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19’에서 e스포츠 행사 규모가 지난해 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B2C 관에선 ‘배틀그라운드’ ‘포트나이트’ 등 배틀로얄 장르 게임의 e스포츠 행사가 굵직한 키워드로 자리잡았지만, 올해 해당 게임사들의 불참으로 그 열기가 다소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올해엔 그 빈자리를 메인 스폰서 슈퍼셀이 개최하는 ‘브롤스타즈’ 대회가 대체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지스타 B2C 관에는 펄어비스, 넷마블, 크래프톤, 그라비티, 슈퍼셀, X.D. 글로벌, 미호요, IGG, 등의 참여가 확정됐다. 게임사가 아닌 업체로는 LG유플러스, LG전자, 아프리카TV, 구글코리아, 유튜브 등이 전시관을 꾸린다.

B2C 전시장 부스 규모는 펄어비스가 200부스로 가장 크다. 이어 슈퍼셀, 넷마블, 크래프톤 등이 100부스로 그 뒤를 이었다. 그외 기업들은 40부스에서 80부스 사이 규모로 전시를 준비할 예정이다.

▲ 지스타 2019 B2C 전시장.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e스포츠’ 이벤트 규모 축소 불가피

지스타 2018의 전시 트렌드는 e스포츠였다. 포트나이를 서비스하는 에픽게임즈가 메인 스폰을 맡는 동시에 B2C 부스 대부분을 포트나이트 대회를 개최하는데 할애했다. 전시관엔 포트나이트 프로 선수들까지 등장했다. 

라이벌로 평가받던 배틀그라운드 대회의 열기도 상당했다. 펍지와 카카오게임즈 등에서 각각 모바일과 PC 플랫폼의 대회를 주도했으며, 연예인, 인플루언서 등이 참가하며 열기를 더했다. LG전자, 아프리카TV 등에서도 배틀그라운드 대회 이벤트를 열어 존재감이 매우 컸다. 

포트나이트와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대회는 경쟁구도를 형성하며 전시회의 e스포츠 관람 재미를 더했다. 

▲ 15일 지스타에서 배틀그라운 모바일 아마추어 대회 참가자들이 게임을 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 지스타 2018 참가들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 지스타 2018을 찾은 관람객들이 포트나이트 e스포츠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그러나 올해엔 e스포츠 대회 규모 축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펍지는 자체적으로 부스를 차리지 않고 크래프톤이 차린 B2C부스에 타 연합 스튜디오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다. 카카오게임즈는 B2C 부스를 차리지 않으며, 에픽게임즈는 25부스 규모로 차릴 예정이지만 포트나이트 전시가 아닌 자사의 언리얼엔진 등 툴을 중점으로 전시한다. 지난해 펍지, 카카오게임즈, 에픽게임즈가 차지한 부스만 해도 300부스였던 걸 감안하면, 배틀그라운드와 포트나이트의 e스포츠 열기는 줄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 새로운 e스포츠 종목이 등장할 예정이다. 가장 눈에 먼저 들어오는 건 슈퍼셀이다. 슈퍼셀은 올해 지스타가 열리는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전세계 최강자를 가리는 '브롤스타즈 월드 파이널'을 연다. 이 대회는 북미, 라틴 아메리카, 일본, 중화권 등 7개 지역의 팀들이 참가하는 세계 대회다. 총 상금은 25만달러다. 브롤스타즈는 출시 이후 인기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만큼 대회 흥행에도 관심이 모인다. 그러나 배틀그라운드 만큼의 영향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올해엔 VR e스포츠도 복병으로 지목된다. VR e스포츠를 주력 사업으로 밀고 있는 중견 게임사 드래곤플라이는 자사의 VR 게임 플랫폼 ‘매직아레나’를 선보이고 VR e스포츠 대회를 열 예정이다. 주력 종목은 자사의 ‘스페셜포스’ IP 기반 VR 게임을 필두로한 각종 VR 게임이다. 

VR e스포츠가 대중에겐 생소하지만 드래곤플라이의 대회 개최 경험은 적지 않다. 드래곤플라이는 올해 초부터 매월 자사 VR 게임 사업장을 통해 오프라인 VR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해왔다. 

VR 게임 대회를 통해 사그라든 VR 게임 전시 추세에 다시 활기가 일어날지도 관전 포인트다.

▲ 지난 2월 신도림 테크노마트 레노버 VR 매직 파크에서 VR e스포츠 대회가 열리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신작 시연에 쏠리는 눈…넷마블·펄어비스·그라비티 등 

신작 시연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스를 열고 시연을 준비할 것으로 보이며, 펄어비스와 그라비티 등 지난해 보지 못한 주요 중견 기업들이 합류하며 넥슨의 빈자리를 채운다. 특히 펄어비스는 B2C 전시관에선 가장 큰 규모(200부스)로 전시장을 꾸민다. 

펄어비스는 보여줄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많아 어떤 전시를 구성할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인기작인 ‘검은사막’ IP만으로도 PC, 모바일, 콘솔 등 플랫폼을 넘나들 수 있는 한편, 연내 공개가 예정된 프로젝트 3종(CD, V, K)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하다. 특히 프로젝트 CD의 경우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가 “멀티 플레이 게임으로 RPG 장르의 서구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타이틀이며 콘솔 플랫폼 출시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업계에서도 펄어비스가 올해 지스타 전시를 통해 미공개 프로젝트를 공개할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넷마블도 구체적인 전시 윤곽이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에 이어 기대작인 ‘세븐나이츠2’와 ‘A3’의 지스타 전시가 유력해 보인다. 좀더 완성형의 세븐나이츠2와 A3 시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지도 있는 중국 게임사들의 참여도 눈에 띈다. 미호요, X.D. 글로벌, IGG 등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중국 게임사들도 지스타 부스를 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