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붙잡는 여자들의 11가지 비밀> 아키야마 유카리 지음, 이건우 옮김, 부키 펴냄.

한국 기업에서는 여성 관리자의 수가 유난히 적다. 한국 500대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평균 3.0%다. 원인으로는 임신·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여성 관리자를 기피하는 성차별적 조직문화(유리천장)가 꼽힌다.

하지만 저자는 조금 더 은밀하고 잘 드러나지 않는 장애물이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바로 ‘정보 격차’다. 중간 관리자급이 되어갈 쯤부터 남성은 학연, 지연, 동호회 등 회사 내 여러 커뮤니티의 도움을 받고, 술과 담배 혹은 골프 등을 매개로 친목하면서 사내외 정보를 공유한다. 이 과정에서 직장남성들은 자연스럽게 ‘사내(社內) 정치’등 직장 생활의 노하우를 전수받기도 한다.

반면 여성은 그런 통로가 거의 없다. 여성 중간 관리자나 임원의 수가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멘토를 찾기가 힘들다. 비공식 네트워크에도 끼어들지 못해 업무성과에 결정적인 협력과 지원을 얻지도 못한다.

저자는 남성중심 조직문화가 바뀌길 기다리지 말고 자기 성장을 위해 여성 스스로 해법을 찾아보자는 쪽에 서있다. 저자에 따르면, 여성 직장인이 성장하려면 테크니컬 스킬(업무 전문성)이나 스탠스(업무에 임하는 가치관) 외에 포터블 스킬(portable skill)을 갖춰야 한다.

포터블 스킬은 업종이나 직무를 가리지 않고 언제 어느 곳에서든 활용할 수 있는 업무기술인데, ▲사람 관리 능력(의사소통 기술) ▲자기 관리 능력(동기 부여, 인내심, 지속력 등 자기 제어 기술) ▲업무 관리 능력(분석, 계획, 실행력 등 일 처리 기술)등으로 구성된다.

책에는 저자가 남성이 다수인 글로벌기업과 일본 대기업에서 임원으로 활동하며 체득한 각종 노하우가 담겨있다.

◇남들에게 관심을=개인과의 소통에서는 양(量)이 중요하다. 회사에서 누구를 만나든 먼저 인사하고 ‘일은 어떠냐’며 말을 걸라. 열심히 일하는 그들에게 응원과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라. 신경이 쓰이는 사람이 있다면 대화 시간을 늘리라. 남들에게 관심을 가진 만큼 정보가 쌓인다.

◇효과만점의 점심모임=경험을 자세히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동료나 선후배, 타회사 사람이 있다면 점심 모임을 만들어 초대하라. 점심 시간은 짧고 음주가 필요 없어 알차고 유용하게 진행된다.

◇사전교섭이 중요=타 부서와 공식 협의가 있다면 그로 인해 영향받게 될 사람들과 사전교섭에 나서라. 자신의 제안이 그들에게 어떤 나쁜 영향을 끼칠지, 어떻게 하면 그 나쁜 영향을 해소할 수 있을지를 먼저 판단한 뒤 사전교섭에서 그들을 설득하고 찬성을 이끌어 내야 한다. 이런 일에 서툰 여성은 남성들로부터 ‘배려심이 없다’ ‘함께 일하기 힘들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책임범위 넓혀야=담당부서를 구분 짓기 애매한 업무들이 있다. 이런 업무를 자청하여 맡는다면 자신의 책임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소원했던 다른 부서와 접점이 늘어나 다양한 정보 공유가 가능해진다. 누구도 손대지 않았던 일이 원활히 돌아가게 되면 사내에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란 평판을 얻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