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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여담] 이마트가 느닷없이 끌어낸 존 리 구글 코리아 CEO, 왜?주홍글씨의 무서움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신세계그룹이 21일 이마트 부문에 대한 2020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해 ㈜이마트 대표이사로 강희석 대표를 신규 영입했고, ㈜신세계조선호텔 대표이사에는 전략실 관리총괄 한채양 부사장이 내정했습니다. 

창사 후 첫 적자를 기록한 이마트가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외부인사를 수혈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승부수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이런 상황에서, IT 업계에서는 전혀 다른 의미로 정용진 부회장의 승부수에 많은 관심이 집중된 바 있습니다. 한 언론을 통해 며칠전 이마트가 존 리 구글 코리아 CEO를 영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는 오보였으나 IT 업계에서는 '존 리'가 거론된 것부터 엄청난 화제를 일으켰습니다.

   
 

IT 업계에서 이마트의 신임 대표이사로 존 리 구글 코리아 CEO가 부임할 것이라는 보도가 화제를 끈 이유는, 그가 단순히 구글 코리아를 이끌고 있기 때문은 아닙니다. 그의 과거 행적 때문입니다.

2011년, 그 날
2011년 4월.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 산모 7명과 40대 남성 1명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폐질환으로 입원합니다.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산모 4명이 사망하며 사태가 심상치않게 돌아갑니다. 

8월에는 질병관리본부가 역학조사 발표를 통해 사망한 산모들이 폐손상을 입었으며 그 원인이 가습기 살균제에 있다는 점도 확인됩니다. 9월에는 이와 관련된 영유아 5명의 사망 사례도 발표됩니다. 끔찍한 죽음의 습기(濕氣), 가습기 살균제 논란으로 통칭되는 지옥문이 열리는 순간입니다.

해를 넘겨 2012년 1월 보건당국이 확인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 폐질환 건수가 34건을 기록합니다. 이어 8월 가습기 살균제 피해대책 시민위원회와 유족들이 살균제 제조업체를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11월에는 보건당국이 조사위원회를 결성합니다. 논란이 커지자 가습기 살균제 업체 옥시레킷벤키저는 부랴부랴 50억원 규모의 지원기금 계획을 발표하지만 사태는 일파만파로 번져갑니다. 2014년 3월 폐손상 조사위원회 조사결과 무려 127건의 피해 확실 사례가 확정됐으며 8월에는 유가족이 옥시 등 15개사를 대상으로 살인죄로 고소합니다. 여기에는 현재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표방한다는 SK그룹 산하 SK케미칼도 포함됩니다.

2016년부터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됩니다. 검찰은 4월 신현우 전 옥시 대표를 피의자로 조사하고 5월에는 거짓으로 유해성 보고서를 작성한 조모 교수를 긴급체포해 구속합니다. 이어 검찰은 존 리 옥시 전 대표를 겨냥해 5월과 6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합니다. 그러나 존 리 옥시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되고, 7월 검찰은 그에 대한 불구속 기소를 결정합니다. 2018년 1월 신현우 전 옥시 대표는 징역 6년을 선고받으나 존 리 전 옥시 대표는 무죄를 받습니다.

강조하지만 존 리 옥시 전 대표는 대법원에서도 무죄를 받았습니다. 그에게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다만 그에 대한 무죄선고가 '씁쓸한 뒷 맛'을 남기는 것은 사실입니다.

거라브 제인 전 옥시 대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한국 법인에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마케팅 본부장을 지냈고, 존 리 전 대표는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옥시의 대표였습니다.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 사고가 벌어진 시기를 고려해 제인 전 대표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봤으나 현재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그는 "바쁘다"면서 사실상 이를 거부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존 리 전 옥시 대표에 대한 수사도 지지부진했다는 설명입니다. 만약 제인 전 대표가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면, 존 리 전 옥시 대표를 둘러싼 상황도 지금과는 크게 달랐을 것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IT 업계에서 존 리 구글 코리아 CEO의 '이마트 행 가능성'이 필요이상 높은 관심을 받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생활필수품을 판매하는 이마트에서 비록 무죄를 받았으나 가습기 살균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존 리 구글 코리아 CEO를 선택하려 한다는 발상 자체가 놀라웠기 때문입니다. 신세계가 그를 이마트의 수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소위 말하는 '국내 정서법'을 고려하면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은 사실입니다.

   
▲ 존 리 구글 코리아 CEO가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 출처=뉴시스

'글로벌 CEO가 한국을 어떻게 보느냐'
존 리 구글 코리아 CEO가 보여주는 지금까지의 행보도 '이마트 행 가능성'을 두고 벌어진 엄청난 이슈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당장 구글 코리아는 지속적으로 세금 탈루 논란에 휘말리고 있으며, 매출과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유한기업으로 활동하는 스텔스 기업 본능을 가장 여실히 보여주는 곳이 바로 구글 코리아입니다.

존 리 구글 코리아 CEO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을 통해 도마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최근 페이스북이 SK브로드밴드 및 KT, 세종텔레콤과 망 사용료 계약을 맺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구글은 어떤 로드맵을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구글은 인프라 및 글로벌 네트워크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묘한 답변을 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질문의 핵심을 외면하고 '우리는 다른 영역에서 노력하고 있으니 그것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해'로 들린다면 이상한 해석일까요?

존 리 구글 코리아 CEO의 능력에 대해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는 나아가 옥시 사태에서도 무죄 판단을 받았고, 훌륭한 경영자입니다. 다만 그의 이해할 수 없는, 또한 마냥 좋게 볼 수 밖에 없는 행보를 '글로벌 기업 국내 지사의 CEO가 한국을 어떻게 보느냐'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은 또 다른 논란입니다.  

국내에 진출한 모든 글로벌 기업 CEO에 대해 그릇된 선입관을 주입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마트 신임 대표 선출과 함께 느닷없이 업계의 화제로 부상한 존 리 CEO에 대한 추억이, 씁쓸함을 남기는 이유입니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9.10.21  17:2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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