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웅진코웨이 인수전의 본입찰을 앞둔 가운데 유력 인수 후보였던 SK네트웍스가 인수전에서 빠졌다. 높은 인수 금액과 독과점 문제 등 부담감이 막판에 마음을 바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웅진코웨이 인수전은 칼라일, 베인캐피탈, 하이얼이 3파전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본입찰은 오는 10일 열린다. 

▲ SK네트웍스 로고. 출처=SK네트웍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웅진코웨이 본입찰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SK네트웍스는 7일 웅진코웨이 인수 관련 논의가 이루어질 예정이었던 이사회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네트웍스는 자회사 SK매직을 통해 생활가전 렌탈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인수 이후 직접적인 시너지가 기대되는 후보였다. SK매직에 웅진코웨이가 합쳐질 경우 국내외 1000만 계정을 눈앞에 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SK네트웍스는 웅진코웨이가 매물로 나온 후 자산매각을 통해 실탄을 확보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막판에 와서 마음을 돌린 모양새다. 

우선 높은 매각 금액이 부담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웅진 그룹 측은 매각가로 2조원 가량을 원했고 SK네트웍스는 해당 가격을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웅진코웨이 인수시 직면하는 독과점으로 인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 문제도 주요 철회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된다. SK매직과 웅진코웨이의 렌탈 사업이 합쳐지면 국내 렌탈 계정 점유율이 60%를 넘어서며 국내 렌탈 시장의 절반 이상을 SK그룹이 가져가게 된다. 

SK 그룹의 ‘직원 정규직화’ 기조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거라는 의견도 나온다. SK네트웍스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비정규직을 줄이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웅진코웨이 인수시 생기는 수많은 기간제 방문 판매 인력의 증가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2017년 SK브로드밴드는 하청직원 52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민간 기업의 첫 정규직화 사례로 주목받은 바 있다. 

SK네트웍스는 자회사 SK매직을 통해 렌탈 사업에 계속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SK매직의 사업 실적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만큼 SK매직의 재상장 추진도 전망된다. 

유력 인수 후보가 이탈하며 웅진코웨이 매각 무산 가능성도 나온다. 나머지 후보들의 인수 의지가 웅진 그룹이 원하는 가격을 맞춰줄 만큼 높지는 않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번 거래의 매물은 웅진씽크빅이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 전량(25.08%)이며, 한국투자증권이 매각주관사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