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재보험사 코리안리가 이달 외화 신종자본증권을 원화로 차환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리안리는 지난 2014년에 발행한 외화 신종자본증권 2141억4000만원을 차환하기 위해 이달 2300억원 규모의 원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절차를 진행 중이다.

코리안리가 외화 신종자본증권을 원화로 대체하려는 이유는 높아진 원달러 환율이 기존 영구채(신종자본증권)의 이자부담을 높였고 국내 채권시장도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코리안리는 아시아 재보험사 최초로 해외 영구채 발행에 성공했지만 달러 강세로 이자부담이 높아졌다. 최근 금융시장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영향으로 올해 8월 중순(8월13일 기준) 원달러 환율이 1223원까지 급등한 이후 현재도 달러 강세를 유지, 1186원을 기록하고 있다.

코리안리가 외화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2014년 10월21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005원으로 현재보다 181원 낮은 수준으로 발행했다. 통상 환율이 상승할 때 달러화로 자금을 조달하게 되면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원화 영구채로 대체할 때 채권 상환 금액도 크게 늘어나 과거에 발행한 외화 신종자본증권에 따른 처분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환율 급등세에 따른 이자부담과 발행금리를 고려해볼 때 원화 채권시장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는 것이 적기라는 게 금융업계의 시각이다. 2014년 코리안리는 아시아 보험사 가운데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중 가장 낮은 금리인 4.5%로 발행했지만 최근 국내 채권시장 강세로 이보다 낮은 금리로 충분히 발행 가능한 점을 감안할때 원화로 대체하는 것이 이자비용 절감에 유리하다.

현재 코리안리가 국내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부여받은 신용등급은 AA0(안정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최근 금융권에서 우리금융지주(AA-,안정적)가 이달 초 3.32%의 금리로 원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것을 고려해 볼 때 코리안리도 이와 유사한 수준으로 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코리안리의 원화 영구채 수요예측일은 이달 14일이며 공모 희망금리 밴드는 ‘연 2.90%~3.40%’ 수준이다. 기존 영구채 금리 4.5%와 비교해볼 때 최소 1%포인트 수준의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코리안리의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최근 채권시장 흐름에 대해 “올 상반기 기준금리와 국고채 50년 장기금리가 역전되는 등 금리가 하락세를 지속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코리안리의 공모 희망금리도 국고채권 금리 수익률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한편 이달 공모채 시장에서는 △포스코(주) △포스코케미칼 △KT △한국금융지주 △LS산전 등이 기관투자자의 사전청약이 몰리면서 1%대 금리로 발행에 성공했다. 이들 기업의 신용등급은 모두 A급이며 최근 우량채권 기업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차환일보다 조기에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

KT의 경우 올 초 기업어음(3000억원)상환과 판관비(1000억원) 지출을 위해 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하반기인 이달 6000억원을 추가 조달해 연간 1조1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달 발행한 회사채 재원은 공모회사채 차환(1600억원)과 자재대금 등 운영자금에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