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동을 한 사람들은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스트레스, 우울증, 감정 장애가 더 적은 걸로 나타났다.   출처= YouTube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운동의 장점에 대해 더 이상 무엇을 말할 것인가. 운동은 우리를 더 오래 살게 해 줄 뿐 아니라 심장병, 뇌졸중, 당뇨병의 위험을 낮추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그런데 지난 주 ‘란셋 정신의학’(The Lancet Psychiatry)지에 게재된 새 연구에 따르면 적당한 운동은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CNN이 보도했다.

연구팀은 2011년, 2013년, 2015년에 미국질병관리예방센터(CDC)에서 조사한 미국 성인 남녀 120 만 명의 응답을 분석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한 달 동안 ‘정신 건강이 나쁜 날’의 평균 일수는 3.4일이었다.

그러나 운동을 한 사람들은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스스로 판단해 정신 건강이 나쁜 날’이 한 달 평균 1.5일(43%) 적었다. 연구에서 ‘정신 건강이 나쁨’은 주로 스트레스, 우울증, 감정 장애가 있는 날로 보고되었다.

이 연구의 저자이자 예일대학교(Yale University) 정신과 교수인 애덤 체크라우드 박사는 "이는 엄청난 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주일에 단지 세 번 걷는 것만으로도 운동을 하지 않는 것보다 사람들의 정신 건강을 향상시켜준다. 운동이 많은 사람들의 정신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은 공중 보건 관점에서 볼 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달라스의 UT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UT Southwestern Medical Center) 피터 오코넬 주니어 뇌 연구소의 우울증 연구 및 임상치료센터 소장 마두카르 트리베디 박사도 "다른 모든 치료법과 비교할 때, 환자가 올바른 약을 복용하면서 적절한 운동을 할 때 자기 효능감과 자신감이 생겨 증세가 호전된다는 것은 대단히 긍정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연구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우울증의 위험을 낮추기 위한 중년의 건강과 관련된 논문을 미국의사협회 정신의학회지(JAMA Psychiatry)에 발표했다.

▲ 보육, 가사 노동, 잔디 깎기, 목공, 낚시, 요가 같은 활동까지도 운동의 형태로 포함될 수 있다.  출처= WordPress

가장 적당한 운동 시간은 매일 45분씩, 일주일에 3~5 번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 번에 90분을 초과해 운동해도 3시간에 이를 때까지는 큰 운동 효과 차이는 없었다. 오히려 지나치게 운동한 사람들이 전혀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정신 건강이 더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체크라우드 박사는 "그 정도의 운동이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운동량이 적으면 운동의 생물학적 효과가 없어서, 뇌의 생물학적 변화를 자극하는데 필요한 강도와 변화를 몸이 느끼지 못한다. 반면 지나치게 운동을 많이 하는 것도 좋지 않다. 가끔 운동에 중독됐다거나 쓰러질 때까지 운동하는 사람에 대한 얘기를 듣는데 이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모든 형태의 운동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정신 건강에 좋았지만 가장 강력한 효과를 내는 운동은 재미 있는 팀 스포츠를 즐긴 사람들이었다(정신 부담이 22% 더 낮았다). 다음으로 자전거 타기(22%), 기타 에어로빅이나 체육관 활동(20%)이 효과가 있었다. 가사일도 정신 건강이 나쁜 날의 수를 10% 정도 떨어뜨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트리베디 박사는 "그룹으로 하는 운동이 혼자 하는 운동보다 더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증거가 확실하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본인도 열혈 자전거 애호가인 체크라우드 박사는 “자전거 타기는 생물학적 운동 효과가 커서 호흡 속도와 심장 박동수를 높여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비교적 오랜 시간 동안 일을 떠나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충분히 생각하고 상황을 재평가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며 사이클링예찬론을 피력했다.

체크라우드 박사는 나이, 인종, 성별, 결혼 상태, 사회 경제적 지위, 교육, 자가 보고한 신체 건강, 이전의 우울증 진단 이력 여부 등과 같은 다양한 신체적 및 사회 인구 학적 요인을 고려했다.

운동으로 인한 개선 효과가 ​​교육, 체질량 지수, 가구소득 같은 사회적 또는 인구통계학적 요소로 인한 효과보다 크다는 것을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이 보고서에는 75가지 유형의 운동이 제시되어 있다.

▲ 그룹으로 하는 운동이 혼자 하는 운동보다 더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출처= LifeStyleClinic

영국 가트나벨 왕립병원(Gartnavel Royal Hospital)의 정신과 의사인 개리 쿠니 박사는 이 보고서에 함께 실린 서문에서 "이 연구에서는 보육, 가사 노동, 잔디 깎기, 목공, 낚시, 요가 같은 활동까지도 운동의 형태로 포함시키고 있다”면서 "이 연구는, 일상 생활의 모든 활동에 대해 포괄적으로 접근함으로써 특별한 운동보다는 신체 활동에 대한 연구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쿠니 박사는 이 연구가 ‘전례가 없는’ 큰 규모를 대상으로 한 조사지만 몇 가지 한계점이 있다고 말했다. 정신 건강 장애는 한 가지 원인이나 증상이 있는 것이 아니며, 치매, 약물 남용, 성격 장애 같은 다양한 조건의 연구 및 임상 목적에 따라 각각 다른 요소들이 관련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쿠니 박사는 이 보고서의 저자들이 연구에 참조한 운동과 우울증의 관계에 대한 이전의 연구를 언급하며, 정신 건강과 우울증 사이에는 불편한 상호 교환성이 있기 때문에, 이 연구가 우울증 연구에 대해서도 많은 지침을 제공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트리베디 박사는 연구의 다음 단계는 대상자들에게 보다 자세한 질문을 하고 장기간에 걸쳐 그들을 추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의 저자들도 운동, 정신 건강 부담의 빈도, 기간 및 강도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다 정확하게 결정할 수 있는 핏빗(Fitbit) 같은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로 데이터를 추적해 수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트리베데디 박사는 "환자, 즉 실험 대상자들이 이 실험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있어야 하며, 담당 의사에게 이런 실험이 자신들의 치료에 합당한지 아닌지를 물어 보아야 한다. 그래야 환자와 의사가 운동과 더불어 약 처방 방식을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