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나하고 무슨 관계지?> 이장우 지음, 올림 펴냄

 

[이코노믹리뷰=성시현 기자] 인공지능. 여기저기서 부쩍 많이 들리는 단어다. 기술 용어처럼 들리는 이 개념을 우리는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 게 맞을까? 국내외서 인공지능을 강의하는 저자는 인공지능 시대에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고 말한다. 우리 주변에 보이고, 들리고, 만져지는 인공지능의 미래는 불확실해 정확히 알 수 없을지라도 미리 예측하고 준비할 수는 있다. 우리의 삶 많은 부분을 이미 변화시켰고, 그 영향력은 더욱 강해질 것이므로 그저 복잡한 딥러닝의 알고리즘에 매달려 과학과 기술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감성과 인문의 시선으로 인공지능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이 집중해야할 것으로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을 강조했다. 손 회장은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 초고속 인터넷에 집중해야 한다고 건의한 바 있고, 그 건의가 받아들여져 정부 주도 하에 우리나라가 초고속 인터넷에서 앞서갈 수 있었다고 한다. 이미 자신의 시간과 두뇌의 97%를 인공지능 분야에 바치고 있으며 앞으로는 인공지능 기업에만 투자하겠다고 선언한 손 회장, 그의 통찰력은 이번에도 맞아떨어질까?

예전에는 초등학교에서 한글을 배웠다. 요즘 초등학생은 영어와 코딩을 배운다. 머지않은 내일 초등학생은 인공지능을 배우게 될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인공지능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인공지능을 이해하지 못하면 조만간 초등학생보다 못한 문맹 취급을 받게 될 거라고 책은 말한다. 영어보다, 코딩보다 인공지능이 먼저인 이유는 이것이 미래의 언어이자 도구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으리라는 전망이 많다. 30년 후인 2050년에는 현재 노동자의 50%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수치와 함께 들려오는 미래 전망은 두려움을 느끼게 하기 충분하다. 물론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채 인공지능 세상을 맞이하면 혼란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곧 인간이 인공지능에 지배당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인공지능과 인간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영역이 엄연히 사로 다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단기적인 프로젝트가 아니라 쉼 없이 이어지는 긴 여정이다. 큰 흐름 속에 우리를 맡겨야 한다. 초반에 너무 급히 달리다가 지칠 필요도 없고, 너무 늦게 출발한 것은 아닌가 하는 마음에 미리 실망할 필요도 없다. 무엇보다도, 인공지능 시대를 성공으로 이끄는 데 있어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인공지능을 통한 자동화, 무인화로 인해 행복해져야할 궁극적인 주체는 사람이란 사실이다. 기술보다 인간에게 초점을 맞춰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