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픽사베이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배달 업체가 늘어나면서 오토바이 사고가 급증하고 있지만 관련 사고를 보장해주는 이륜차보험 가입은 저조해 관심이 쏠린다.

이륜차보험은 가입자에 따라 연간 보험료가 500만원에서 1000만원을 훌쩍 넘어 보험료 부담이 큰 상품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이륜차보험의 높은 손해율(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 탓에 쉽사리 보험료를 인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륜자동차의 책임보험 가입률은 43.4%다. 의무보험임에도 불구하고 보험에 가입한 오토바이가 절반이 채 되지 않는 것이다.

이륜차 책임보험은 타인에 대한 대물과 대인을 보상하며, 종합보험은 자기신체손해·자기차량손해·형사상 처벌권 면책 등을 추가 보장한다. 선택 가입이 가능한 종합보험의 경우 가입률이 두자릿 수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륜차보험의 가입률이 저조한 것은 비싼 보험료가 주된 원인으로 거론된다. 특히 배달 종사자의 경우 일반 가정용 이륜차보험료 보다 약 20~40배 비싼 보험료를 지불해야 해 가입률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20대 배달 종사자의 이륜차보험료는 연간 500만원에 달한다. 종합보험까지 추가로 가입하면 연간 1000만원 이상의 보험료를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그러나 보험업계는 보험료 인하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배달업체가 늘어나며 이륜차 사고 건수가 급증하고 있어 그에 따른 손해율도 악화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륜차 책임보험의 손해율은 94.2%로 업계에서 보는 적정 손해율 70~80%를 상회했다. 이륜차보험의 손해율은 지난 2014년 이후 지속 증가추세로 향후 손해율 상승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 출처=교통사고분석시스템, 보험연구원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14~2018년 기간 동안 이륜자동차 사고 건수는 연평균 6.3% 증가했으며, 전체 사고 건수에서 이륜자동차 사고가 차지하는 비율도 2014년 5.3%에서 지난해 6.9%로 증가했다.

이륜자동차는 다른 차종에 비해 사고 심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륜자동차 교통사고 치사율은 2.7%로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 1.7%에 비해 높다. 이륜자동차의 교통사고 비율은 6.9%에 불과하지만 이륜자동차 교통사고 사망자 수의 비율은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의 10.8%나 차지한다.

피해복구자력이 부족한 20세 이하와 65세 이상 사상자의 비율도 다른 차종에 비해 높다. 지난해 기준 이륜자동차 운전자가 가해자인 사고의 사상자 수를 사상자의 연령별로 살펴보면, 20세 이하가 15.9%를 차지하고, 20대 22.3%, 61세 이상이 16.4%를 차지했다.

사고를 많이 내는 가입자에 대한 보험료 할증이 없다는 점도 이륜차보험 손해율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사고 유무에 따라 보험료 산출 방식이 달라지는데, 이륜차보험은 일정 기간 사고가 없으면 보험료 할인만 적용 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도 손해율이 높아 보험료 인상이 검토되고 있듯이, 사고의 심도와 빈도가 높은 이륜차 역시 손해율 상승 요인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보험료를 인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송윤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륜자동차 운전자와 보험회사 모두 가입과 인수에 보다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며 "이륜자동차 보험의 손해율 안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여러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보험사는 이륜자동차의 사고위험 인수를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