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네이버 영화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우리나라에서 30대 그리고 직장인이 되면 대개는 비슷한 고민을 한다. 하루하루가 고단하지만 매월 날아오는 카드값과 핸드폰 요금으로 마음을 다잡게 되는 직장생활 그리고 ‘연애’다. 이 시기 누군가는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루는가 하면, 누군가는 평일 아침드라마급 퍼펙트스톰을 지나온다. 이러한 푹풍에는 그야말로 이 땅의 인구 수 만큼의 사연들이 있다. 아주 남의 일인가 하면 내 옆의 모 대리님이나 모 과장님의 이야기다.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는 대한민국의 30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 본 이야기이거나 혹은 ‘내 이야기는 아니고 내가 잘 아는 어떤 사람’의 이야기다. 물론, 기본적으로 로맨틱코미디 영화이기 때문에 제목에는 ‘연애’라는 키워드가 붙었지만, 작품에는 연애 이야기 말고도 직장에서 겪을 수 있는 수많은 사연(?)들의 종합 선물세트가 등장한다. 

주인공 태훈(김래원)은 연인과 결혼식 날짜까지 잡았다가 ‘어떤 슬픈 이유’로 파혼을 하게 되고 방황하는 광고회사 팀장이다. 어느 날 태훈의 회사에 경력사원으로 뭔가 첫 인상부터 예사롭지 않은 선영(공효진)이 입사하고 지난 사랑의 아픔으로 고뇌하는 공통의 고민을 가진 둘 사이에는 묘한 기류가 흐른다. 영화는 둘의 미묘한 감정 흐름 그리고 이를 둘러싼 직장 그리고 직장 동료들의 모습을 아주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여기에 현실 연기의 달인 배우 공효진과 김래원의 연기는 그야말로 빈 곳을 메꾸는 한 조각의 퍼즐처럼 딱딱 들어맞는다.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행복할 수 있는 연애는 어떤 누군가에게는 인생에서 완전히 지우고 싶은 흑역사이기도 하다. 이 복잡한 사연들에는 정말이지 세상에 천벌을 받을 ‘X자식’과 ‘X년’들이 따로 없다. 그런데 우리는 그 ‘X자식’, ‘X년’들 때문에 미친 듯이 괴로워하고 한없이 비굴해지거나, 찌질해지고 약해진다. “내 인생만 이런가”하고 주변을 돌아보면 그렇지 않다. 30대 직장인들에게 연애는 그렇다. 

▲ 사진제목 '직장생활의 어려움''. 출처= 네이버 영화

취업을 준비하는 시기에는 영혼을 팔아서라도 한없이 원했던 ‘직장인’이라는 타이틀도 정작 그 타이틀을 얻고 나면 고뇌는 커진다. 인간 군상의 수많은 유형들을 다 접하게 되고 여기에서도 우리는 연애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X자식’, ‘X년’들을 마주치게 된다. 

‘가장 보통의 연애’는 30대 혹은 40대 직장인들의 보통 일상이 담겨있다. 여기에서 보이는 공감의 요소들은 수많은 이 땅의 직딩들의 심금을 울린다. 이 영화가 박스오피스를 휩쓸고 있는 <조커>를 제외하고 한국영화 흥행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바로 직장인들의 ‘격한 공감’이 한 몫을 하지 않았을까 한다. 치밀하고, 섬세하고, 재미있다. 

▲ 출처= 네이버 영화

물론, 영화의 결말이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에 충실하게 마무리되는 것은 약간의 클리셰 같기도 하지만 결말 이전에 이 영화의 가치는 빛을 발한다. 

정리하면, ‘가장 보통의 연애’는 30대 이상 직장인들의 직장생활, 사랑 그리고 보통의 일상을 잘 담아낸 작품이다. 가볍지만, 절대 가볍지 않은 우리의 일상이 곧 영화다.

덧붙여, 영화를 보면 드는 생각이 하나 있다. "직장인에게 술은 어떤 존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