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웅제약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주목된다. 사진=이코노믹리뷰 황진중 기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가 미국에서 판매 호조를 나타내는 가운데 유럽에서도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 전문의약품(ETC)과 일반의약품(OTC) 등 본업에서 매출을 창출하면서 중위험‧중수익을 얻을 수 있는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진출해 더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대웅제약이 주목된다.

대웅제약, 3분기 고성장 지속?

대웅제약은 올해 2분기 최대 매출 및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대웅제약 올해 2분기 실적은 별도기준 매출액 2634억원, 영업이익 170억원을 나타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6%, 70.6% 성장한 수치다. 대웅제약의 최대 실적은 ETC와 OTC의 안정적인 성장과 함께 글로벌 최대 보툴리눔 톡신 시장인 미국에 나보타(미국명 주보)가 본격 진출하면서 실적개선을 이끌었다고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나보타의 미국 진출에 따라 대웅제약은 지속해서 실적 상승을 나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 대웅제약 2019년 2분기 별도 기준 실적(단위 억원). 출처=DART

대웅제약은 2분기 ETC 부문에서 전년 동기 1642억원에서 9.6% 늘어난 1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주요 도입품목인 크레스토, 릭시아, 포시가 등과 우루사, 다이아벡스, 올메텍 등 주력 제품 실적 향상이 영향을 미쳤다. 올해 2분기 OTC 부문 실적은 전년 동기 231억원에서 23% 성장한 284억원을 기록했다. 우루사와 임팩타민 등이 견고한 판매 증가세를 나타냈다.

▲ 대웅제약 ETC(왼쪽) 및 OTC 매출(단위 억원). 출처=대웅제약

대웅제약이 본업에서 견고한 성장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중 ‘라니티딘 사태’가 올해 3분기부터 실적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NDNA가 검출될 우려가 있는 라니티딘 성분을 함유한 269개 의약품 전부에 대해 판매중지 결정을 발표했다.

대웅제약의 알비스는 라니티딘을 포함해 복합제 분야 한국 시장 1위를 기록한 품목이다. 이는 지난해 연매출 584억원을 기록했다. 일전 부분 실적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대웅제약은 다른 성분의 역류성식도염 치료제로 넥시움을 보유하고 있고, 소화기 치료제 가스모틴도 판매하고 있다. 두 제품은 각각 지난해 매출 376억원, 212억원을 기록했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알비스 매출 공백을 넥시움, 가스모틴 등이 상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대웅제약 3분기 개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1% 성장한 2554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4% 늘어난 124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보툴리눔 톡신, 시장 성장‧중위험‧중수익 삼박자 갖춰

나보타가 미국에서 순항하고, 유럽에서 시판허가를 획득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미용 시장이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목 받는 부문은 노화가 덜 진행된 인체를 오래 유지하는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보툴리눔 톡신으로 표정을 지을 때 생기는 주름을 예방하거나 제거하고, 콜라겐과 지방이 줄어들어 꺼진 피부에 필러를 주사해 볼륨을 되살리는 시술 등이 확산 중이다. 최근에는 초음파를 활용, 처진 얼굴을 리프팅하는 시술도 소비자들이 애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미용 시술이 상업화될 수 있었던 것은 제약바이오 사업 대비 낮은 사업 위험과 구조적으로 성장하는 수요 두 가지가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보툴리눔 톡신 등 미용 사업은 제품 개발 비용과 임상 실패 확률이 낮고 잠재적 수요자가 많다는 특징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툴리눔 톡신은 신약이라기보다 공산품에 가깝다”면서 “임상을 해야 하지만, 이미 알려진 물질을 상업화하는 성격이 짙다. 기업이 투자해야할 개발 비용이 제약바이오 신약개발보다 적다”고 설명했다.

의약품은 특정 병증을 타겟해 개발되므로 해당 병증이 있는 환자들만이 대상이다. 보툴리눔 톡신 등 미용 제품은 수요 대상이 시술을 희망하는 소비자이므로 수요 확장성이 크다. 잠재적 수요자가 많을 수 있다고 풀이된다.

과학기술 발전에 따라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NGS) 등을 통해 치료 표적이 다양해지면서 특정 기전을 타겟한 치료제 개발은 대상 환자가 적어 임상 환자 모집이 어렵고 개발에 성공해도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될 확률이 낮아지고 있다는 평이다. 업계에서는 미용 시장이 신약개발에 비해 상대적으로 실패할 위험이 낮고 수익도 어느정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보고 있다.

나보타, 대웅제약 실적 개선 이끌까

나보타와 관련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인 에볼루스에 따르면 나보타는 올해 5월 15일 출시 이후 미국 보톡스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에볼루스는 2년 안에 시장 점유율 20%, 2위 달성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달미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나보타를 시술받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소비자들은 만족도가 높고 재시술 및 지인들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면서 “나보타 매출액은 올해 400억원 수준에서 향후 3년 동안 1000억원 돌파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 대웅제약 나보타 매출 전망(단위 억원). 출처=SK증권
▲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제품 모습. 출처=대웅제약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주성분인 균주에 대한 논란도 차차 해소 중에 있다. 한국 민사소송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 ITC)에서 포자를 감정한 결과 모두 포자가 형성됐다. 이는 대웅제약의 균주가 경쟁사의 균주와 다른 것으로 판명할 수 있는 근거 중 하나다.

미국에서 판매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나보타(유럽명 누시바)는 최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나보타의 최종 유럽 품목허가 승인을 받았다. 유럽에서 나보타 적응증은 미간주름이다. 대웅제약은 유럽연합(EU)내 28개 국가와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 총 31개 유럽 국가에 나보타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에볼루스는 2020년부터 현지에 제품을 공급할 방침이다. 이달미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수출이 과거 전통 제약사였던 대웅제약의 기본적인 체질을 개선시키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