항공기의 모습. 출처=뉴시스

HDC현대산업개발, 검찰고발… 애경-스톤브릿지, 자금력 의구심 여전

아시아나항공 발 악재 뿐 아니라 대외적인 악재도 이어지고 있다. 유력 인수후보로 꼽히던 HDC현대산업개발이 정부의 고발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된 것. 이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돌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HDC현대산업개발 등 4개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 요청하기로 결정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14년 7월부터 2016년 4월까지 총257개 하도급 업체에 건설을 위탁한 뒤 선급금과 하도급대금 등을 늦게 지급하고 지연 이자를 주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협력사들은 총 4억4800만원의 피해를 입은 사실이 적발됐고, 지난1월 공정위로부터 지급·재발금지명령 등과 함께 과징금 6억3500만원의 처분을 받았다.

최근에는 서울 구로구 고척동 옛 영등포구치소 부지에 들어서는 뉴스테이 수주 과정에서 중견 유통업체인 엔터식스를 상대로 갑질을 일삼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중기부가 하도급법 등에 따라 고발요청하면 공정위는 의무적으로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 따라서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검찰 수사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미래에셋대우 또한 미래에셋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재 공정위가 해당 의혹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공정위는 지난 2017년 6월 김상조 위원장의 취임과 함께 미래에셋금융그룹 등 10개 대기업집단 총수일가의 사익편취와 관련한 조사를 진행해왔다. 만약 공정위가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일가의 사익편취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하는 경우 인수전에도 부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 홍대 애경타워 건물 모습. 출처=애경그룹

아울러 애경그룹과 스톤브릿지캐피탈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해 손을 잡았다는 점은 고무적이나 자금 조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남아있다. 

업계에서는 애경그룹이 3000억~4000억원 수준의 현금성 자산을, 스톤브릿지캐피탈이 1조원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과 비교할 경우 크게 뒤처지는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본입찰 안내서에 따르면 신주 발행 관련 유상증자 최소금액은 8000억원이다. 또한 금호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기존 주식(31%)과 신주 유상증자에 얼마나 참여할지도 써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 방식을 구체적으로 확정해야 하는 만큼 업계에서는 자금 여력이 클수록 유리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필요한 자금 조달 규모가 기존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수준이 아닌 더 높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9조원이라는 막대한 부채와 함께 인수 후 사업구조와 낮은 신용등급 회복을 위해 추가적인 증자가 불가피 하다는 주장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에서 비우량 신용등급인 BBB-(하향 검토)를 받고 있다. 

이 밖에 스톤브릿지캐피탈은 그간 단독으로 대형 인수·합병(M&A) 거래를 진행한 사례가 거의 없어 미래에셋대우와의 경험 측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다는 평가다.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항공산업에 차익을 내는게 목적인 재무적투자자(FI)가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가혹하리만큼 아시아나항공에 악재가 겹치고 있다”며 “고유가와 원화 약세는 물론이고 기업마다 리스크가 있어 인수전 흥행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겹악재로 구주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인수자들에게 다행스런 부분이겠지만 유상증자 하한선이 확정돼 확실히 자금 조달 여력이 높은 기업이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가영 기자  |  young@econovill.com  |  승인 2019.10.22  07: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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