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싸이월드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심각한 경영난으로 싸이월드 서비스가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이용자들은 "내 추억이 날아간다"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다행히 싸이월드가 14일 저녁부터 서비스 정상화에 돌입하자 이러한 우려는 잦아들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싸이월드의 자금난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프리챌 창업자 출신 전제완 대표가 2016년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가운데 삼성으로부터 50억원의 투자(20억원은 전환사채)까지 유치받아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했으나, 현재 상황은 녹록치않다. 뉴스 큐레이션 큐를 출시했으나 서비스는 활로를 찾지못해 좌초됐으며 직원들은 줄퇴사했다. 그 마저도 밀린 임금과 퇴직금을 받지 못한 사람이 태반이다.

싸이월드는 각목으로 사람을 때리는 과격한 바이럴 영상까지 만들며 판을 흔들려고 시도했으나 이 마저도 무위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현재 전 대표는 임금 체불 등으로 고용노동부로부터 검찰 고발까지 당했고, 이와 별도로 한 때 인수해 운영했던 데코앤이로부터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발당했다. 최근까지 암호화폐 클링 발행 및 테마파크 운영, 스위스 증시 상장을 시도하는 한편 두바이 등에서 투자를 유치하려고 했으나 대부분 무위로 돌아갔다는 후문이다.

▲ 싸이월드가 서비스 정상화 과정을 밟고있다. 출처=갈무리

이런 상황에서 10월 초부터 싸이월드 접속이 어려워지는 한편 도메인 만료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소식까지 알려지자 이용자들의 공포는 극대화됐다. 당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나서 사태파악에 나섰으나 전 대표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들은 사실상 연락이 두절됐다. 그러나 14일 오후 싸이월드가 다시 서비스 재개를 시도하기 시작했으며, 이용자들의 데이터도 일단 안전하게 보관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내 추억이 몽땅 날아가는 최악의 상황'은 일단 면한 셈이다.

그러나 우려는 여전하다. 현재 주요 커뮤니티 및 SNS에서는 싸이월드가 언제든 공지없이 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다는 공포가 만연하다. 싸이월드는 서비스가 불통이 된 이유로 단순히 기술적 오류에 의한 장애라고 설명했으나, 심각한 자금난 등을 고려하면 최악의 시나리오를 검토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차라리 싸이월드를 유료 서비스로 바꾸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싸이월드 경영진을 믿을 수 없고, 그들의 약속도 신뢰할 수 없지만 소중한 추억은 지키고 싶어하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이들은 싸이월드를 월정액 서비스로 돌려 최소한의 유지라도 가능하게 해달라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데이터의 안전한 백업을 주장하기도 한다. 심지어 정부가 싸이월드를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에 따르면, 이용자는 사업자에게 자신의 데이터를 돌려 받을 수 있는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 그런 이유로 내 추억이 몽땅 날아가는 최악의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상대는 별도의 공지없이 서비스를 닫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예측불허 싸이월드 경영진이다. 심지어 이들은 경영난이 가중되어 직원 월급을 제공하지 못하면서도 무려 테마파크 사업에 나서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하는 강심장까지 가졌다. 결국 어떤 상황도 현실이 될 수 있는 마당에, 내 추억을 지키려는 이용자들이 싸이월드 경영진에게 일종의 인질(데이터)을 잡히는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