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내년 1월부터 1가구 1주택 양도소득세 장기보유 특별공제가 무조건 2년이상 실거주로 강화되면서, 해 넘기기 전에 팔고 넘어가자는 매물이 폭증할 것이라는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올해 3분기와 4분기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수준이었고 저가 급매물 출회도 예상됐지만 내년 집값의 추가 상승 기대감으로 호가가 급등하는 기현상가지 벌어졌다. 

정부는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으로 2020년부터 1주택자는 반드시 2년 이상 실거주해야 양도세 부담이 없어진다. 현재까지는 장기보유특별공제로 10년 이상 보유한 1주택자에게 9억원 초과분에 대한 양도세를 최대 80%까지 깎아줬다. 이제는 9억원이 넘는 집이라도 2년 이상 거주하지 않았으면, 일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해 1년에 2%씩, 15년 이상 보유하면 최대 30%까지 공제받지 못한다. 

현재 서울 시내에 있는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나와 있는 매물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집값은 계속 오르고 집주인이 높은 호가를 불러도 그만큼 수요자들이 붙는다는 얘기다. 마포구 공덕동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업소는 "집값이 계속 오른다"고 말했다. 강남구에서 그나마 집값이 저렴하다고 하는 수서동에 위치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여기도 매도자가 가격을 올리는 대로 매수자가 붙는 추세다"고 덧붙였다.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매도자가 물건을 내놓지 않는 건 세금 관련이나 여러 가지 양도세 때문이라고 말한다. 마포구에 위치한 다른 공인중개업소는 “올해 안에 살려고 하는 사람도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살려고 하는 소비자들은 많은데, 물건은 없고, 가격도 안 떨어진다”며 “오히려 올라가니 살려고 하는 사람은 급하게 온다”고 덧붙였다.

▲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한 아파트 단지.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이 같은 추세는 지방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대·대·광' 중 하나인 대전은 매도우위시장이 형성돼 있다. 대전 도안신도시 내 위치한 한 공인중개업소 사장은 “아무래도 서울 사람들이 내려와서 투자를 해보려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도 매도우위 시장이 엄청나게 형성돼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팔려고 하는 사람도 많고 살려고 하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양도세 규제에 관해서 시장은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 대전에 위치한 다른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2억5000만원 웃돈이 붙은 '아이파크시티'의 경우 양도세 55%로 1억3000만원 정도 양도세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도세 관련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서울 주요 지역이나 최근 집값이 오른 지방 주요 도시를 제외한 다른 지역은 변화가 미미하다.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내년부터 양도세 규제가 더 심화된다는데도 여기는 별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평소와 같다는 얘기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충청북도 충주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업소는 "지방은 부동산 규제와 관련이 없다"며 "분양해서 입주를 못하게 된 경우가 생겨 물건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프리미엄(p·웃돈)이 엄청 붙더라도 거래가 되는 상황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프리미엄이 붙어도 1000만원 이하여서 양도세 다 내고 거래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도 다주택자에 대한 심리적 제약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그걸로는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정부의 '투기수요'를 잡으려는 일관성 있는 정책 규제로 다주택 투자에 대한 심리적인 제약이 늘어난 건 사실이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달라지는 부동산 조세 강화 정책에 대해서는 김 연구위원은 "다주택 보유한 분들 중에 변동사항을 체크할 수는 있지만, 장기투자성이 높은 상품을 올해까지 무조건 팔아야 한다는 의사결정을 내리시는 경우는 많지 않은 걸로 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확실한 투자성이 있으면 규제를 따져볼 수는 있지만, 무조건 파는 건 아니다"며 이 때문에 "연말까지 시장에 처분 물건이 나올거란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현재 시장에 큰 흐름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 부동산 학과 교수도 “정부 규제에 임대사업자들이 거기에 얼마만큼 민감하게 반응하는지가 관건이다”며 “양도소득세에 관련해 직접적으로 세율을 부과하는 경우 극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장기보유특별공제 같은 경우는 혜택을 받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뚜렷하게 전망을 내릴 수 없다는 얘기다. 

▲ 경기도에 위치한 한 아파트 단지.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김규정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가장 물어보시는 질문이 최근에 강세를 보이는 지역의 집값 상승이 계속 이어질 지에 대한 질문이다"며 "서울이나 주요한 투자 지역들은 가격이 크게 하락 조정할 이슈들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거시적인 경제가 흔들리지 않는 상황에서는 무주택자들은 내집 마련 계획을 세우는게 맞다"며 "지금 상황에선 청약이 좋은 전략일텐데, 대출 같은 경우 금리면에서는 조건이 나쁘지 않은데 개인별로 대출이나 여력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주택 금액이 높은 건 쉽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무주택자들의 내집 마련에 대해선 거주용 한 채는 시기적으로 하는 게 맞다"며 "어떤 방법으로 어떤 자금으로 할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