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거리에 ‘선’이 보이지 않는다.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감상하거나 동영상을 보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지만 대부분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을 사용하고 있다. 무선 이어폰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애플의 ‘에어팟’이 있고, 다양한 신규 무선 이어폰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10월 출시된 플랜트로닉스(PLT)의 ‘백비트 프로 5100(이하 5100)’도 그 중 하나다. 평소 전자기기에 무관심 했다면 PLT라는 브랜드가 생소할 수 있지만, 알고 보면 나사(NASA), 911, 연방형사청 등에 음향기기를 납품하는 미국 유력 헤드셋 전문 회사다. 5100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 백비트 프로 5100.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안녕. 일단 소개부터 해줄래?
5100-
 안녕. 난 플랜트로닉스라는 미국 헤드셋 전문 회사에서 처음으로 만든 생활형 무선 이어폰이야. 우리 회사 이름은 들어봤어? 설립된 지 60년이 다 돼가는 나름 유명한 회사라고.

#아니 잘 모르겠어. 헤드셋? 그건 PC방에서나 쓰는 거 아냐?
5100- “한 인간에게는 작은 한 발자국이지만 인류에게는 거대한 도약이다”라는 대사 알아? 닐 암스트롱이 1969년 인류 최초로 달에 첫발을 내디디며 남긴 명언이야. 이때 암스트롱의 말을 전달해준 게 플랜트로닉스의 헤드셋이었어.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한 브랜드지. 그 이후에도 NASA, 911, 연방형사청 처럼 음성인식이 중요하게 활용되는 기관이 우리 회사 제품을 이용했어.

▲ 백비트 프로 5100. 케이스를 통해 충전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뭐야. 대단한 회사였잖아?
5100- 맞아. 좀 더 자랑하자면, 너 ‘모노 헤드셋’ 알지? 선이 없고 한쪽 귀에 착용해서 통화할 때 편하게 사용하는 거 말이야. 마이크가 약간 길게 나와 있는 거. 사실 우리 회사가 모노 헤드셋 시장은 세계 1위로 꽉 잡고 있거든. ‘보이저(Voyager)’ 시리즈가 특히 유명해.

#응 알아, 그게 플랜트로닉스 제품이었구나! 근데 회사 자랑 그만하고 이제 네 소개좀 해줘.
5100-
 말이 길어졌네 미안. 그만큼 음성인식기술에 강한 회사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 난 10월에 새로 나온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이야.

#이어폰은 역시 음질이지. 음질 좋아?
5100-
 그럼. 자신 있어. 퀄컴의 최신형 칩셋 QCC5121이 사용됐어. 퀄컴 칩셋이 좋은 건 알지? 물론 우리만 좋은 칩셋을 쓰는 건 아냐. 중요한 건 얼마나 튜닝을 잘 하느냐지. 전통있는 회사인 만큼 기술력은 자부해. 딜레이(지연) 적고 안정성도 높아. 근데 사실 음질은 모든 이어폰이 좋다고들 주장해. 각 이어폰마다 개성이 달라서 주관적인 영역이거든. 예를 들어 베이스가 강조되는 이어폰도 있고 보컬에 중점을 둔 제품도 있지. 물론 저가형 모델은 논외야.

#이어폰은 역시 빵빵한 저음이 생명 아닌가?
5100- 
우리나라 사람들이 베이스음을 특히 좋아하는 것 같긴해. 그래서 베이스를 강조한 모델이 시중에 많지. 근데 베이스가 빵빵한 게 무조건 좋은 것도 아냐. 너무 베이스음이 강조되면 보컬이나 다른 악기 소리가 뭉개지기도 하거든. 특히 요즘은 귀가 민감한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어서 과장된 소리에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아. 나의 경우는 특정 영역이 강한 것 보다 최대한 원음을 그대로 밸런스 있게 재현하는데 초점을 맞췄어. 음악 장르를 가리지 않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라고나 할까.

▲ 백비트 프로 5100 모습.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통화 음질은 어때? 무선 이어폰이 편하긴 한데, 통화할 때마다 답답해 죽겠더라.
5100-
 맞아. 많은 사람들이 같은 불편을 겪지. 조용한 실내에선 어느 정도 활용이 가능한데 야외나 시끄러운 환경에선 통화음질이 원활하지 않은 게 현재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들의 한계라고 볼 수 있어.

그렇지만 내가 앞서 말했잖아? 우리 회사가 음성 전달 기술력에는 일가견이 있거든. 타사 무선 이어폰 대비 통화품질 자신있어. 양쪽에 각 두 개씩 총 4개의 노이즈 캔슬링 마이크가 탑재됐고 바람소리를 줄여주는 ‘윈드 스마트’ 기능도 넣었어. 2X퀄컴 칼림바 DSP와 퀄컴 CVC 노이즈 캔슬레이션이라는 기술이 칩셋에 적용됐어. 

#2X… 뭐? 쉽게 설명해줘. 
5100-
 쉽게 말해 퀄컴의 기술에 우리 회사 노하우를 적용해서 통화 품질을 높였다는 말이야. 다른 고가 무선 이어폰과 비교해도 자신있어. 물론 마이크가 달린 유선 이어폰이나 모노 이어폰 수준의 통화 환경은 아니야. 마이크와 입의 물리적 거리를 아직 기술로 완전히 극복한 상황은 아니거든. 이건 모든 무선 이어폰이 마찬가지야.

#그래, 그건 그렇지. 배터리 용량은 충분해?
5100- 
그럼. 완전 충전 상태에서 최대 음량으로 6시간 30분 동안 연속으로 들을 수 있어. 케이스 자체 충전으로 완전 충전을 두 번 할 수 있어. 콘센트 없이도 최대 19시간 30분은 사용할 수 있는 셈이지. 그리고 나는 10분만 충전해도 1시간 동안 재생이 가능해.

#밖에서 꺼질 걱정은 없겠네. 착용감은 좋아? 이어폰 오래 끼면 귀 아프던데.
5100-
 장시간 사용해도 불편하지 않을걸? 크기도 귀에 쏙 들어갈 만큼 작은 편이야. 특히 나만의 차별점이 있어. 보통 커널형 이어폰은 각자 귀에 맞는 실리콘을 선택하잖아. 근데 난 이어팁 자체가 모듈형으로 붙어있어서 더 세심하게 착용하는 사람 귀에 맞출 수 있어. 사이즈는 대·중·소 3가지야.

▲ 이어팁이 분리된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 이어팁은 대중소가 준비되어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총평
전체적으로 사용에 안정감이 느껴진다. 음질은 만족스럽다. 무선 이어폰에서 종종 발생하는 화이트 노이즈도 잘 느껴지지 않는다. 자동 페어링은 물론 된다. 이어폰에 물리버튼과 터치가 모두 탑재돼 조작 활용도가 높다. 전용 앱을 활용하면 조작 방법을 바꿀 수도 있다. 기능의 섬세함이 눈에 띈다. 귀에서 이어폰을 빼면 자동으로 재생을 정지하고, 통화 중 이어폰을 빼면 자동으로 음소거 기능이 작동된다. 방수·방진이 적용되서 비가 와도 별 걱정이 없다.

아쉬운 점도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단자에 USB C 타입이 아닌 마이크로오핀을 적용했다. 2019년형 신제품인 점을 감안하면 더욱 아쉽다. 또한 현재까지 블랙 색상 하나만 출시돼 선택권이 없다. 고가 무선 이어폰에 종종 채택되는 ‘대화 모드(귀에 꽂은 채 외부 소음을 들을 수 있는 기능)’는 탑재되지 않았다. 다만 기능 활용도가 큰 요소는 아니라 별 문제는 되지 않을 것 같다.

구성품은 이어폰, 충전케이스, 이어팁, 사용설명서. 무게는 5.8g, 충전케이스를 합치면 38.6g. 공식 소비자가격은 21만9000원.

▲ 백비트 프로 5100 포장된 상태.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 백비트 프로 5100의 구성품.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