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디자인의 역사> 배리 카츠 지음, 이은경 옮김, 유엑스리뷰 펴냄.

디지털 문화의 중심에 있는 제품 디자인, 사용자 경험(UX) 디자인, 인터랙션 디자인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뿌리를 두고 융성했다. 이 책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디자인 중심’ 스타트업 문화가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 다룬다. 구체적으로는 디자인이 실리콘밸리를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혁신의 엔진으로 변화시키는 데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 그 역할과 진화 과정을 살핀다.

오늘날 디자이너가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게 된 것도 실리콘밸리의 디자인 중시 경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950년대 휴렛팩커드와 암펙스부터 지금의 구글과 페이스북에 이르기까지 디자인은 연구와 개발, 예술과 공학, 기술과 인간 행동 사이에서 가교의 기능을 해왔다.

지금도 IT의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기업들의 디자인 본부를 중심으로 글로벌 디자인 컨설팅기업과 부티크 스튜디오, 디자인 연구소, 디자인 학술프로그램들이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다. 

저자는 책에서 IDEO, 프로그, 루나 등 주요 디자인 컨설팅 회사들의 기원과 주요 프로젝트들을 추적하여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경영 전략의 핵심에 디자인을 두게 된 과정을 풍부하게 서술하고 있다.

또한 인간 중심 디자인, 인터페이스 디자인 등 현대의 디자이너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세계적인 디자인 리더 스티브 잡스, 도널드 노먼, 더글러스 엥겔바트 등과의 대화를 반영하고 있다.

저자는 캘리포니아 예술대 산업-인터랙션 디자인 전담교수이며, 스탠퍼드 공대 디자인 자문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