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한국기업평가가 올해 3분기까지의 신용등급 변동현황을 살펴본 결과 장기신용등급이 하락우위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 장기등급 변동업체수와 상하향배율. 출처=한국기업평가

한국기업평가는 7일 올해 초 한국기업평가의 장기등급(회사채, ICR, IFSR 등)을 보유한 450개사와 단기등급(CP, STB)을 보유한 275개사를 대상으로 2019년 3분기까지의 신용등급 변동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9월말 현재 장기등급에 대한 등급전망 부여 현황을 보면, 긍정적 전망 16개, 부정적 전망 27개로 여전히 부정적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특히, 연초 대비 긍정적 전망은 6개가 감소한 반면, 부정적 전망은 1개가 증가하면서 최근까지 축소양상을 나타내던 양자 간의 격차가 다시금 확대추세로 돌아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장기등급 변동현황을 보면 상승이 12건, 하락이 17건으로 집계됐다. 등급상하항배수(Up/Down ratio)는 0.71배로 전년동기(상승 15건, 하락 16건, Up/Down ratio 0.94배) 대비 하락우위 강도가 심화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부도는 투기등급 군에서 3건이 발생했다.

단기등급의 경우 상승 8건, 하락 4건으로 전년동기(상승 8건, 하락 5건)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투자등급만을 대상으로 보면, 올 3분기까지 상승·하락이 장기등급에서는 각각 12건과 13건, 단기등급에서는 8건과 4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단기등급과는 달리 장기등급의 경우 올 들어 투자등급 군에서도 하락우위로 전환됐다.

한편, 장기등급의 향후 방향성을 가리키는 등급전망을 보면 올해 9월말 현재 긍정·부정적 전망이 각각 16건, 27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전자는 3건 감소, 후자는 5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업평가는 등급전망 역시 최근의 비우호적인 사업환경과 기업실적의 악화추세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등급 상승의 경우 모두 투자등급 군에서 발생했다. 등급 상승 업체는 금융, 건설업종에서 각각 4개사의 신용등급이 상승하는 등 상대적으로 다수를 차지했고 나머지 업체는 자동차부품, 의류제조, 전자, 화학업종 등에 골고루 분포했다.

등급 하락은 장기와 단기에서 각각 17건, 4건, 업체 수 기준으로는 19개사에서 발생하였는데, 19개사를 투자·투기등급으로 구분하면 각각 15개사, 4개사로 나뉜다. 등급 상승이 모두 투자등급 군에서만 이루어진 데에 반해 등급 하락은 투기등급 군에서도 다수 발생했다.

▲ 신용등급 하락업체. 출처=한국기업평가

등급 하락은 대부분 해당 업체의 실적 저하로 인해 발생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두산과 두산중공업 등 두산그룹 핵심 계열사들은 두산건설의 대규모 손실시현과 이에 따른 재무적 지원 현실화로 등급이 하락한 가운데 자체적인 영업실적 저하 우려와 재무부담 확대 가능성 등이 더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SK해운의 경우는 대주주 변경에 따른 계열 지원가능성 약화가 등급 하락의 직접적 요인이나 그 기저에는 영업실적 둔화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주요 4개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무더기로 하향 조정된 롯데그룹의 경우, 신설 롯데지주를 정점으로 하는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다수 계열사가 기발행 회사채에 대해 상호연대보증을 제공한 이후 핵심 계열사 롯데쇼핑의 등급이 하향조정 되면서 연대보증채무 등급이 동반하락했다. 

롯데쇼핑의 등급 하락은 소비패턴 변화로 인한 백화점, 할인점의 실적 회복 지연과 투자부담이 내재된 온라인 사업에서의 성과 발현 불확실성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투자등급 군에서 나타나고 있는 하락우위로의 추세 전환과 긍정·부정적 등급전망 추이 등에 비추어 투자등급 군 역시 현재의 등급 하락우위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