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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by 효성, 보이지 않지만 어디에나 있다] 소재강국의 열망… 3代 걸친 기술경영소재독립 위한 첫 걸음
▲ 이미지=이코노믹리뷰

[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효성그룹의 기업 이미지는 ‘대기업’이라는 것 말고는 특별히 알려진 바가 없다. ‘섬유’기업이라는 인식이 있을 뿐 그들이 왜 재계순위 30위권 내에 위치했는지, 무엇을 만들고 그것은 어디에 쓰이는지 잘 알지 못한다.

효성이 우리 생활 전반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면 크게 놀라게 된다. 속옷부터 청바지, 정장, 등산복이나 수영복은 물론 자동차 타이어 소재, 전기 변전기와 은행의 ATM, 그리고 ‘미래 산업의 쌀’로 기대되는 탄소섬유까지, 아침에 일어나서 늦은 밤 잠에 들 때까지의 생활 속에 효성은 늘 있다.

▲동양나이론을 소개하는 지면기사. 사진=효성

직접 소비재는 아니지만 산업계에서 차지하는 그들의 역할은 적지 않다. 그들을 통해 만들어지는 제품이 생활에 미치는 존재감 역시 크다. 소리없이 광범위하게 우리 생활 속에서 만나볼수 있는 글로벌 소재기업 효성의 발자취를 찾아보자.

효성그룹의 역사는 나일론 원사 제조업체 동양나이론 설립에서 시작됐다. 1966년 나이론 섬유 산업에 뛰어든 데 이어 1973년 동양폴리에스터를 설립, 국내 최초로 PET 시장에 진출했다. 음료, 간장, 식용유 용기에 사용하던 유리제품에 일대 혁신을 가져온 ‘페트병’을 국산화한 기업이 효성이다. 비슷한 시기 자동차 타이어의 주요 소재 ‘타이어 코드’의 국산화에 성공하는 등 산업 전반에 나섰다.

1980년대 초에는 효성그룹, 한국타이어그룹, 효성기계그룹 등 소그룹 독립경영체제를 실현, 성장폭을 높였다. 화학사를 기반으로 정보통신, 중공업, 건설 등의 다각화가 진행됐고, 재계순위 10위권으로 올라서는 등 성장 가도를 달렸다.

본격적인 성장세는 1990년대에 이뤄졌다. 섬유의 반도체로 불리는 스판덱스 섬유를 세계 4번째로 개발, 섬유 소재부문에서의 점프업이 이뤄졌다. 듀폰이 독점하던 ‘신소재’ 스판덱스 시장에 효성이 진출함은 물론 관련 시장 글로벌 1위의 입지를 다지게 된 것이다. 소재기술 독립과 더불어 효성중공업, 효성물산의 입지 공고화가 이뤄졌고, 21세기 효성의 기반이 닦였다.

▲스판덱스 상업생산 기념식. 사진=효성

2000년대 이후의 효성은 활발한 해외시장 개척, 글로벌 탑 티어 수준의 품질 확보에 주력한다. 타이어코드·스판덱스 등의 주력제품이 글로벌 NO.1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고, 중국, 베트남 등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형성, 전 세계 70여 개국에 제조 및 판매 법인을 두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났다.

▲독자 사업에 나선 만우 조홍제 회장(가운데). 사진=효성

“몸에 지닌 작은 기술이 천만금 재산보다 낫다”

-조홍제 회장-

지난 7월 대한민국 산업계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초 비상이 걸렸다.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 한·일 관계가 급속히 냉각됐고, “한국에 대한 무역규제가 이뤄져야 한다”는 일본 정치권 반응도 쏟아졌다.

이는 결국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력 제조업 부문에 옮겨 붙었고, 일본 소재가 없다면 주력산업이 전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생겼다.

효성은 일본 수출규제 영향으로 인한 핵심부품소재 분야 의존도가 가장 낮은 기업으로 꼽히면서 주목을 받았다. 글로벌 점유율 1위인 타이어 코드는 물론 스판덱스, 탄소섬유 등을 생산, 일본 규제로 인한 수혜기업으로까지 부각됐다.

▲1971년 설립된 민간 최초의 부설 연구소 '효성 기술원'. 사진=효성

조홍제 초대 회장 이래 이어진 ‘원천기술 확보’에 대한 집념이 2019년에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조 초대 회장의 의지는 “몸에 지닌 작은 기술이 천만금의 재산보다 낫다”라는 그의 어록으로 대변된다. 그의 경영에는 독자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장과 설비를 설계・제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신념이 반영됐다.

그는 1971년 국내 민간 기업 최초의 민영기업 부설연구소인 ‘효성기술원’을 설립했고, 이는 나이론과 화학, 변압기, 타이어코드 부문의 기술력이 급격히 강화되는 계기가 됐다.

2대 조석래 회장 역시 “역량을 집중해 효성을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며 선대 회장의 뜻을 이은 기술 투자에 나섰다. 화섬섬유 분야 연구개발을 위해 효성기술원을 설립했고, 1978년 중공업 연구소, 1983년 전자연구소, 1985년 안양종합연구동, 1986년 강선연구소를 추가로 개설하며 연구분야를 전문화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효성은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 글로벌 No.1 제품과 탄소섬유, TAC필름 등 독자기술 제품을 다수 보유하게 됐고, 소재 부문 경쟁력을 높인 기업으로 거듭났다.

▲ 1985년 설립된 타이어보강재 '스틸코드' 라인. 사진=효성

3대 조현준 회장 역시 “기술이 자부심”이라는 신념을 밝힌 바 있다. 또 선대의 기술경영이념을 이어받아 지난 7월 섬유·첨단소재·화학 부문의 핵심 공정과 설비기술 운영 총괄을 담당하는 ‘생산기술센터’를 설립하며 기술 경영에 나서고 있다.

또한 1조원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 증설을 결정, 탄소섬유 생산량을 현재보다 10배 이상 늘리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이를 통해 2028년 탄소섬유 시장 글로벌 3위를 달성, 일본 도레이의 독점을 깨겠다는 구상이다.

김덕호 기자  |  pado@econovill.com  |  승인 2019.12.06  11: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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