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벌써한달. SK텔레콤이 KBS 및 MBC, SBS 등 지상파 3사와 만나 국내 OTT 시장에 의미있는 파도(웨이브)를 일으키겠다는 각오로 OTT ‘웨이브’를 출시한 지 18일 기준으로 정확히 한 달이 됐다.

초반 성적표는 고무적이다. 월간활성자수는 187만명을 기록하는 한편 유료가입자도 130만명 수준으로 추정되는 등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연말 가동되는 디즈니 플러스가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면 웨이브와 연합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오는 등, 웨이브는 단기간에 국내를 대표하는 OTT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지상파의 푹과 SK텔레콤 산하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가 만나 의미있는 성과를 내는 분위기다

그러나 서비스 출시 한 달을 맞아 웨이브에 대한 이용자들의 시선이 마냥 우호적인 것은 아니다. 실제로 현재 인터넷 커뮤니티 등 구글 플레이스토어 리뷰에는 웨이브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가장 큰 비판은 혜택이 사라진 대목이다.

▲ 웨이브에 대한 호불호가 강하다. 사진=임형택 기자

기존 지상파의 OTT인 푹을 이용하던 사람들은 업데이트 방식으로 웨이브로 바뀌지만,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를 이용하던 사람들은 별도의 앱 설치를 통해 웨이브를 설치해야 한다.

문제는 옥수수를 이용하던 사람들이 웨이브로 대거 이동하며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다. 당장 기존 옥수수 서비스가 12월을 끝으로 종료되는 가운데, 옥수수에서 유료로 결제한 VOD는 웨이브에서 볼 수 없다. “내 돈을 내고 VOD를 결제했는데 서비스가 합쳐진다는 이유로 더 이상 콘텐츠를 볼 수 없으면 어쩌란 말이냐” "가입자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조치"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나아가 SK텔레콤 가입자들은 옥수수에서는 많은 요금 할인혜택을 받았으나 웨이브에서는 비슷한 혜택을 받기 어렵다. 옥수수를 주로 이용하던 가입자들이 웨이브 출범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다. 일각에서 웨이브가 초반 강력한 프로모션으로 유료 가입자를 빠르게 모으고 있으나 프로모션이 종료되면 크게 주춤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웨이브의 접속장애가 심하고, 사용자 환경도 지나치게 복잡해 수준 이하라는 날 선 비판도 나온다. 다만 이러한 주장은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 관계자는 “서비스 출시 후 대규모 접속장애가 벌어진 적 있지만, 그 이후로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브 방송을 보면서 채널을 살피면 콘텐츠 창이 작아지는 등의 사용자 경험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조악하다는 일각의 지적에는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CJ계열 채널이 없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고 많고, 무엇보다 지상파 콘텐츠는 대부분 무료지만 영화 및 시리즈 등은 대부분 유료로 운영되는 것에도 많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CJ계열 채널이 없다는 불만은 나올 수 있어도, 이를 콘텐츠웨이브의 잘못으로 돌리는 것은 무리가 있다. CJ는 별도 OTT 티빙을 키우며 JTBC와 함께 움직이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웨이브에 콘텐츠 제공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출범 한 달을 맞은 웨이브가 의미있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으나 그와 비례해 이용자들의 많은 지탄도 받는 상황에서, 확실한 시장 안착을 위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 관계자는 “어려움이 있지만, 다양한 시도를 거듭하며 가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종 OTT를 표방하면서도 '국뽕'에 매달리지 않은 웨이브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