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가을철 불면증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이 제시됐다. 가위눌림이라고 알려진 수면마비 증상이 나타나는 원인이 주목된다. 발목에도 관절염이 생길 수 있어 이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고됐다.

20일 의료업계에 따르면 서울수면센터는 수면이 부족할 시 뇌가 스스로를 공격한다는 내용의 연구가 발표됐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마르케 폴리테크닉대학 연구진은 수면이 부족하면 ‘청소 세포’라고 불리는 별아교 세포(성상교세포, Astrocyte)가 더 활성화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미켈 벨레시 마르케 폴리테크닉대학 교수는 “잠이 부족할 때 별아교 세포가 시냅스의 일부분을 실제로 잡아 먹는 것을 관찰했다”면서 “수면이 지속해서 부족하면 알츠하이머병 등 다른 신경퇴화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결과 수면을 하지 않는 상태에 있는 뇌에서는 미세아교세포(소교세포, Microglial)가 활발해졌다. 연구진 관계자는 “미세아교세포 활성화는 알츠하이머병과 다른 형태의 신경퇴행성 질환에서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수면 부족이 지속되면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치매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수면센터에 따르면 한국 불면증 환자는 약 400만명이다. 가을철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불면증 환자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불면증이 나아지기 위해서는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이 도움을 줄 수 있다.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은 “햇빛량이 줄어드는 가을철은 불면증 환자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면서 “빛은 수면 중 다리가 불편하게 하는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에도 영향을 줘 불면증 증상이 더 심해지게도 한다”고 말했다.

오전에 햇빛을 쬐면 저녁에 잠을 부르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늘어나면서 입면과 숙면에 도움을 준다. 멜라토닌은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 호르몬은 강한 빛에 노출되고 15시간 이후에 분비되기 때문에 아침에 햇빛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적절한 규칙적인 운동은 수면에 도움을 준다. 운동은 취침 5시간 전까지 마치는 것이 좋다. 잠드는 것이 어렵다고 몸을 힘들게 하기 위해서 자기 전 과도한 운동을 하게 되면 오히려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취침 2시간 전 족욕을 하여 체온을 높이면 자연스럽게 체온 저하를 유도해 잠자기 좋은 몸 상태가 만들어질 수 있다. 멜라토닌은 빛에 약하다. 야간에는 어둡게 생활해야 멜라토닌의 분비가 많아진다. 야간에 사용하는 스마트폰, 노트북, TV 등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는 뇌가 햇빛으로 인식해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블루라이트에 노출되면 각성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자연히 멜라토닌의 분비는 줄어들며 잠을 깨운다.

잠에 들기 위해 억지로 침구 속에서 뒤척이면 각성이 증가하고 체온이 상승하면서 오히려 잠이 달아나게 된다. 보면 뇌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이 분비되면서 잠이 깨는 원리다. 몸안에 생체시계가 졸릴 때 시간을 체크하지 않고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만약 습관적으로 시계를 계속 본다면 시계를 아예 치우는 것이 좋다. 만약 생활습관을 교정했는데도 3주 이상 불면증 증상이 계속된다면 그때는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

한진규 원장은 “4주 이상 불면증 증상이 지속되면 학습화 되면서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개선이 불가능하다”면서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불면증의 원인을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불면증을 치료해야 한다. 불면증 증상을 방치하면 만성불면증으로 발전해 치료 기간도 늘어나고, 불면에 따른 합병증도 나타 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가위눌림으로 알려진 수면마비이 나타나는 원인이 주목된다. 출처=고려대학교안산병원

■ 수면 가위눌림 두려울 필요 없어…원인 무엇?

가위눌림이라고 알려져 있는 수면장애 증상을 의학적인 용어로는 수면마비라고 한다. 수면마비는 수면시작 혹은 수면 말미, 꿈꾸는 수면(REM sleep) 직후에 골격근의 마비가 나타나는 현상이다.

수면마비는 급격히 시작돼 1~4분 정도 지속하고 급격히 또는 서서히 끝나게 되는데 이때 어떤 소리를 듣거나 신체를 누군가 만지면 이러한 현상에서 쉽게 벗어나게 됩니다. 렘수면 단계에서는 머리에서는 꿈을 꾸되 꿈의 내용이 행동으로 나타나지는 못 하도록 호흡이나 생명에 필수적인 기관들을 제외하고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근육을 마비시킨다.

정상적인 수면에서는 렘수면에서 빠져나와 비렘수면(non-REM sleep) 단계로 갔다가 깨어나게 돼 수면마비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비정상적으로 렘수면에서 바로 각성이 될 시 깨어있거나 반쯤 깨어있는 상태에서 움직이지 못하며 움직이려고 애를 쓰고, 질식감을 느끼거나 환각을 경험하게 되는 수면마비 현상을 겪게 된다. 이 때 골격근은 마비가 되어도 눈의 근육과 호흡근육은 보존돼 있어 움직이려고 애를 쓸 때 심한 눈의 움직임을 보이기도 합니다.

수면마비는 수면부족, 불규칙한 생활리듬, 과도한 음주, 수면제 등의 약물 과다 복용 등의 원인에 따라 나타날 수 있으며 스트레스, 강한 시청각적 자극 등에 따라 발현되기도 한다.

수면마비 현상은 렘수면시 운동근육의 마비를 조절하는 기전의 미세구조 변화나 신경면역학적 기능부전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된다. 대개 다른 장애와 관련되지 않고 다른 증상과 동반되지 않으면서 일시적인 경우가 많다. 전체 인구의 15~40%에서 아동기나 청소년기에 일생에 한번 혹은 몇 번 겪을 수 있다. 만성화된 경우는 드물다고 알려졌다.

드물게 유전적으로 전해지는 것으로 알려진 ‘가족형(familial form) 수면마비’와 ‘기면병에 따라 나타나는 수면마비’가 있다. 가족형 수면마비는 문헌에 몇 개의 사례가 보고될 정도로 매우 드물다.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수면마비는 기면병(narcolepsy)의 하나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수면마비를 의심해볼 수 있다.

기면병이란 뇌하수체의 하이포크레틴이라는 물질의 부족에 따라 수면과 각성기전의 기능부전이 나타나게 된다. 주간의 졸린 것과 비정상적인 렘(REM) 수면의 발현에 따라 나타나는 탈력발작과 수면마비, 수면이 시작되거나 끝날 때 나타나는 환각 등의 증상으로 표현되는 신경학적 장애입니다.

대략 기면병 환자의 20~40%에서 수면마비를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형과 기면병 수면마비는 일반적인 수면마비와는 다르게 수면의 시작 부분에서 가위눌림을 경험하는 수가 많다. 가족형은 기면병과 공통되는 병리적 과정을 갖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기도 한다. 가족형과 기면병에 수반될 시에는 수면마비 증상이 만성화 경과를 밟는다.

일반적으로 수면마비에 대해서 전문 치료가 크게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귀신 같은 물체를 보거나 질식할 것 같은 느낌을 느끼는 경우 놀란 기분이 오래 갈 수 있으나 대개 일시적이며 별다른 후유증 없이 지나간다.

윤호경 고려대학교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수면마비로 공포스러운 경험을 할 시에는 꿈이 각성상태까지 잠시 연장돼 나타난 것이므로 의미 부여를 하지 말고 공포감에 젖을 필요가 없다”면서 “세 가지 형태의 수면마비 모두 불규칙한 수면 습관, 수면부족, 잦은 음주, 시차여행과 같은 수면과 각성 주기의 교란을 일으키는 상태에서 쉽게 유발되므로 생활습관 교정과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윤호경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다만 만성화되는 사례와 가족형 및 기면병에서 나타나는 수면마비의 경우는 렘수면 단계에 작용하는 약물을 사용하여 치료를 하거나 심리적 문제를 다루는 정신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높은 하이힐을 자주 신는 것은 발목 관절염을 부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출처=고려대학교구로병원

■ 발목에도 생기는 ‘관절염’ 주의

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관절의 연골이 닳아 통증과 걷기 힘든 증상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 중 하나다. 이는 주로 무릎이나 어깨에서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인체에는 200여 개의 뼈와 뼈들을 이어주는 약 100개의 관절이 있다. 연골과 관절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다.

발목 역시 관절염이 생기는 부위다. 체중의 98%를 견디는 다리의 일부분이자 척추와 연결돼 인체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 중요 구조물 중 하나다. 발목 관절염은 다행히 내측과 외측에 뼈가 지탱하는 발목의 안정적인 구조 덕분에 무릎 관절보다는 발생 빈도가 적다.

발목 관절염은 잘 알려지지 않아 조기 진단과 치료가 늦다는 문제가 있다. 증상이 심해지기 전까지는 통증이 견딜만한 수준이다보니 환자는 악화되고 나서야 병원을 찾을 때가 많다. 침묵의 관절염으로로도 불리는 발목 관절염 치료법과 예방법이 주목된다.

발목 관절염의 약 70% 정도는 과거에 발목 골절이 있었거나 발목을 자주 접질리는 발목 염좌가 반복되었을 때 일어난다. 염좌나 골절과 같은 외상이 주원인이므로 발목을 접질린 후 며칠이 지나도 부어있거나 통증이 계속되며 걸을 때 발목이 불안정하다면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삐었다’고 하는 발목 염좌가 발생하면 인대가 찢어지거나 늘어나므로 관절 유지 등의 제 역할을 하기가 어렵다. 심할 경우 뼈가 탈골되거나 관절이 정상 범위 밖으로 벗어나기도 한다.

손상된 인대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본래 강도로 회복하지 못해 쉽게 발목을 접질리는 발목불안정증으로, 더 나아가서는 발목연골 손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연골 손상이 바로 발목 관절염으로 진행되는 가장 큰 원인이다.

치료 초반에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 다양한 보존적 치료로 염증을 치료한다. 충분한 보존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거나 중기나 말기 관절염으로 악화된 경우에는 수술이 고려된다. 발목 관절의 연골이 다 닳아 거의 없는 말기 관절염은 관절의 기능을 인공관절로 대체해주는 인공 관절 치환술이나 발목을 고정해주는 발목 유합술 등이 필요하다.

김학준 고려대학교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발목이 붓고 저리거나 통증이 느껴져도 쉬다 보면 자연스레 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찜질이나 소염제 등의 자기치료나 대체의학 치료 등으로 시간을 보내다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 역시 많다”면서 “물론 발목 관절염은 한번 발생하면 원래 발목 상태로 되돌아가기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초기에 발견해 치료할 경우에는 정상에 가까워질 만큼 회복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다수의 발목 관절염은 염좌와 골절 등의 외상에서 시작되므로 이러한 부상을 조심하면 예방이 가능하다. 운동을 통해 발목 불안정성을 개선하고, 주변 근력을 강화시켜 유연성을 갖게 하는 것이 좋은 예방법이다. 갑작스러운 운동은 근육과 관절에 압박을 주기 쉬우므로 철저한 준비운동과 스트레칭이 선행되어야 한다.

평소 계단 오르기나 발뒤꿈치가 땅에 닿지 않도록 올렸다 내리기, 발의 오목한 부분에 밴드를 걸어 당겨주는 운동 등은 발목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발목이 좌우로 틀어지지 않도록 발에 꼭 맞는 신발을 착용하는 것 역시 발목 보호에 도움이 된다. 너무 높은 하이힐이나 키높이 신발은 피하는 것이 좋다.

김학준 교수는 “외부 활동 시 발목을 보호할 수 있는 신발이나 발목 테이핑 등은 도움이 된다. 여기에 수영이나 자전거 타기 등 발목 주변의 근력을 강하게 하는 운동을 습관화하는 것도 좋다”면서 “만약 발목을 접질린 경우에는 방치하지 말고 최대한 빨리 병원을 방문하여 전문의의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