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최근 간단히 손으로 집어 식사를 해결하는 ‘핑거밀(Finger Meal)’ 식품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보통 스낵이나 간식으로 많이 여겨지는 핑거푸드와 달리 ‘핑거밀’은 말 그대로 집어서 먹을 수 있는 한끼 식사 형태를 의미한다. 이에 식품업계도 HMR(가정간편식)과 밀키트 제품에 이은 핑거밀을 새로운 먹거리 시장으로 인식하고 트렌드에 맞게 연이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떡이나 1인용 피자, 샌드위치, 핫도그 등이 대표적인 핑거밀로 꼽힌다.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식사대용으로 주목 받고 있는 떡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9%나 늘었다. 특히 하나씩 가지고 다니면서 먹기 좋은 두텁떡이나 콩떡 등의 판매가 무려 22배 이상 증가하며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집계했다. 비슷한 이유로 증편(247%)이나 찹쌀떡류(20%) 판매도 같은 기간 큰 폭으로 성장했다.

떡 외에 핫도그 판매도 53% 늘었다. 쌀쌀해진 날씨에 따뜻하게 먹을 수 있어 인기 핑거밀로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 구운 계란(49%), 육포(40%), 도넛(29%) 등 간단히 식사를 대신할 수 있는 제품군 판매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언제 어디서나 쉽고 든든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G마켓 관계자는 “정신없이 바쁜 현대인들의 라이프스타일 때문에 쉽고 깔끔하게 먹을 수 있는 핑거밀에 대한 반응이 두루 좋은 편”이라면서 “앞으로 이러한 형태의 제품이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이며, 수요 역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CJ프레시웨이의 반숙란과 훈제란 제품. 출처=CJ프레시웨이

핑거밀이 소비자들에게 서서히 인기를 얻자 대형 식품기업도 관련 제품을 출시하며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 8월 반숙란과 훈제란 2구 제품을 선보였다. ‘반숙대란’ 3단 가열기술을 통해 달걀의 탱글한 식감을 극대화한 점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반숙 달걀의 경우 두 차례 가열을 통해 익힘의 정도를 조절하는 데 비해 반숙대란은 3단 가열로 익힘과 식힘 과정을 늘려 식감을 살렸다.

가압염지기술을 통해 소금이 달걀에 스며드는 시간을 단축해 염도를 균일하게 한 점도 눈에 띈다. 달걀을 소금에 절일 때는 주로 삼투압효과를 활용하는데 여기에 압력을 더해 가공시간은 단축하고 균형 잡힌 맛을 구현했다는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한 스모키한 풍미가 돋보이는 ‘훈제대란’ 제품은 직접 훈연 기술을 적용해 달걀 특유의 비린 맛을 최소화했으며 대신 참나무 향을 듬뿍 담아냈다. 반숙대란과 훈제대란은 가까운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다.

장가인 CJ프레시웨이 신선육상품팀 과장은 “최근 바쁜 일상에서 간편하게 집어먹을 수 있는 핑거밀 제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남에 따라 1인 가구를 겨냥한 반숙란과 훈제란을 선보이게 됐다”면서 “사료부터 가공까지 철저하게 관리한 두 제품을 통해 건강하고 맛있는 일상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달걀에 이은 육포도 핑거밀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육포는 고기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포만감이 있고 질기지 않게 만들어 먹기 쉽기 때문이다.

▲ 육식본능의 ‘싱가폴식 BBQ 육포’ 2종. 출처=SPC삼립

SPC삼립의 육가공 간편식 브랜드 육식본능은 지난 6월 ‘싱가폴식 BBQ 육포’ 2종을 출시했다. 육식본능 싱가폴식 BBQ 육포는 싱가포르 정통 방식으로 고기를 숯불로 훈연하고 그릴에 다시 구워 만들었다. 부드럽고 촉촉하고 은은한 숯불향과 감칠맛을 구현한 제품이다. 한 개씩 낱개 포장돼 있어 간편하게 먹을 수 있고, 전자레인지에 5초 정도 데워 먹어도 좋다.

‘오리지널’과 ‘매콤칠리’ 두 가지로 1개씩 낱개 포장되어 있어 깔끔하게 먹을 수 있고 포장지를 벗겨 전자레인지에 5초간 데우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SPC삼립 관계자는 “딱딱한 식감의 일반 육포와 달리 부드러워 한끼 식사로도 남녀노소 모두 즐기기에 좋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육가공 간편식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상 청정원도 ‘안주야(夜)’의 신제품 육포 4종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안주야(夜) 육포’는 순창 고추장 육포, 불고기브라더스 간장 육포, 치즈촘촘 육포, 레드페퍼 육포 등 4종으로 구성됐다.

▲ 대상 청정원 ‘안주야(夜)’의 육포 4종. 출처=대상

‘순창 고추장 육포’는 고추장 대표 브랜드인 순창 태양초 고추장으로 맛을 낸 한국식 고추장 불고기 육포다. 얇게 썬 국내산 돼지고기를 고추장에 절여내 깊은 맛을 낸다. ‘불고기브라더스 간장 육포’는 외식 브랜드 ‘불고기브라더스’의 대표 메뉴인 ‘서울식 육수 불고기’ 소스를 활용해 특유의 간장 불고기 맛을 그대로 구현했다.

‘치즈촘촘 육표’는 고기 속에 치즈를 통째로 넣었다. 고소한 치즈와 부드러운 육질이 어우러지며, 한입 크기의 동전 모양으로 만들었다. ‘레드페퍼 육포’는 고기결 사이에 고추씨를 넣고 매콤한 시즈닝을 더해 맛있게 매운 맛이 특징이다. 돼지 한 마리에서 2%만 나오는 특수부위를 활용해 부드러운 식감이 더욱 두드러진다.

이처럼 핑거밀을 찾는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밀레니얼 세대가 주를 이른다. 이들은 ‘간편함’을 추구하고, 직접 요리하는 대신 외식이나 HMR 제품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최근에는 HMR 자체도 번거로워하는 소비자가 등장하면서 더욱 과정이 간편한 핑거밀 시장이 식품업계에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추세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식품업계의 트렌드인 HMR과 밀키트 제품이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규모가 더욱 작은 1인 가구는 음식을 준비하는 시간조차 부담스러워한다”면서 “더욱 간편하게 음식 냄새가 풍기지 않은 제품인 핑거밀을 찾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