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은승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사장이 10월 10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19 뮌헨'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대만 TSMC가 올 3분기 초과 실적을 달성하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점유율 과반을 차지했다. 하지만 시장 점유율 18.5%를 차지한 삼성전자의 거센 추격에 압박 받고 있어 위태한 1위를 지속하고 있다. 물론 TSMC의 막강한 존재감은 여전하지만, 삼성전자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는 뜻이다.

11일 업계 및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TSMC는 최근 실적발표를 통해 9월 1021억7000만 대만달러(약 3조9000억원) 연결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7.6% 증가한 수치다. TSMC는 당초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실현했다.

TSMC 3분기 연결 매출은 2930억5000만 대만달러(약 11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1.6%, 전년동기 대비 12.6% 증가했다. TSMC의 이 같은 실적은 역대 최고 실적인 2018년 4분기 기록까지 넘어섰다. 매출액 기준 시장 점유율은 50.5%다.

또 TSMC는 올해 9월까지 누적 연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5% 증가한 7752억7500만 대만달러(약 30조884억원)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TSMC의 3분기 호실적이 애플 아이폰11 등 하이엔드 스마트폰용 제품 수요가 늘어난 것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만 디지타임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IC 파운드리 산업은 5G(5세대이동통신), AI(인공지능), HPC(고성능 컴퓨터) 칩 수요에 의해 2024년에만 5.3% 증가율을 보이며 745억 달러(약 88조580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올해는 미·중 무역전쟁과 같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대두돼 전반적인 산업 규모가 3%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내년(2020년)부터 다시 정상적인 성장 궤도로 돌아올 것으로 예측되는 파운드리 산업은 새롭게 부상하는 5G, AI, HPC 등 새로운 수요 창출과 함께 공정 기술 발전과 3D IC 패키징을 통해 지속적인 생산 능력을 향상시킬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삼성전자도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영역을 점차 넓히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스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파운드리 실적이 33억5000만 달러(약 3조9831억원)로 시장 점유율 18.5%를 차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지난 2016년 대비 10.6%p(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TSMC는 0.1%p 감소했다. 물론 삼성전자가 최근 파운드리에 많은 리소스를 투입해 거둔 실적이지만, 그 기세는 상당하다는 평가다.

TSMC는 향후 5년 동안 삼성전자의 추격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19'을 통해 밝힌 12인치 EUV(극자외선) 공정부터 8인치 공정까지 광범위한 파운드리 솔루션과 AI, 5G, HPC, IoT(사물인터넷) 등에 적용하는 공정과 패키지 필수 기술을 하나로 묶은 '파운드리 플랫폼'도 고객에 제공할 방침이다.

디지타임스리서치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가장 점유율이 높은 TSMC가 향후 5년 간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부문 경쟁력 강화에 직접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중국 SMIC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엎고 올 하반기부터 14나노 FinFET 공정을 양산하게 됨에 따라 새로운 변수로 다가오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고객사들은 다양한 산업군에 넓은 스팩트럼에 맞춰져 있다. 그리고 고객사들은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라며 "익히 알려진대로 삼성전자 내부 물량이 큰 폭으로 차지하고 있지만, 파운드리 부문을 통해 점차 외형 확장도 이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