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화학업체들은 미중무역 분쟁 지속과 위안화 약세로 1분기 이후 부진한 주가 흐름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시작한 미국의 EG(에틸렌글리콜)증설과 내년 시작되는 중국 EG 증설로 인해 추가 반등은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7일 신영증권에 따르면 지난 9월 14일 드론 피폭으로 유전 생산에 차질을 빚어 에탄크래커(에탄분해시설·ECC)가 저율 가동하며 EG제품 가격 반등세를 보였으나, 9월 말부터 대부분의 원유, 가스 공급이 정상화됨에 따라 추가 반등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이지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요측면에서 가장 큰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결국 미중무역 분쟁으로 판단된다”면서 “이미 바이어들은 매크로 우려로 재고를 낮게 유지하고 있어 미중 무역 분쟁이 완화될 경우 화학업종 시황의 단기 반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부터 시작된 미국의 EG 증설

이지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만 해도 미국은 EG제품을 캐나다와 사우디에서 각각 60만톤, 25만톤씩 수입하는 EG제품 순수입 국가였지만 올해부터 미국의 셰일가스를 원료로 한 에탄크래커들의 다운스트림 설비가 완공되면서 대규모 출하가 시작되어 순수출국가로 도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로 인해 EG-납사 스프레드는 지난해 평균 $284/톤에서 올해 3분기 평균 $53/톤까지 급락세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 출처= 신영증권

올해 1분기에는 미국의 롯데케미칼의 신규 EG 70만톤 설비가 가동되었으며, 2분기에는 SASOL의 30만톤 설비, 3분기에는 MEGlobal의 70만톤 설비가 가동되었다. 그리고 내년에는 Formorsa(FPC) 80만톤 설비가 가동될 예정이다.

미국의 공급과잉으로 가스는 여전히 싼 수준이다. 특히 중국은 미국의 에탄가스와 프로판가스에 각각 7%, 26%의 관세를 메기고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로 인해 가스가격은 한동안 싸게 유지될 것이고, ECC와 PDH(프로탄 탈수소화공정)업체들의 원가경쟁력이 여전히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에는 중국의 EG 증설을 걱정해야

이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EG제품 설비 투자는 내년에 일단락 될 계획이지만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중국의 나프타분해시설(NCC) 증설이 시작될 예정”이라면서 “공급측면에서도 구조적 시황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다.

중국의 EG제품 증설을 살펴보면, 18년 3분기에는 CNOOC와 Shell의 JV투자로 EG 45만톤 설비가 가동되었다. 내년에는 Zhejiang PC 74만톤 설비, 21년 Sinopec-KPC JV 40만톤 설비, Sinochem Quanzhou 30만톤 설비, Hengli PC 180만톤 설비, 22년 Fujian Gu Lei Petro 70만톤 설비가 예정되어 있다.

▲ 출처= 신영증권

신영증권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4년까지 에틸렌 증설물량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약 1700만톤)은 특히 NCC크래커가 주를 이루고 있어 국내 NCC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최근 중국 석탄기반의 화학설비(CTO·MTO)에서 생산되는 EG제품의 수율이 폴리에스터 원료에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개선되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신영증권은 또한 글로벌 에틸렌 공급 증분은 올해 600만톤으로 예상되나 내년에는 약 1200만톤에 육박하는 신규 증설물량이 가동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1년과 2022년에도 각각 900만톤과 1000만톤 수준이 계획되어 있어, 에틸렌 공급과잉으로 인한 에틸렌계열 시황 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애널리스트는 “따라서 향후 화학업종에 대한 투자전략은 안정적인 이익이 가능하거나, 배터리소재나 물량 증가를 통해 마진 하락을 상쇄할 수 있는 업체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출처= 신영증권

이어 “미중무역 분쟁이 지속되면서 바이어들은 전반적으로 화학제품 재고를 낮게 유지하고 있다”면서 “미중무역 분쟁 완화 시 글로벌 수요 중 중국 수요가 가장 큰 ABS(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타이렌, 58%), PVC(폴리염화비닐, 37%)제품의 구매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