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출처=신한카드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초연결·초확장·초협력’, 이른바 ‘3초(超) 경영’을 제시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남다른 디지털 금융 전략이 눈길을 끌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모바일 플랫폼 ‘신판 페이판(PayFAN)’을 시작으로 △100% 디지털 방식의 플랫폼 멤버십 서비스 ‘D-Club(디클럽)’ △얼굴만을 이용해 결제가 가능한 ‘Face Pay(페이스페이)’ 등의 상용화를 앞두며 혁신 금융사로 발돋움 하고 있는 모습이다. 

‘플라스틱 카드 없는 카드사’를 꿈꾸는 임 사장의 이 같은 디지털 혁신 전략이 업계 패러다임 전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향후 신한카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 디지털 플랫폼 구축 ‘속도’

‘혁신 카드’를 구현하기 위한 임 사장의 디지털 플랫폼 구축에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신한 페이판’은 현재 가입자 수 1100만명을 훌쩍 넘어서며 간편결제 모바일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신한 페이판은 신한카드의 기존 앱 ‘신한판(FAN)’의 결제·금융 서비스를 강화한 플랫폼이다. 이용자가 자주 사용하는 분야에 맞춰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고객 서비스(CS)의 대부분을 한 곳에서 처리 할 수 있게 하는 등 디지털 역량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신한 페이판을 기반으로 디지털 플랫폼의 역량도 커지고 있다. 신한카드는 100% 디지털 방식의 플랫폼 멤버십 서비스인 ‘D-Club(디클럽)’ 출시를 연내 준비 중이다. 디 클럽은 카드 신청·발급·이용·상담 등 신한카드 이용 경험의 전 과정을 플라스틱 카드 없이 신한페이판(PayFAN)을 통해 디지털로 구현하고, 절감된 비용을 고객 혜택으로 되돌려주는 금융 서비스다.

신한카드는 △카드번호를 쉽게 변경할 수 있는 ‘카드 시큐리티 서비스’ △매월 납부할 금액을 확인하고 납부 일자를 직접 선택할 있는 ‘스마트 빌링’ 서비스는 물론 한도잔액 자동알림, 카드 셀프디자인 등 디지털 역량을 결집한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임 사장은 ‘생체 간편 결제 시스템’ 도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페이스페이’는 실물 카드 없이 얼굴만을 이용해 결제가 가능한 플랫폼으로 지난 8월부터 본사 식당 및 카페, 편의점 CU에서 시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카드정보와 안면정보를 키오스크를 통해 등록하면 카드나 휴대폰 없이도 페이스페이가 지원되는 매장에서 상품 결제가 가능하다. 신한카드는 연내 제휴 관계에 있는 특정 대학교 학생 및 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교내 가맹점에서 서비스를 시작하고, 향후 서비스 안정성 등이 검증되는 대로 운영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신한카드가 1일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본사 강당에서 창립 12주년 기념식을 개최하고 디지털 플랫폼 멤버십 서비스인 디클럽 론칭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가운데)이 직원 대표 2명과 함께 축하케이크 컷팅식을 하고 있다. 출처=신한카드

◇ 디지털 콘텐츠 역량 ‘강화’

임 사장은 디지털 콘텐츠 역량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8월 인플루언서·유튜버 육성 프로그램 ‘신인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30여명의 대학생 크리에이터들은 3개월 동안 영상 제작 실무와 유트브 생태계 등에 대한 교육을 이수하고 신한카드와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한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글로벌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넷플리스’와 파트너십 협약도 체결했다. 온라인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혜택을 제공하고, 넷플릭스 콘텐츠를 활용한 다양한 브랜드 콜라보를 진행하기 위해서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약 190국에 걸쳐 1억5100만 가구의 유료 구독자를 보유한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다.

◇ 업계 트렌드 주도…연임 여부 ‘촉각’

신한카드는 업황 악화 속 이 같은 디지털 혁신을 꾀하며 업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으로 선정된 신한카드의 금융 서비스는 4개에 달한다. 이는 혁신금융으로 선정된 전업 카드사들의 금융 서비스 중 가장 많은 양이다. 또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열악한 업황 속 상반기 실적도 선방했다는 평이다. 신한카드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2713억원으로 전년 동기 2819억원 보다 3.8% 감소하는 데 그쳤다.

오는 12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임 사장의 연임에도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2017년 3월 취임한 임 사장은 디지털 금융 분야에 힘쓰며 지난해 말 한 차례의 연임을 성공했다.

임 사장은 1986년 신한은행에 입사해 30년 이상 신한그룹을 지키고 있는 ‘신한맨’이다.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인 그는 신한은행 비서실장·오사카지점장·영업추진본부장·경영지원그룹 부행장·자산관리그룹 부행장 등을 거쳤으며, 이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역임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임 사장은 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며 “사내 게시판을 통해 선착순으로 공연 티켓을 제공하기도 하고, 성과가 좋은 팀에겐 직접 상도 수여해 임직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