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부상할 경제 이슈 6가지는? 출처=Imagetoay

[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글로벌 경기 둔화가 지속되면서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경제 예측 기관들이 줄줄이 낮은 경제성장률을 전망하는 등 내년에도 경기 반등 흐름이 미약할 거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6일 2020년 국내·외 경제에서 쟁점으로 부상할 만한 6가지 이슈를 정리한 보고서 ‘2020년 국내외 경제이슈’를 발표했다.

선진국, 이미 저금리...‘완화적 통화 정책’ 효과 있을까?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2017년 하반기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산업생산지수는 2018년부터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IMF와 OECD 등 주요 전망기관이 2020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지속적으로 하향조정하는 가운데 주요 선진국들은 경기침체 방어를 위해 금리 인하를 단행해 오고 있다.

미국 연준은 2019년 7월, 9월 두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하(1.75~2%)했으며, 유럽중앙은행도 제로 정책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중국, 러시아, 브라질, 인도네시아, 멕시코 등 신흥국의 중앙은행도 최근 금리 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그러나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미 금리 수준이 낮은 상황에서 향후 경기 부양을 위한 통화정책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재정정책의 역할이 중요해졌으나, 주요 선진국들의 정부부채와 재정적자 또한 확대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재정정책의 경기 대응 여력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 OECD, 국제투자은행의 2020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출처=OECD, 국제금융센터, 현대경제연구원

국내 경기 3低 지속…연금인구 소비에 '주목'

국내 경제에 대해서는 ‘3저 현상(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심화와 함께 향후 낮은 수출과 투자 개선 가능성으로 2020년 경제성장률이 2%에 미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경기는 지난 2017년 9월을 정점으로 하강하고 있으며 하강 기간이 최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경기 선행 지표가 부진하고 대내적으로는 제조업 생산능력지수가 하락세를 지속하여 국내 경기 하강 원인인 수출·투자 부진 개선세가 나타나기 어려워 보인다는 분석이다.

이미 최저 수준인 기준금리와 통화승수 하락세 등을 감안하면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효과도 미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요 전망기관의 2020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시간이 갈수록 2% 초반으로 하향 조정된 바 있다.

연금인구가 민간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될 거란 전망도 나왔다. 국내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전체 인구의 약 13.8%이다. 2020년은 전체 베이비붐 세대 중 출생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하는 1958년생이 처음으로 국민연금 수급자가 되면서 연금 인구가 국내 민간소비에 미치는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베이비붐 세대는 베이비붐 이전 세대에 비해 소득과 자산이 많은 경향성을 보여 은퇴 이후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소비를 유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다만 베이비붐 세대의 대규모 은퇴가 발생할 경우 가구의 소득 감소에 따른 소비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 가격 하락 인식 여전…정부 정책 따라 일부 지역 변동폭↑

주택 가격에 대해서는 더 떨어질 거란 인식이 우세한 가운데 일부지역의 가격 변동성은 계속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정책 등으로 2020년에도 전국적으로 주택 가격 하락 인식이 우세하나 추가 대책 진행 여부, 지역 및 거래 시점 간 수급 불일치 등으로 일부 지역은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 상존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 부동산 정책은 실수요자 중심의 안정적 시장관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과열 징후 포착시 즉각적으로 대응조치가 시행되고 있어 전국 주택매매가격 지수는 2018년 하반기 이후 상승세가 크게 둔화되었고, 현재는 하락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마찬가지로 내년 부동산 시장은 경기 둔화·건설 투자 감소,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규제 강화 지속, 미분양 주택 증가 등 하방 압력이 우세하지만 분양가상한제에 따른 공급 위축 등 부작용 우려, 3기 신도시 예정지역과 교통개발 지역 상승 등으로 일부 지역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있다는 설명이다.

수출 여건 개선은 ‘글쎄’…기업 부실 리스크는 확대될 것

수출 여건 개선은 내년에도 미지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세계교역 증가율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나 보호무역주의 확산, 반도체 시장의 미약한 회복, 중국과의 수출 동조화 약화 등으로 여전히 수출 여건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내년 세계 교역증가율은 올해에 비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나,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對한국 수출규제 등 각 국가의 보호무역주의가 지속되는 추세 속에서 미약한 반도체 반등과 함께 중국의 경기 부양정책 등을 통한 경기 개선이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으로 나타나는 등 수출 여건이 대폭 개선되진 않을 거란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경기 부진 지속으로 기업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기업 부실 리스크 확대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경제성장률 둔화가 지속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내수 부문 또한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제 성장을 뒷받침해왔던 수출마저 감소세가 심화되면서 기업 경기가 악화되는 모습이다.

최근 상장기업 중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 혹은 5% 미만으로 낮은 기업의 비중이 증가하는 등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됐다.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지불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의 비중도 확대되면서 향후 경기 둔화 지속으로 기업의 부실 리스크가 확대될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

▲ 현대경제연구원이 선정한 2020년 국내외 경제 이슈. 출처=현대경제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