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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로 수수료 온라인 증권사 수입은 뭘까주식자금 대출·금융자문사업·초단타자금 알선 등 부가사업 확장
   
▲ 수십 년 동안 할인된 수수료를 받아왔던 온라인 증권사들이 갑자기 제로 수수료를 도입하면서 이들은 고객들로부터 돈을 벌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다.     출처= Money&Maeket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수십 년 동안 할인된 수수료를 받아왔던 온라인 증권사들이 갑자기 제로 수수료를 도입하면서 이들은 고객들로부터 돈을 벌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1983년 루 바르베리니가 주식 거래를 시작했을 때, 그가 담당한 일은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뭔가 큰 기회를 잡는 것이었다. 당사 그는 거래 한 건당 200달러의 수수료를 챙겼다.

당시의 증권사들은 주식을 파는 만큼 많은 스토리(관련 업계 정보)를 팔았다. 그의 기억에 따르면, 리먼브러더스의 교활한 중개업자들이 종종 따끈따끈한 정보를 만들면, 그 이야기는 월가로 퍼져 몇 달 동안 회자되었다. 연예기획사 MGM이 바로 좋은 예다. 이 회사가 영화 라이브러리 사업을 분사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 VHS 영화 테이프가 미국의 거실로 물밀 듯 들어왔고 판매는 급증했다.

당시 인기 높았던 투자은행 드렉셀 번햄 램버트(Drexel Burnham Lambert)에서 일하다가 현재 샌프란시스코의 니치 캐피털 파트너스(Nich Capital Partners)에서 은퇴계획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는 바르베리니는 "스테이크를 판 게 아니라 지글지글 굽는 냄새를 팔았다”고 회고했다.

40년이 지난 지금, 엄청난 수수료를 받고 핫이슈를 팔던 회사들은 거의 망했다.

지난 주, 미국 최대의 온라인 증권사 찰스 슈왑(Charles Schwab Corp.)은 주식, 상장지수펀드(ETF), 옵션 거래 수수료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찰스 슈왑의 이번 조치는 금융권 전반에서 벌어지고 있는 수수료 인하 전쟁에서 가장 극적인 것으로, 이들의 경쟁은 고객들이 점점 더 싼 투자 상품과 서비스를 갈아타면서 회사의 이익을 압박하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최대의 상장 온라인 증권사에서 수수료를 갑자기 0으로 떨어뜨리자 경쟁사인 TD 아메리트레이드 홀딩(TD Ameritrade Holding Corp.)와 E*트레이드 파이낸셜(E*Trade Financial Corp.)도 슈왑의 움직임에 발빠르게 대응했다. 투자자들은 지난 주에도 엄청난 양의 주식을 거래했지만 평소 같으면 이 회사들이 챙겼을 수수료 164억 달러(2조원)가 몽땅 날라간 것이다.

그동안 짭짤한 수수료를 부과해 수익을 챙겨온 낡은 방식의 증권업계 체질을 바꾸기 시작한 업계에 있어, 제로 수수료로의 전환은 거의 불가피해 보인다. 수수료 없는 거래는 많은 일반 투자자들에게 투자를 개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회사들에게는 승리지만, 동시에 온라인 증권사들에게는 성공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 이제, 그들은 어두운 경제 전망이 수익 흐름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수익을 만들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

로버트 시겔 스탠퍼드대학교 경영학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모든 회사가 시장에서 살아남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 감소는, 수수료 제로라는 갑작스러운 조치 이전부터 이미 비용 절감차원에서 직원을 줄이고 있었던 온라인 증권사들의 추가적인 통합을 촉발하게 될 것이다.

TD 아메리트레이드가 2017년에 스캇트레이드(Scotrade)를 인수했고, E*트레이드가 옵션스하우스 (OptionsHouse)의 모회사를 인수하는 등 통합 추세는 이미 진행 중이다. 샌들러 오닐 앤 파트너스(Sandler O’Neill + Partners)의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주, 경쟁사인 TD 아메리트레이드나 슈왑보다 고객이 적은 E*트레이드가 인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겔 교수는 "이곳 시장에서 벌어져야 했을 일이 이제 벌어진 것뿐이다. 이들 상호간의 경쟁이 수수료를 0으로 가져간 것은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다. 적어도 가까운 시일 내에 소비자들이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수료 인하 경쟁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 사이에서 수십 년 동안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 저렴한 ETF와 인덱스 펀드가 일반화되면서 투자자들은 지수의 실적을 추적하는 투자로 급속하게 이동했다. 이런 추세의 증가는 월가의 주식매입 수수료를 잠식시켰고 온라인에서 적극적으로 주식을 팔고 사던 투자자들이 크게 줄었다. 게다가 이른 바 저렴한 로보 어드바이저(robo advisers)의 등장은 값비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었다.

   
▲ 수십 년 동안 할인된 수수료를 받아왔던 온라인 증권사들이 갑자기 제로 수수료를 도입하면서 이들은 고객들로부터 돈을 벌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다.     출처= Money&Maeket

찰스 슈왑은 1987년에 상장되었고, 다음 10년 동안 E*트레이드와 TD 아메리트레이드가 상장됐다. 1990년대 테크 버블 시기에 데이 트레이드가 시작되었고, 데이 트레이드 투자자들은 처음으로, 인간 중개인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으로 주식을 사고 팔 수 있었다. 당시 온라인 수수료 건당 40달러는 오늘날의 기준으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지만, 월가가 청구하던 수수료에 비해서는 크게 낮은 것이었다.

몇 년 동안, 온라인 증권사들은 월가의 제재 없이 성장했다. 그들은 마치 소매업계의 할인점처럼, 전통적인 회사들이 취급하는 것에 관심이 없는 고객들에게 어필했다. 이들은 낮은 거래, 투자, 조언 수수료로 수 조 달러의 고객 자산을 축적했다. 최근 분기말에, 메릴린치를 포함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자산운용사업이 2조 9천억 달러, 모건스탠리의 증권 사업이 2조 6천억 달러를 갖고 있는데 반해 슈왑, TD 아메리트레이드, E*트레이드는 총 6조 달러의 고객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온라인 증권사들의 운명은 새로운 방식의 상품과 서비스에 비용을 지불하는 새로운 고객들을 유치함으로써 사업을 얼마나 진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에 달려 있다

슈왑의 경우, 그것은 좀 더 쉬울 수 있다. 슈왑이 거래 수수료를 없애겠다고 발표했을 때, 슈왑은 이미 수수료 수익을 전체 매출의 7%로 낮춘 상태였다. 그러나 TD 아메리트레이드와 E*트레이드는 아직 거래 수수료가 여전히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제로 수수료로 TD 아메리트레이드는 매출의 15%, E*트레이드는 매출의 11%가 사라질 것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온라인 증권사들이 손실된 수수료 수입을 계속 보충하는 한 가지 방법은 은행업을 키우는 것이다. 그들은 증권사 계좌로 들어오는 고객의 돈을 투자하고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은행업을 하고 있다. 이제 저금리로 이자 수입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들 온라인 증권사들은 더 많은 대출을 해주고 고객들에게 대형 소비은행을 대체할 수 있음을 설득함으로써 은행 업무를 더욱 확장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가들은 말한다.

온라인 증권사들이 손실된 수수료를 보상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증권사들이 현금 지불의 대가로 고객의 주문을 초단타 거래 회사에 보내는 이른 바 주문 흐름 지불(payment for order flow) 이라는 논란이 많은 관행에 더 기대는 것이다. 이 관행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개인 투자자들의 주문이 공공 시장에서보다 좀 더 좋은 가격으로 채워지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에게 이익이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온라인 증권사들이 손실된 수익을 만회하기 위해 초단타 거래 회사에게 더 많은 지불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제로 수수료 상황에서 그런 이익은 크게 줄어 들 것이라고 말한다. 오히려 거래자들로 하여금 수수료를 더 개선할 수 없게 만들 것이라는 것이다.

결국 온라인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수수료를 포기하는 데 있어, 금융자문사업(financial advice selling)이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슈왑은 지난 7월 보험사 USAA로부터 자산운용사업부를 인수하면서 수익성이 높은 자문사업을 더욱 강화했다. 슈왑은 또 구독 기반의 재정 계획을 제공하기 시작했는데, 애널리스트들은 이 모델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업계 전반에 복제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E*트레이드도 지난해 미국신탁회사(Trust Company of America)를 인수함으로써 독립적인 자문사업으로 슈왑과 TD 아메리트레이드와의 본격 경쟁에 나섰다.

StockBrokers.com의 블레인 라인켄스마이어 리서치팀장은 WSJ에 보낸 이메일에서 "제로 수수료경쟁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 경쟁이 막바지에 이르면, 다음 두 주요 격전지는 현금 운용과 투자 조언이 될 것입니다.”

홍석윤 기자  |  syhong@econovill.com  |  승인 2019.10.07  17:4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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