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SK C&C는 최근 그룹사 클라우드 전환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SK그룹이 계열사의 주요 IT시스템 80%를 클라우드로 옮기기로 했고 이를 SK C&C가 주도할 예정이다. 그러는 한편 게임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는 자사의 클라우드 제트 플랫폼의 사업 영역 확장도 이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SK 그룹사 클라우드 전환, 올해 말 시작

SK 그룹이 공식적인 클라우드 전환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로써 국내 3대 그룹사가 모두 클라우드 전환 행보를 보이며 클라우드가 대세가 되고 있음을 증명했다. SK C&C입장에선 클라우드 사업의 신성장 동력이 될만한 변화다.

SK C&C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폭넓은 퍼블릭 클라우드로의 전환을 주도할 계획이다. 그간 주로 IBM과의 협력을 통해 클라우드 사업을 이어갔지만 협력 관계를 넓히는 모양새다. 클라우드 전환을 통해 계열사 간 데이터 통합과 신사업 발굴에 나선다는 전략으로, 전환작업은 올해말 일부 계열사부터 시작한다.

그룹사의 클라우드 전환 로드맵이 본격적으로 나온 것에 대해 업계는 디지털 역량 강화를 강조한 최태원 SK 회장의 발언을 주목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8월 '2019 이천포럼'에서 “인공지능, 디지털트렌스포메이션 등 혁신기술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한편, 우리 고객 범위를 확장하고 고객 행복을 만들어 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SK가 추구해 온 ‘딥 체인지’를 이룰 수 있다”라고 밝혔다. 

 

SK C&C는 안정적인 클라우드 도입을 위해 클라우드 매지니드 서비스 기업(MSP)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전략을 짰다. SK C&C는 클라우드 MSP 클루커스의 지분 18.84%를 인수, 회사의 3대주주가 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구체적 투자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SK C&C는 이번 인수를 통해 클라우드 제트와 AWS, MS, 구글 클라우드 등을 연계한 클라우드 사업 확장을 도모한다. 클루커스는 국내 MS 클라우드 파트너인 지티플러스의 클라우드 사업부가 나와 지난 5월 설립한 회사다. 게임사를 주요 고객으로 두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에도 클라우드 사업자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파트너십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멀티 클라우드 관리 역량을 높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응상 SK C&C 전략기획센터장은 "MS 애저는 물론 AWS, 구글 등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들과 협력을 강화해 SK그룹 클라우드 전환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면서 “고객에 최적화된 멀티 클라우드 환경을 제공해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겠다"라고 말했다. 

게임사가 선호하는 ‘클라우드 제트’, 컨테이너 서비스로 고객 범위 확대 

 

SK C&C는 클라우드 제트를 중심으로 게임 시장에서 강점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글로벌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게임)을 비롯해 RPG, 캐주얼 등 여러 장르의 게임에 클라우드 제트가 도입됐다.

게임사 입장에서 클라우드 제트는 전 세계 어디서든 다른 고객과 서버 자원을 나눠 쓰지 않아도 되는 물리 서버(베어메탈서버)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정보 처리를 실시간으로 많이 해야하는 게임의 특성상 게임사들이 이를 반기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구축된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간 데이터 전송이 무료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업데이트한 게임을 비용 부담 없이 글로벌로 확산할 수 있다.

최근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의 ‘드래곤라자2’와PiG의 ‘머지레이서’, 내일게임즈의 ‘리틀메이지’ 등 게임이 새롭게 클라우드 제트의 고객사가 됐으며, 중견 게임사 중에서는 ‘라그나로크’로 개발사 그라비티,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펍지도 주요 고객으로 알려졌다.

 

SK C&C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애플리케이션 단으로 확장해서 사용할 수 있는 컨테이너 서비스 ‘클라우드 제트 서비스 플랫폼’을 출시했다. 이를 통해 일반 제조·화학 분야와 일반 온라인 쇼핑몰 업체, 공공기관, 스포츠 기업 등까지 고객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컨테이너는 서버 자원을 인프라의 제한없이 다양한 환경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쉽게 배포하고 이동시키고 관리할 수 있는 차세대 서비스다. 클라우드 제트 서비스 플랫폼은 쿠버네티스의 모든 것을 한 곳에 담아낸 클라우드 Z CP,  오픈소스 DB를 지원하는 클라우드 Z 데이타베이스, 대시보드를 제공하는 컨테이너 기반 서비스 클라우드 Z 모니터링, 멀티 클라우드 인프라 배포 및 관리를 맡는 클라우드 Z 컴포저, 인프라에 대한 고려 없이 코딩만하면 바로 기능이 실행되는 클라우드 Z 액션 등 5개로 구성돼 있다.

한편 대외 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 시장에서 대형 IT서비스 3사의 경쟁 구도가 형성될지도 관심사다. 과거 SI 수주 경쟁을 벌이던 3사가 대기업 참여 제한 등 영향으로 경쟁 구도가 사그라든 가운데, 클라우드 시장에서 다시 맞붙을지 이목이 쏠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이렇다할 대외 클라우드 시장이 없기 때문에 3사가 서로 우위를 가릴만한 시기는 아닌 것 같다”라면서 “클라우드의 미래 성장성을 보고 각자 역량을 키우고 있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향후 몇 년안에 시장이 더 열리면 경쟁 구도가 생길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