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픽사베이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카드사들이 실물 카드가 없어도 생체를 활용해 결제 할 수 있는 ‘생체 간편 결제 시스템’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가맹점·고객 편의성 개선은 물론 부진한 업황 속 수익성 도모를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맹점 단말기 설치 등 추가적 비용부담에 가맹점 확대가 어려워 생체 간편 결제 시장이 활성화하기엔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 BC카드, 롯데카드가 최근 손바닥, 목소리, 얼굴 등 생체정보에 기반한 지급결제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생체정보 기반 결제 시스템은 실물카드나 스마트폰 없이도 고객의 신체만으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신한카드가 시범 운영 중인 'Face Pay(페이스페이)'는 지난 2일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페이스페이는 카드나 휴대폰 없이 얼굴만으로 결제하는 미래형 결제 시스템이다.

이번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페이스페이는 안면인식정보를 등록할 때 앱 인증, 카드 및 휴대폰 본인확인 등의 방법으로 실명확인을 대체하는 규제 특례를 적용 받았다. 키오스크에서 카드정보와 안면정보를 등록하면 카드나 휴대폰 없이도 페이스페이가 지원되는 매장에서 상품 결제가 가능하다.

신한카드는 지난 8월부터 신한카드 본사 식당 및 카페, 편의점 CU에서 페이스페이 시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연내 제휴 관계에 있는 특정 대학교 학생 및 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교내 가맹점에서 서비스를 시작하고, 향후 서비스 안정성 등이 검증되는 대로 운영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신한카드 '페이스페이' 결제 방식. 출처=금융위원회

목소리를 통한 결제 인증 방식도 있다. BC카드 QR결제 플랫폼인 ‘페이북’은 목소리를 등록하면 비밀번호 대신 자신의 목소리로 결제가 가능하다.

페이북은 실물 카드 없이도 스마트폰으로 QR결제 가맹점에서 결제는 물론 기존 신용카드 혜택을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단말기 제조사, 통신사, 온라인 서비스 종류에 상관없이 활용할 수 있어 범용성과 편의성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얼굴 동작 체크, 목소리 위변조 검증 기능과 같이 생체인증 방식별로 특화된 디지털 보안 기술을 적용해 생체정보 유출에 따른 부정사용을 방지하는 등 보안성도 강화했다.

롯데카드는 사용자 정맥정보를 식별하는 생체인증 결제방식인 '핸드페이(Hand Pay)' 서비스를 선보였다. 핸드페이는 손바닥을 전용 단말기에 터치하면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다. 손바닥 정맥 혈관 속 헤모글로빈 성분을 패턴으로 저장한 후 이삼 중으로 암호화한 점이 특징이다.

이 방식은 사람마다 정맥 혈관 굵기, 모양, 선명도 등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지문 보다 약 1000배 정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맥정보를 디지털 정보로 변환한 후 암호화해 금융결제원 바이오정보 분산관리센터와 롯데카드에 분산 저장하기 때문에 개인정보 도용이나 해킹 우려도 적다는 설명이다.

최근 가맹점 카드 수수료 인하 여파로 부진한 수익성을 보이고 있는 카드업계는 이 같은 핀테크를 활용한 혁신 개발로 각종 페이업체의 간편결제 서비스에 맞서고 있는 모습이다.

생체 간편 결제 서비스는 실물카드나 스마트폰을 소지하지 않고도 결제가 가능해 편리성이 제고된다는 장점이 있다. 지급수단의 도난·분실·파손 위험이 없어 전자금융거래의 안정성도 증대시킨다.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결제업무를 간소화할 수 있고, 탄력적인 점포 운영이 가능하게 되는 등 가맹점 운영의 효율화도 가능하다.

그러나 생체 간편 결제 서비스가 상용화하려면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말기 설치 비용이 비싸 가맹점 확대가 어렵다는 점이 주된 이유다.

생체 간편 결제 서비스 제공을 위한 단말기 가격은 10만~20만원 수준으로 10만원이 채 안되는 기존 IC단말기에 비해 비싼 금액이다. 하지만 여전법상 카드사들이 가맹점 점주들에게 단말기 비용을 지원할 수 없어, 단말기 가격은 고스란히 점주들의 몫으로 돌아간다.

아직 서비스 초기 단계로 활용성이 검증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같은 비용 부담은 점주들의 유인책을 감소시키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카드사들이 지난해 10월 도입키로 했던 손가락 생체인증 간편결제 '핑페이'는 아직까지도 출시가 요연한 상태다.

생체 인증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생체 인증은 도용될 시 번경이 어렵고 자신의 신체 정보 노출 자체를 부담스러워 하는 고객들이 많다는 것이다. 또 생체 인증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의 수 자체가 적다보니 생체 인증 결제를 위해 까다로운 본인 인증 절차 등을 감수 할 고객들도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생체 인증 결제 시스템 도입은 편의성 제고는 물론 결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카드업계는 고객들이 더욱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만들어야 되는 상황이기에 향후 간편결제 등의 비대면 결제 시스템은 점점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