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겨진 차원, 162×130㎝ Mixed media on canvas, 2019

“눈물 대신 진주, 이슬 대신 진주라고 하는 아침에 졸졸 흐르는 물 대신에 다이아몬드와 같이, 남발된 영상에 대해서는 어찌할 수 없다. 그들은 몽상(夢想)의 문을 닫고는 더 이상 열지 않는다. 잃어버린 꿈을 회복해 주기 위해서는 순진하게 사물로 다시 돌아가야만 한다.”<대지와 의지의 몽상, 바실라르(G.Bachelard)著, 민희식 譯, 삼성출판사>

에너지를 만드는 발효식품, 배추다. 그것이 우리의 삶 속에서 주인공이 될 수도 있는 테마가 된다는 것을 화면은 보여준다. 땅에 뿌리내리고 큰 배추로 성장시키는 대지의 힘은 인간의 육체와 정신을 성장시키는 근원과 다르지 않다. 그 배추 위에 옹기종기 인간의 세상을 그렸다. 마을마다 다정하게 살고 있는 집들….

그 안에 사랑, 연민, 고락이 있지만 우리는 희망과 소망을 안고 이 세상을 이겨나가는 원동력이 되어야지 않을까. 마을 저편 산봉우리에 붉은 태양이 떠오르고 세상은 밝고 명랑한 삶의 여정을 노래한다.

▲ 41×27㎝, 2019

◇지친 삶 위로받을 수 있기를

“내 작업은 한지를 운용한다. 어떠한 형태를 만들기 위해서 한지를 캔버스 위에 덧바르고 수없이 층을 만들어 그 위에 칼라를 입히고 또 긁어내고 흘리고 뿌리고 물감을 다시 붙이고를 반복한다. 원하는 형태의 마티에르는 그렇게 우러나게 한다. 그럼으로써 나의 작업은 많은 시간을 요구하고 노력들이 가미된 산물이다.”

장지원 작가(서양화가 장지원,CHANG CHI WON,張志瑗,ARTIST CHANG CHI WON,장지원 화백,CHANG JI WON)는 홍익대학교, 캐나다 온타리오 미술대학, 성신여자대학교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1982년 체비체이스 갤러리(워싱턴 D.C.), 84년 동덕미술관 귀국전을 비롯하여 선화랑, 청작화랑, Galllery NAW(도쿄 긴자)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연성대학교 교수를 역임했다.

“예술을 창작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를 관람객과 공감하는 기회를 갖는 전시회에 대한 설렘이 있다. 나의 작품에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 받고 평안을 안겨주며 지친 삶을 위로 받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 그동안 쌓아왔던 화업의 진가를 좀 더 참신하게 작업하고자 애썼다. 청아한찬양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신작에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스물두 번째 ‘숨겨진 차원’개인전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앤 갤러리(N갤러리)에서 10월14일부터 11월11일까지 30여점을 선보인다.

▲ 작업실에서 포즈를 취한 여류화가 장지원 <사진:권동철>

한편 충북 충주시 남한강변에 자리한 작가의 아틀리에서 인터뷰 했다. 중학시절부터 그림을 그린, 화업60년 ‘화가의 길’에 대한 고견을 청했다.

“정상이 없는 산행 같다.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과정일 뿐이다. 예술가는 혼자 외롭게 속앓이를 하면서 작품을 대하는 터널을 숙명처럼 고뇌한다. 항상 새롭고 고매한 이미지를 개척하려 노력하고 그것에 뼈와 살을 붙여 하나의 회화로 만들어 간다. 나는 행복하다. 다시 태어나도 화가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