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MG GT 63 S 4MATIC+ 4-도어. 사진=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벤츠가 붙인 ‘AMG GT 63 S 4MATIC+ 4-도어’의 수식어 '도로 위의 레이스카'라는 문구에는 의문을 갖지 않는 것이 좋다. 최상위 모델에 붙는 'S(Class)'는 이유 없이 붙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서킷에서의 퍼포먼스와, 가슴을 울리는 배기음, 정갈한 실내 사양을 경험해 본다면 AMG GT 63 S가 왜 'AMG'이고, 'S'인지, 그리고 왜 'GT'인지 알 수 있다.

이름값의 무게

벤츠의 무서운 점은 플래그십 차량이 지녀야 할 많은 요구 사항들을 모두 담아서다. 그리고 AMG 라인업은 벤츠의 기본기를 충실히 담으면서도 그 안에 파격적인 성능을 더한다.

지난 14일 기자가 만난 ‘AMG GT 63 S 4MATIC+ 4-도어’는 긴 후드와 볼록한 표면, 곡선과 직선이 어우러진 근육질 차체를 보여줬다. 4도어 쿠페로 제작됐지만 얼핏 보면 2도어 쿠페로 보인다. 차체의 길이가 짧고 높이가 낮은 반면 폭은 상대적으로 넓어 지면에 잘 붙을 듯 보인다. 4인승이지만 스포츠카의 느낌을 더 강하게 받는다.

▲ AMG GT 63 S 4MATIC+ 4-도어. 사진=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차량의 내부를 처음 앉았을 땐 예상외로 넓은 공간에 놀란다. 그간 경험했던 쿠페보다 반 체급 정도 크기가 크다고 생각하면 된다. 직선과 곡선의 어우러진 실내는 스포츠카 치곤 깔끔한 실내, 세단 치고는 화려하다.

스티어링 휠 전면의 계기반을 비롯해 네비게이션, 대부분의 조작 버튼들은 실용적인 느낌이 난다.두 개의 12.3인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로 이루어진 와이드 스크린 콕핏을 통해 첨단 기술 요소들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공조기를 비롯한 대부분의 기능은 버튼을 통해 조작할 수 있다. 손 가는 대로 누르거나 돌리면 되는 직관성이 좋다.

▲ AMG GT 63 S 4MATIC+ 4-도어. 사진=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외관만 멋진 것이 아니다

4도어 쿠페보단 스포츠 쿠페로서의 정체성을 과시하고 싶었던 걸까? AMG GT 63의 시승은 용인에 위치한 AMG스피드웨이에서 이뤄졌다. 전용 서킷에서 급격한 커브를 힘껏 몰아 붙이는 주행은 물론 가속 코스를 통해 230km/h의 속도도 체감해 볼 수 있었다.

시승에 사용된 AMG GT 63은 AMG 4.0리터 V8 바이터보 엔진(M177)이 탑재됐다. 제원상 최고 출력은 639마력에 이르고, 최대 토크도 91.7kg.m에 달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3.2초에 불과하다.

서킷에 올라 가속페달을 밟으니 지면을 치고 나가는 느낌이 급격히 변한다. 압력에 따라 뒤에서 밀어주는 듯한 추동력이 어마어마 하다. 2톤에 육박하는 공차 중량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현재까지 경험한 AMG모델 중 파워트레인의 성능 하나는 단연 최고다.

▲ AMG GT 63 S 4MATIC+ 4-도어. 사진=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스티어링 휠의 반응과 엑셀의 압력에 반응해 들리는 배기음도 좋다. 스티어링 휠은 의도대로 민감하게 반응했고, 브레이크 역시 의도를 거스르지 않는다. 묵직하게 들리는 엔진음은 고RPM에서의 질주를 응원하는 듯 느껴졌다. 가속 쾌감을 즐긴다면 이 차는 단연 최고다.

전용 트랙에서의 주행은 대만족이었고, 이 성능이라면 정상적인 교통흐름에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없을 듯하다. 애초에 연비나 경제성은 고려하지 않고 만든 차이기에 경제적 여유가 된다면 어디에서도 잘 적응할 수 있다.

▲ AMG GT 63 S 4MATIC+ 4-도어. 사진=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63 S 4MATIC+는 좀처럼 단점을 찾기 힘들다. 슈퍼카의 심장을 가졌고,실내공간은 패밀리카로 사용하기에도 적당한 사이즈를 갖췄다. 저속에서의 정숙성, 고속주행에서의 가속쾌감과 폭발할 듯 들리는 배기음 모두 만족스럽다. 벤츠의 말대로 ‘가장 빠른 패밀리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충분하다.

실용성과 성능 이 모든 영역의 달성을 원한다면, 그리고 벤츠, AMG의 가치를 경험하고 싶다면 AMG GT 63 S는 아마도 유일한 선택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최고’라는 수식어를 붙일 자격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