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LG전자의 새로운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LG V50S 씽큐가 전격 등판한 가운데, 측면지원없이 사실상 기술력과 사용자 경험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패기'가 감지되어 눈길을 끈다. 업계에서는 일단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일각에서는 "한 번 해볼만 하다"는 말도 나온다. 갤럭시노트11, 아이폰11 등 막강한 경쟁자들이 존재하지만 '판'을 흔들 수 있는 카드가 있다는 뜻이다.

▲ LG V50S 씽큐가 출시되고 있다. 출처=LG전자

LG V50의 버프, S에는 없다
LG전자는 5G 원년을 맞아 야심차게 LG V50을 출시했고, 보란듯이 성공했다. 출시 두달만에 35만대를 판매하며 승승장구했으며, 여세를 몰아 LG전자 스마트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분기 기준 애플을 넘어섰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LG전자는 2분기 기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17%의 점유율을 기록해 삼성전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아이폰의 애플은 14%의 점유율로 3위를 달렸다. 삼성전자가 여전히 1위를 지키는 가운데 2위를 지키던 애플이 3위로 내려가고, 만년 3위던 LG전자가 2위로 올라선 것은 2017년 후 처음이다. 애플이 예전같지 않은 파괴력을 자랑하는데다 하반기에 신형 아이폰을 출시한다는 점을 고려해도 고무적인 성과다.

LG V50의 성과는 듀얼 스크린과의 시너지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폴더블 스마트폰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듀얼 스크린으로 승부를 걸어 많은 매니아층을 확보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버프(온라인 게임 등에서 캐릭터의 기본 능력치를 일시적으로 증가시켜주는 모든 효과), 즉 측면지원의 역할도 중요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공격적인 지원금을 살포해 사실상 LG V50S 씽큐는 0원 수준으로 풀렸고, 많은 이용자들은 5G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 LG전자의 품으로 달려갔다.

이제 업계의 시선은 LG V50S 씽큐의 성공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전작인 LG V50이 받았던 무수한 '버프'를 떼어내고 진짜 실력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3사의 LG V50S 씽큐 보조금은 전작과 비교해 크게 낮아졌다. SK텔레콤은 최상위 요금제인 월 12만5000원 '5GX 플래티넘'에서 32만원의 지원금을 책정했고 KT도 역시 월 13만원 '슈퍼플랜 프리미엄'에서 35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에 그친다. 심지어 LG유플러스도 월 11만5000원 '5G 슈퍼 플래티넘'에서 33만원의 지원금에 머물렀다. 25% 약정할인이 아닌 단순 보조금 기준이다.

LG V50이 출시 초기 70만원 수준의 보조금을 책정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번에는 사실상 보조금이 반토막났다. 업계에서 LG V50S가 전작과 비슷한 돌풍을 일으키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가장 강력한 통신사 우군인 LG유플러스도 LG V50S 씽큐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기 어렵다. 불법 보조금 논란이 벌어지는 가운데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과 KT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한 상태기 때문이다. LG V50S에 대한 강력한 보조금 정책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내로남불'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

통신사들이 과도한 5G 인프라 투입으로 실적악화와 직면한 가운데, LG V50S 씽큐가 '비빌만한 언덕'도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LG V50S 씽큐 자체에 대한 논란도 있다. 2세대 듀얼 스크린은 힌지의 강력한 진화와 전반적인 사용자 경험 연속성을 끌어내는데 성공했으나, 무엇보다 1세대 듀얼 스크린이 LG V50S에 사용될 수 없다는 점은 약점이다. 여기에 고질적인 낮은 브랜드 가치도 고민이다.

하반기에는 스마트폰 시장이 더 치열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예전같지 않지만, 애플의 신형 아이폰이 관건이다. 5G 스마트폰이 출시되지는 않지만 애플의 신형 아이폰이 외연을 확장할 경우 LG V50S의 행보에는 커다란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무엇보다 LG V50S 씽큐와 신형 아이폰인 아이폰11은 '상성' 자체가 나쁘다. LG전자는 V 시리즈를 키우며 멀티 미디어에 집중했으며, 이는 상반기 G 시리즈와 하반기 V 시리즈로 라인업이 구축될 당시까지 주효했던 전략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 지점에서 애플 아이폰11은 V 시리즈를 선호하는 고객층을 다수 가져올 수 있을만큼 비슷한 사용자 경험 전략을 추구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아이폰11의 가장 큰 강점이 카메라에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이폰11 프로 기준, 장착된 울트라 와이드 카메라는 13mm 초점 거리, ƒ/2.4 조리개, 5매(Five-element) 렌즈, 120도 시야각, 4배 더 넓은 장면 포착, 12MP 센서가 지원된다. 와이드 카메라는 26mm 초점 거리, ƒ/1.8 조리개, 6매(Six‑element) 렌즈, 광학 이미지 흔들림 보정(OIS), 100% Focus Pixels, 새로운 12MP 센서다. 망원 카메라는 52mm 초점 거리, ƒ/2.0 조리개, 6매(Six‑element) 렌즈, 광학 이미지 흔들림 보정(OIS), 2배 광학 줌, 12MP 센서가 지원된다.

심지어 애플은 아이폰11 가격을 예상보다 낮췄다. 아이폰11 프로 가격은 999달러, 맥스는 1099달러다. 안드로이드와 iOS가 서로를 향한 진입장벽이 두터운 편이지만, LG전자 입장에서는 애플과의 상성 문제가 고민이다. 글로벌 시장은 차치해도 국내 시장에서의 싸움이 어려울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 아이폰11이 보인다. 출처=갈무리

장기 전략이 핵심
LG V50S 씽큐가 '차, 포 떼고' 자기만의 경쟁력으로 등판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미온적인 반응이 나온다.

다만 LG전자가 듀얼 스크린의 혁신을 지속적으로 끌고가는 한편 강력한 업그레이드 정책을 바탕으로 스마트폰의 플랫폼화 전략에 나서는 장면이 눈길을 끈다. 특히 듀얼 스크린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서피스 프로 출시로 확인할 수 있듯이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스마트폰 하드웨어 폼팩터가 흘러갈 수 있다는 일종의 대세론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장치로 해석된다. 듀얼 스크린 중심의 스마트폰 전략이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고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내는 것도 호재라는 평가다. 갤럭시 폴드, 메이트X의 폴더블 스마트폰이 무조건 '답'이라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 3분기 잠정매출 15조6990억원, 잠정 영업이익은 7811억원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여기서 MC사업본부는 막대한 적자폭을 줄였다는 말이 나온다. 조직과 라인업이 모두 슬림화되고 효율적으로 변하며 한 판 승부를 벌일 수 있는 체력은 마련됐다는 뜻이다. LG V50S 씽큐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