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최근 채권 금리의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금융권의 자산운용 수익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은행권은 지난 8월부터 글로벌 경기침체로 주요 선진국의 채권금리가 하락한 결과 시중은행 일부는 파생결합상품(DLF)이 손실구간에 접어들었고, 보험업권은 금리하락으로 자산운용이익률이 급락해 대형사조차 영업실적이 적자 전환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금융권은 채권 금리하락으로 자산운용 통로까지 막혀버린 모습이다. 특히 보험업권은 금리 하락으로 수익이 더욱 쪼그라 들고 있다.

보험업계는 회계기준(IFRS17) 도입에 앞서 자산-부채 듀레이션 갭을 맞추기 위해 글로벌 금리하락에도 해외채권 비중을 늘리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우량채권을 중심으로 매입을 확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채권 금리 인하의 주범은 보험사라고 말할 정도로 막대한 규모로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 하지만 채권금리 하락은 보험사의 자산운용이익률을 떨어지게 하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장기 채권 투자에 대한 딜레마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은행도 마찬가지다. 은행권은 금리 인하 기조로 핵심영업이익인 예대마진을 올리기 어려워 비이자수익을 집중 강화하고 있지만 주요국과 국내 채권금리 하락으로 신탁·자산관리(WM)부문에서 수익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자산운용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해외국채연계 파생상품(DLF) 손실 이슈로 투자신뢰까지 떨어져 비이자수익에 대한 고민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금융당국이 애초에 은행과 보험업계에 다양한 투자 출구를 열어놓지 못해 이러한 위기상황을 초래하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파생상품 등 비이자수익 관련 규제를 강화시키고 신시장 개설도 제한했다. 이로인해 새로운 금융상품 출시나 운용전략 방안이 축소됐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상황을 인식해 2014년 이후부터 자산운용 자율성을 강조해 시장의 자율경쟁을 촉진하도록 유도했지만 이러한 시장환경을 인지하기 앞서 다양한 대체투자 창구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또한 여전히 저성장과 시장포화 상황에 대비해 실효성있는 대책보다는 신시장 개척과 같은 장기 사업계획을 권고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은 은행권과 보험업권에 각각 해외사업진출과 헬스케어사업 등을 추진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자산운용 관리감독에 있어서도 매년 사건이 터질때마다 뒷수습만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금융당국은 저금리 시대에도 은행과 보험사가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체투자 창구를 지금이라도 열어줘야 한다. 그래야 금융권도 자율적인 시장경쟁속에서 개선책을 마련할 수 있다.

금리 하락으로 인한 성장저하·파생상품 투자손실 등으로 실적 하락이 장기화한다면 장기적으로 금융권도 비상 체제로 돌입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금융당국은 저금리가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비이자이익과 자산운용규모 확대를 위한 정책 마련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