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배달앱 플랫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푸드테크의 큰 그림 중 하나인 딜리 타워를 7일 공개했다. 

실내 자율주행 서빙 로봇 딜리, 딜리 플레이트, 딜리 슬라이드 등을 시범 운영한 우아한형제들의 미래 푸드테크 개척의 연장선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자율주행 서빙로봇, QR코드로 주문하는 배민오더 등 외식업 미래 기술을 송파구 방이동 소재 이탈리안 레스토랑 ‘메리고키친’에 선보인 상태에서 최근에는 세계적인 로봇 공학자 데니스 홍(Dennis Hong) 교수가 이끄는 미국의 캘리포니아 대학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 산하 로봇 연구소 ‘로멜라’(RoMeLa)와 함께 요리 로봇 개발도 착수하는 등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딜리 타워는 현재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우아한형제들 본사에 위치해 있다. 자율주행 실내 배달 로봇이며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상태다.

▲ 딜리 타워가 보인다. 출처=우아한형제들

방식은 간단하다. 우아한형제들 구성원들이 배민라이더스를 통해 사무실로 음식을 배달시키면, 라이더는 건물에 도착해 1층에 대기하고 있는 딜리 타워에 음식을 넣고, 주문 고객이 있는 층까지는 로봇이 배달을 수행한다. 고객에게 배달음식이 제공되는 라스트 마일을 로봇 경쟁력으로 채우는 순간이다.

라이더들의 배달 시간을 줄이는 것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회사의 경우 보안절차가 까다롭거나, 혹은 고층빌딩의 경우 엘리베이터를 통해 이동하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고객이 엘리베이터를 통해 1층으로 내려올 경우 라이더는 ‘아까운 시간’을 버리는 일이 많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시범 서비스 기간 동안 라이더들이 건물 1층까지만 음식을 배달하면, 이후에는 ‘딜리 타워’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직접 주문자가 있는 층까지 배달한다. 라이더는 주문자를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다음 배달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자연스럽게 라이더들의 매출 증대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우아한형제들은 라이더가 로봇 상단 스크린에 배달번호 앞 4자리와 이동 층수만 입력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그 결과 이번 시범 서비스 중 라이더가 로봇에 음식을 싣고 떠나기까지 약 8~10초 밖에 걸리지 않았다.

고객도 풍족한 라스타 마일 사용자 경험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비대면(언택트, Untact) 배달로 인해 사무 및 생활 공간의 보안이 강화된다는 이점이 있다. 주문한 음식을 가지러 이동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어, 라이더 못지 않게 이용자의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로봇과 엘리베이터를 연동시키는 관제 시스템을 통해 로봇이 스스로 층간 이동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이번 시범 서비스의 핵심이다. 엘리베이터 제조사와 협력해 ‘딜리 타워’가 엘리베이터를 원격으로 호출하고 타고 내릴 수 있는 고유의 기술을 연구, 개발한 이유다.

로봇이 짝수와 홀수, 저층과 고층 등으로 나누어 운행하는 엘리베이터를 구분해서 탈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나아가 환경에 따라 상·하 엘리베이터의 이동 방향이 같을 때에만 승차하는 매너모드를 설정하거나 해제할 수도 있다. 김요섭 우아한형제들 로봇딜리버리셀 이사는 “자사가 개발한 로봇 서비스를 구성원들이 직접 체험해 배달 효율성과 데이터 등을 측정하고, 서비스를 보다 고도화하고자 한다”며, “앞으로 주상복합단지, 쇼핑몰, 영화관, 사무실 등에 입점한 커피숍, 음식점 등의 음식과 음료는 물론, 건물 내 서류나 택배 등을 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활용도가 높은 곳과의 협업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