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코노믹리뷰DB

[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포스코그룹 계열사들이 올해 채권시장 강세흐름을 타고 하반기에도 회사채 시장에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포스코(주)는 우호적인 금리환경을 감안, 내년 하반기에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차환대금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해 세달 만에 공모시장을 다시 찾았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달 포스코(주)는 공모시장에서 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있다. 포스코는 수요예측에 따라 1조원까지 증액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코를 비롯해 포스코그룹 계열사들도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확보한 결과 올해 초부터 이달까지 3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확보해 지난해보다 2배 이상의 자금을 채권 시장에서 조달했다.

이달 기준 포스코그룹의 자금 조달 규모는 2조2270억원이며 포스코의 회사채 증액까지 고려했을 때 2조77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채권 발행액 1조11760억원 대비 2배 늘어난 규모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 포스코, 우호적인 금리환경 활용해 ‘유동성’ 확보 집중

최근 금융시장은 미중 무역 분쟁과 주요 선진국들의 제조업(PMI)지수 하락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우리나라 채권 시장은 강세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기준 금리도 이달 추가 인하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량채를 중심으로 채권시장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포스코는 이러한 흐름을 타고 지난해 7월 발행한 회사채를 1%대 금리로 5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고 이달 1조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진행 중이다. 특히 이달 발행하는 회사채 발행 재원에 눈길을 끈다. 보통 회사채 차환용도로 자금을 마련할 경우 한달 전 발행규모에 대한 윤곽이 나오지만 포스코 이사회는 내년 하반기에 차환할 회사채 전액을 조기에 확보하겠다고 이달 의결했다.

포스코가 올 하반기에만 두 번째 공모시장을 찾은 이유는 이달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전망과 맞물려 채권시장 강세가 계속 이어지면서 저금리로 회사채를 갈아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2020년 10월 만기 도래하는 포스코의 회사채 규모는 총 1조109억원이다. 이 회사채는 2010년 해외에서 발행한 글로벌본드(Global Bonds 2차)와 2013년 발행한 공모사채인데, 당시 회사채를 각각 4.25%, 3.5% 금리로 발행해 조달비용이 높은 수준이었다. 이달 7월에 포스코가 발행한 장기 회사채 중 309-1회는 1000억원 모집에 4900억원의 청약이 발생하는 등 경쟁이 높았다.

나머지 309-2회, 309-3회 회사채도 경쟁률이 3대1을 웃돌아 발행규모가 기존보다 2000억원 증액된 5000억원까지 확대됐다. 포스코는 이처럼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면서 3000억원은 은행에서 빌린 차입금을 갚고 2000억원은 포항공장과 광양 3고로2차 개수작업에 지출했다.

◇ 포스코그룹 계열사, 사모채 시장에서도 자금조달 활발

㈜포스코를 비롯해 포스코 계열사들도 올해 채권시장에서 자주 등장했다. 포스코케미칼은 이달 공모시장에서 2500억원의 회사채를 1%대 금리로 발행했다. 해당 재원으로 포스코케미칼은 음극재 광양2단계 투자에 1300억원을 지출하고 콜타르, 조경유 매입에 1200억원을 결제할 예정이다.

종합무역상사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상반기와 하반기에 두차례에 걸쳐 총 4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공모시장에서 발행했다. 상반기에 조달한 자금은 무역영업 외화 대출과 Banker's Usance를 상환했고 하반기 확보한 2000억원은 과거에 발행한 3%대 발행금리 회사채를 1%대로 차환했다.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계열사는 주관사가 필요 없고 절차가 간편한 사모채 시장을 찾았다.

포스코에너지와 포스코기술투자는 올해 사모채 시장에서 각각 2700억원, 18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두 기업 모두 금리 인상기인 지난해에는 채권 시장에 나오지 않았지만 올해 우호적인 금리환경이 지속되면서 사모시장을 중심으로 투자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포스코에너지와 포스코기술투자는 사모시장에서 2017년 각각 2200억원, 790억원의 자금을 3%대 발행 금리로 확보했다.

채권발행 관련 ㈜포스코 측은 “조달금액은 금융기관의 상품을 이용해 예치할 계획이며 주로 은행과 증권사의 6개월~1년 만기의 예금 또는 채권형 특정금전신탁 상품에 가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