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성온천역.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대전지역 집값이 심상찮다. 청약열기도 예사롭지 않다. 전국 집값 상승률, 청약경쟁률, 그리고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서울을 제외하고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대·대·광이라고 불리며 대구 대전 광주지역의 강세는 주목받을 정도로 눈에 뛴다. 대전지역 아파트 가격 강세 현장을 다녀왔다. 

대전지역의 집값이 뛰게 된 건 2017년 8월 세종시가 '투기과열지구'로 묶이고 나서다. 세종시의 대체수요지로 집중적으로 관심을 끌면서 대전지역 아파트 가격 강세가 시작됐다. 현재 대전지역 집값은 유성구와 서구가 이끈다.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에 따르면 지난주 대전의 매매가 상승은 유성구가 0.51%, 서구 0.47%, 중구 0.28% 순으로 상승세를 주도했다. 

대전 유성구는 3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미분양관리지역'에서 도안지구 개발 영향으로  7월 '고분양관리지역'으로 전환됐다. 시장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그 영향으로 현재 대전 유성구의 집값 상승이 타지역에 비해 최고로 올랐다. 서구 지역 강세도 만만찮다. 서구 둔산동은 대전의 중심이자 학군 좋은 동네로 유명하다. 한국감정원 ‘9월5주 주간아파트가격동향조사 시계열’에 따르면 대전 서구 매매변동률은 0.37%(9월23일)에서 0.38%(9월30일)로 상승폭이 여전히 확대되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대전 중구도 재개발 사업 호재로 최근 관심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오는 11일 목동3구역 재개발인 '목동더샵리슈빌'이 분양 예정으로 잡혀 있다. 중구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 다른 지역 투자자들 문의가 늘었다"며 "주로 소형 평수인 59㎡ 문의가 많다"고 덧붙였다. 

대전광역시에는 재개발 사업 단지를 비롯해 대규모 개발 관련 물량이 대기하고 있다. 재개발 수요에 관심이 많은 수요자들이 여전히 많을수 있다는 의미다. 대전지역 부동산은 재개발 열기가 뜨거웠다. 

▲ 4일 전매제한 풀린 도안신도시 '아이파크 시티'.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언제 유성구가 '투기과열지구'로 묶일 지 모른다", 각종 개발호재가 있는 유성구 

대전지역의 아파트 가격 강세를 주도하고 있는 유성구를 찾았다. 지난 4일 대전 도안2-1지구 A블록에 들어설 예정인 '도안 아이파트시티'(이하 아이파크시티)의 전매제한이 풀렸다. 분양 초기보다 프리미엄(p·웃돈)이 1억~1억5000만원까지 붙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확인 결과, 현재 거래되고 있는 아이파크시티의 분양권은 84㎡기준으로 7억~7억5천만원이다. 분양 초기 84A·B㎡ 기준으로 4억5000만~5억6000만원이었다. 

아이파크시티는 1단지 1254세대 2단지가 1306세대로 구성된 대단지다. '브랜드'가 있는 아파트 단지로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갑천3블록 인근에 있는 D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아이파크 시티는 물건이 나와도 바로 거래가 된다"고 말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월 1순위 청약 당시 아이파크시티 2단지 84A㎡가 150가구 모집에 3만429명이 몰려 202.86대1로 최고 경쟁률을 찍었다. 

▲ 대전 도안신도시.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아이파크시티에 수요가 몰렸는데 덕분에 주변 단지가 수혜를 봤다. 최근에 아이파크시티 옆에 위치한 '트리풀시티 9단지'가 3.3㎡ 당 1900만원으로 올랐다. 38평(전용 101㎡)이 8억원 이상으로 거래가 된다. 한 공인중개업소에서는 "9억원을 찍었다는 얘기도 있다"고 덧붙였다. C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대전 유성구 평균 시세는 3.3㎡ 당 최대 1300만원이다"며 이렇게 가격이 뛴 이유로 '투자 수요'를 들었다.

거래는 관망세가 예상된다. 아이파크시티는 양도세 비율이 55%에 달한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양도세를 줄이기 위해 '6개월 뒤 명의변경'이나 '양도세를 매수자가 부담하는 방법'이 있다. 관망세지만 부동산 수요자들의 눈은 한동안 유성구에 몰릴 전망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곳이 부촌이 됐다"며 "의사나 변호사 연구원 등 잘 사는 사람들이 산다"고 말했다. 

유성구 도안신도시의 호재로는 장대 B구역 재개발 가시화와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노선, 버스 터미널 개통 등이 있다. 그중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노선 개통이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이 꼽는 큰 호재다. 대전광역시의 도시철도 2호선 '스마트트램(노면전차)'은 지난 1월 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고 2021년 착공해 2025년 완공 계획이다. 2022년말에는 대전유성복합터미널이 운영 개시될 예정이다. 

도안신도시에서 최근 분양하는 단지들이 청약 경쟁률이 높아서 유성구가 언제 투기과열지구로 묶일 지 모른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말이다. 

▲ 대전의 '강남', 서구 둔산동 크로바 아파트.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대전의 '강남' 서구 둔산동 크로바 아파트 

유성구와 더불어 대전지역 집값 상승을 이끌고 있는 대전의 강남인 서구지역은 전통적 강세지역 다운 면모를 갖추고 있다. 강세가 이상하지 않을 정도라는게 지역 주민들의 당연한 반응이다.  

"여기는 원래 비싸요" 

대전 서구 둔산동 크로바 아파트가 지난달 47평(156㎡)이 11억4500만원에 거래가 됐다는 말에 인근 K 공인중개업소 관계자가 한 말이다. 2일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156㎡ 매매가는 최고 13억원까지 찍었다. 

K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크로바 아파트에 대해 "31평(전용 101㎡) 매매가가 7억이 넘는다"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9월 30일 기준으로 101㎡은 5억5000만~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일주일 만에 최소 5000만원이 올랐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크로바 아파트는 36평(전용 120㎡)은 8억5000만원~9억원 선에 거래가 된다. 9월 30일 기준 한국감정원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120㎡이 6억7000만원에서 7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때보다 1억 이상이 올랐다. 대전 서구 둔산동 크로바 아파트의 굳건한 상승세는 학군 영향이 크다. 

▲ 서구 둔산동 학원가.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둔산동 크로바 아파트 맞은 편에 있는 학원가에는 책가방을 멘 교복 입은 학생들이 많이 보였다. 대전 서구 둔산동은 '8학군'으로, 학원가를 중심으로 문정중, 탄방중, 삼천중학교와 한밭초, 대덕초, 성모초등학교가 있다. 대전 내에서는 명문이라 일컬어지는 충남고등학교가 위치해 있다. 

학군과 역세권, 몰세권이 갖춰져 있는 터라 둔산동 크로바 아파트는 전년 동기 대비 최고 매매가가 2억원 이상 올랐다. 부동산 뱅크가 제공하는 '매매실거래가추이'에 따르면, 31평(전용 102㎡) 매매가가 2018년 10월 3일 최고 5억2000만원 선에 형성됐는데 올해 10월 2일 최고가 7억원을 찍었다.

서구 둔산동 일대와 유성구 도안신도시 내 단지들은 올해 들어 상승폭이 커지는 형세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2019년 4월 4주부터 현재까지 대전 매매 변동률은 꾸준히 상승세를 그렸다. 5월3주 0.08% 상승부터는 평균 0.05% 상승은 유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 신도심(유성구·서구) 내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인근 세종시가 '투기과열지구'로 묶이면서 대전 아파트 단지들이 풍선효과를 봤다고 말한다.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세종시도 규제한다고는 하지만 집값이 두배 올랐다"고 덧붙였다. 

각종 개발 호재들도 신도심에 몰려 있는데, 중구 재개발 물량이 하나씩 풀리면서 구도심 중 하나였던 중구의 향방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대전 갑천3블록 '트리풀시티'.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다른 지역 투자자들이 대전에 몰리고 있다", 재개발 호재 있는 중구 

중구는 대전지역 집값 강세 3인방중에 최근 열기가 뜨거운 비교적 신흥 강세 지역이다. 그래서 향후 기대수익이 제일 클 것으로 전망되면서 다른 지역 투자자들의 투자 선호지역 1순위이기도 하다. 유성구와 서구가 투기과열지구로 묶인다는 소문이 돌면서 투자자들의 대체 투자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오는 11일 중구 목동3재정비촉진구역에 포스코건설과 계룡건설이 '목동더샵리슈빌'을 분양할 계획이다. 초등학교 인근 H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서구 둔산동과 유성구가 곧 '투기과열지구'로 묶인다는 얘기가 있어서 중구로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중구 평균 시세는 3.3㎡당 1000만~1300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이것도 지난해부터 많이 오른 가격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근 1년 사이 대전 지역에 다른 지역 투자자들이 많이 들어왔다. 서울이나 부산, 대구 등에서 여러 지역에서 투자자들이 들어온 것이다. 을지대학교 근처 J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1년 전보다 84㎡ 매매가가 8000만원에서 많이 오르면 1억원이 올랐다"며 "투자 가치가 있는 단지들은 외지에서 살 건 다 사갔다"고 말했다.

중구는 용두동, 선화동, 목동, 태평동 등 재개발 사업지들이 있고 개발 호재가 있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서구도 가깝고 유성구도 가깝고 대전의 중심이다 

중구 뿐만 아니라 동구에도 투자자가 들어오는 추세다. 동구 가오동 인근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미 9월 안으로 투자자들이 왔다 갔다"며 "주로 역세권 위주 단지로 사갔다"고 말했다. 그는 "대전 아파트값이 투자자들 때문에 많이 올랐다"며 "비교적 최근 입주한 단지를 기준으로 84㎡로 4억중반에서 5억원 선이다"고 덧붙였다.  

▲ 대전 도안 갑천지구.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대전도 언제 집값이 빠질지 모른다" 

대전은 구도심(중구·동구)과 신도심(유성구·서구)의 격차가 커져가고 있다. 구도심과 신도심의 집값 격차가 3배정도 나면서 구도심의 가격 상승이 신도심을 따라가고 있어 언제까지 상승할지 예측이 힘들다. 한편으로는 대구처럼 치고 빠지식의 집값 하락 우려도 커지고 있다.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동구 아파트 평균으로 3.3㎡당 700만원 정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구가 서서히 오르고 있고, 유성구가 3.3㎡당 1300만~1500만원 선을 형성했다. 구도심과 신도심의 차이가 3배 정도 나지만, 동구도 조금씩은 오르고 있다고 하니 대전 집값이 앞으로 더 오를지는 지켜봐야 한다.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구는 아파트값이 이미 빠지고 있다"며 "대전도 언제 집값이 빠질 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렇게 신도심과 구도심의 아파트값의 격차가 나는 와중에도 '치고빠지기'를 해야 한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