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경기침체의 우려가 커지며 올해 2%의 낮은 경제 성장률이 예상되는 한편 미중 무역전쟁 등 외부 상황이 악화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추가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섰다는 분석이다.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로 인하하면서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도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오전 서울 삼성본관 임시본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 1.50%보다 0.25%포인트 낮춘 연 1.25%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지난 7월 금통위가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3개월 만에 추가 인하를 결정하면서 기준금리는 2017년 11월 기록한 사상최저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대출 금리도 낮아지고 동시에 기준금리와 연동되는 예금금리도 빠르게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 출처=금융투자협회

최근 국고채 3년물 금리도 지난 4일 1.21%까지 하락하는 등 조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은은 경제성장률이 더욱 축소된다면 금리를 한차례 더 인하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놨다. 이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로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주열 총재는 금리인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두 차례 금리인하 효과를 살펴보겠다는 것은 추가 금리인하를 차단 하겠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면서 “추가 인하 조정여부는 향후 경기 상황을 보고 대내외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여러 경로를 통해 금리 인하효과도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외국인 자본유출액은 금리나 환율 뿐만 아니라 글로벌 유동성 상황이나 대외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을 보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주열 총재는 금리 인하에 따른 부동산시장 변화와 가계대출도 살피겠다고 덧붙였다.

이주열 총재는 “금리인하는 실물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부작용도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경제주체들의 차입유인이 커지고 수입 추구 성향이 강해지는 등 금융안정 측면에서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강화 등 거시정책을 세운 것을 언급하면서 7월에 금리를 인해해도 가계부채 증가세는 둔화돼 부정적인 부분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저금리가 장기화된다면 부동산 및 위험자산으로의 자금유입이 확대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큰 폭의 통화 완화정책을 하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부동산과 위험자산으로의 자금이 흘러나가 듯 국내도 마찬가지라는 의미에서다. 이와 관련해 이 총재는 “국내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정부의 거시 정책을 일관성있게 추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국내외 경기둔화가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농축수산물·공공서비스 가격의 하락 등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율은 1%대 중반을 나타냈고,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대 후반으로 낮아졌다. 이와 관련해 한은 관계자는 “앞으로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7월 전망경로를 하회해 당분간 0% 내외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