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대한항공, 우리금융지주, 푸본현대생명이 자본건전성을 개선하하기 위해 대규모 자본확충을 진행했다. 특히 우리금융지주는 공모시장을 통해 후순위채권과 신종자본증권을 번갈아 발행하면서 5개월 새 1조7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우리금융지주는 이달 각각 1800억원,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했고, 푸본현대생명은 1000억원의 후순위채를 사모 발행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달 신종자본증권 5000억원을 3.2% 금리로 발행을 완료했다. 이번 자본확충으로 총자기자본이 늘어나 바젤Ⅲ기준 기본자본비율과 총자본비율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 우리금융, BIS비율 개선 목표 ‘영구채’ 발행

우리금융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 전까지 기본자본비율과 총자기자본 비율이 각각 9.27%, 11.10%로 규제기준(시스템적 중요은행지주(D-SIB)에서 기본자본비율과 총자본비율이 모자랐다.

우리금융은 올해 6월 D-SIB로 지정되면서 연말까지 기본자본비율과 총자본비율을 각각 9.5%, 11.5% 이상으로 맞추고 보통주자본비율도 8% 이상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발행 전까지 우리은행은 기본자본비율과 총자본비율이 각각 9.27%, 11.10%로 기준보다 낮았다. 이번 영구채 발행으로 우리은행은 총자본비율은 9.5%를 맞출것으로 예측되나 기본자본비율은 당기순이익이나 위험자산의 증감을 고려하지 않을 때 11.3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기준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두 번째 영구채 발행으로 잉여금에서 차감되는 배당(이자비용)이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 상반기까지 우리금융은 783억원의 신종자본증권 이자비용(우리은행 포함)이 지출됐다.

◇푸본현대, RBC비율 개선위해 1000억원 추가 후순위채 발행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금융투자협회

푸본현대생명은 올 상반기 금융당국의 퇴직연금 리스크 산출기준 강화 여파로 지급여력(RBC)비율이 급락하면서 사모채시장에서 후순위채를 1000억원 추가 발행했다.

올해 푸본현대의 사모채 발행은 지난달 5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다. 푸본현대는 올 상반기 퇴직연금 리스크 기준 상향으로 RBC비율이 보험사 가운데 가장 크게 하락했다. 상반기 RBC비율은 221%로 1분기 304.3% 대비 83.2% 급락했다. 금융당국은 퇴직연금 요구자본에 신용·시장리스크를 올해 6월 70% 상향 반영하고, 2020년에는 최종적으로 해당 위험을 100% 반영한다.

이에 따라 푸본현대는 당국기준에 맞추기 위해 계속해서 후순위채를 발행하고 있다. 

이미 RBC비율은 200%대로 당국 기준은 맞춘 상황이지만 내년에 최종적으로 요구자본이 모두 반영된다면 추가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에 보완자본을 확충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푸본현대는 최근 채권시장의 수요 쏠림 현상에도 발행금리를 낮추기 어려웠다.

지난달 푸본현대는 공모시장에서 1000억원 후순위채 모집에서 1060억원 수요가 발생해 경쟁률이 0.10대 1로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이에 따라 발행금리가 최종 4.25%로 산정됐다.

이달 사모시장에서 조달한 금리는 공모시장에서 조달한 금리와 같은 4.25% 수준이다. 푸본현대의 신용등급은 A(안정적)으로 높은 수준이지만 보험업 저성장과 IFRS17 회계기준 도입과 맞물려 투자자의 관심을 끌기 어려운 상황이다.

◇ 대한항공, 올해만 세차례 자금조달 ‘건전성확보’ 안간힘

대한항공은 신종자본증권을 포함해 올해만 세차례 자금을 조달했다. 회사채 만기가 순차적으로 돌아오면서 대한한공은 지난 4월과 7월에 공모시장에서 각각 3000억원, 2500억원을 발행했다.

이달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1800억은 사모시장에서 4.6%의 발행금리로 조달했다.

이번 영구채 발행은 자기자본규모를 확대해 부채비율을 낮추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은 올 초 중장기 경영발전 방안 계획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부채비율을 295%로 낮추고 신용등급을 A등급 수준으로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대한한공의 개별기준 부채비율은 834.66%로 높은 수준이다. 올 상반기와 하반기에 총 5500억원 회사채 발행에 이어 이달 영구채까지 발행을 완료했지만 목표로 하는 부채비율에 도달하기 위해서 추가 자본확충과 차입금 상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