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클라우드가 미래 산업의 필수라는 분위기가 퍼지는 가운데 기업들의 클라우드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클라우드 전환을 도와주는 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 기업(MSP)들의 행보도 발빠르다. 특히 시스템 통합(SI) 사업에서 더 넓은 의미의 IT서비스 사업으로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국내 대형 IT서비스 3사(삼성SDS, LG CNS, SK C&C)가 클라우드 전환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성이 유망하기 때문이다. 클라우드는 4차산업 기술로 대표되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IoT 등의 근간이 되는 요소로 꼽힌다.

점점 복잡해지는 클라우드… 관리 필요성 대두

기존 물리서버를 사용하는 온프레미스(On-premise) 방식에서 클라우드로의 전환을 추진하거나 이미 도입한 업체들은 고민을 겪는다. 클라우드 전환부터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 확보, 다수의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활용하거나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퍼블릭 클라우드를 함께 사용하는 멀티 클라우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활용 등 신경써야할 부분이 많아서다.

이에 클라우드 도입의 컨설팅부터 구축, 운영까지 모든 과정을 도와주는 클라우드 MSP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클라우드 전환이란 기업이 기존에 물리서버를 통해 구축해 놓은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옮기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으로부터 클라우드를 구입했다고 기업의 기존 시스템이 클라우드로 전환되지는 않는다. 별도로 전환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이를 수행해주는 게 클라우드 MSP의 역할이다. 클라우드 MSP는 글로벌 클라우드에 대한 전문성과 클라우드 매니지먼트 플랫폼 보유 여부, 자동화, 최적화 역량, 기존 업무 시스템 분석과 안정적 마이그레이션(이전) 능력 등을 갖춰야한다. 가령 아마존웹서비스(AWS), MS 에저, 구글 클라우드 등은 시스템, 서버, 과금 모델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데, 고객사에 맞는 적절한 클라우드를 찾아주고 제안하는 역할도 MSP의 몫이다.

고객사는 클라우드 전환 이후 사용 과정에서 장애나 오류가 발생했을 때에 대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여러 개의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경우 관리는 더욱 어려워진다. 퍼블릭 클라우드의 경우 내부의 물리 서버를 사용하는 게 아닌 만큼 기업의 정보가 해킹 당할 수 있는 보안 우려도 제기된다. 클라우드 상에서의 개발과 글로벌 서비스 확산을 효율적으로 만들어주는 솔루션에 대한 수요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때문에 클라우드 인프라 전환 이후에도 MSP의 역할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클라우드 시장 가파른 성장 中

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은 지난해 1조9406억원에서 올해 2조3427억원으로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가트너는 오는 2020년엔 시장이 2조9000억원, 2022년엔 3조7238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서비스형 인프라(IaaS), 플랫폼(PaaS), 소프트웨어(SaaS)와 클라우드 비즈니스 프로세스 서비스(BPaaS), 클라우드 관리 및 보안서비스를 포함한 규모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크게 IaaS, PaaS, SaaS로 나눌 수 있다. 매출 규모로 보면 지난해 기준 국내 IaaS 시장 규모가 1조2565억원으로 압도적이다. SaaS가 5001억원, PaaS는 1124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IaaS 시장은 AWS를 필두로한 외산 클라우드가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사실상 국산 클라우드 업체가 IaaS에서 외산을 이기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 국내 IT서비스 3사는 글로벌 IaaS와 파트너십을 맺고 컨설팅, 관리, 운영을 책임지는 한편 자사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솔루션을 접목하며 새로운 사업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규모와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가트너는 오는 2022년 전 세계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규모를 3312억달러(약 393조원)로 전망했다. 이중 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 시장 규모는 179억달러(약 9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가트너는 2022년까지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의 성장세가 전체 IT서비스의 성장세의 3배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IT 시장에서 클라우드 시장의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다.

 클라우드 불모지였던 국내 금융 클라우드 시장이 차츰 열릴 채비를 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금융분야 클라우드 이용 확대방안’ 계획을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전자금융감독규정 및 클라우드 컴퓨팅 이용가이드’의 개정안이 시행됐다. 기존엔 금융사들이 개인정보 등 중요 데이터를 자체 전산 서버로만 관리해야했지만 올해부턴 일정 수준의 정보 안전 기준을 충족한 기업은 금융사의 고객 개인정보를 위탁해 저장, 관리할 수 있게된 것이 골자다. 금융분야 클라우드 도입은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금융위에 따르면 금융분야 클라우드 이용액은 지난 2016년부터 5년간 3배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클라우드 전환은 시기와도 맞물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문제 없이 사용하는 물리서버를 갑자기 클라우드로 바꾸지는 않는다”라면서도 “서버 노후화 등으로 장비를 교체 또는 추가 구매할 때 기업들은 기존 시스템에 재투자할 것인지 클라우드로 전환할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스타트업의 경우엔 사업을 시작할 때 클라우드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 다만 점점 클라우드 도입을 선택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대형 IT서비스 3사, 클라우드 사업 두각

클라우드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삼성SDS, LG CNS, SK C&C 등 그룹사의 전산 시스템 구축 사업을 모태로 하는 IT 서비스 3사의 클라우드 사업 행보도 적극적이다. 3사는 그룹사의 클라우드 전환을 주력으로 진행하는 한편 대외 클라우드 사업 확장도 도모하고 있다. 해외 클라우드 시장 대비 초기 단계인 국내 시장 현황 탓에 아직까지 이렇다할 대외 경쟁 시장이 형성되지는 않았지만, 수 년 안에 각 사의 역량을 겨루는 날이 올 것으로 전망된다. 

3사는 국내외 클라우드 사업자에 대한 투자 및 협력을 이어가며 클라우드 사업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통상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 강자들과 업무 협약을 맺는 한편 국내 강소 MSP와 클라우드 전환을 함께하며 경쟁 관계인 동시에 협력 관계를 이어가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