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MMORPG ‘리니지M’이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이어 iOS 앱스토어를 제패했다. ‘거래소’ 시스템이 탑재된 청소년 이용불가(이하 청불) 버전을 iOS 앱스토어에 출시하면서 확실한 저력을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청불 버전 리니지M은 지난달 25일 iOS 앱스토어에 출시됐다. 4일 앱 분석 사이트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리니지M은 출시 후 7일만에 iOS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올랐다. 26일 매출 5위를 시작으로 27일 3위, 29일 2위로 오른 후 지난 1일 매출 순위 1위에 올랐다. 

▲ iOS 앱스토어 리니지M 매출 순위 추이. 출처=모바일인덱스

애플은 2018년 12월 26일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자체등급분류사업자로 지정받았지만, 청불 등급 게임은 국내에 제공하지 않는 내용으로 자체등급분류 기준 협약을 체결했다. 때문에 리니지M뿐만 아니라 웹젠의 뮤오리진2, 플레이위드의 로한M 등도 청불 등급을 구글플레이에 출시하고 iOS 앱스토어에는 12세 이용가로 내놓았다.

리니지M을 비롯한 일부 MMORPG가 청소년 불가 등급 판정을 받은 이유는 ‘거래소’ 시스템 때문이다. 게임위는 거래소 콘텐츠가 청소년유해매체물을 모사한다는 이유로 청불 등급을 매겨왔다. 

MMORPG 장르에서 거래소 유무는 이용자들에게 크게 작용하는 요소다. 게임 내 재화를 통해 유료 재화를 획득할 수도 있고, 아이템의 가치를 유지시켜주는 역할도 해주기 때문이다. 

▲ 리니지M. 출처=엔씨소프트

앱스토어의 정책이 바뀌며 상황이 달라졌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애플과 지난 8월 ‘자체등급분류사업자 등급분류기준 협약’의 개정안을 바탕으로 청불 게임을 유통하는 내용을 골자로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iOS 앱스토어에 청불 게임이 출시 할 수 있게됐다.

엔씨는 곧장 자사의 캐시카우 리니지M의 청불 버전 iOS 앱스토어 출시를 검토했고, 지난달 말 출시했다. 기존에 서비스하던 12세 버전은 변함없이 서비스하고 있다. 

리니지M은 출시한 지 2년이 넘은 게임인데다가 거래소 시스템 이용을 원하는 유저들은 이미 녹스 등 앱플레이어를 통해 구글 플레이용 리니지M을 이용하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에 앱스토어에서의 성과에 불확실성도 있었지만, 이번 성과로 건재함을 다시 한 번 증명한 셈이다.

다만 구글 플레이에서 만큼의 막강한 영향력은 아직 구축하지 못한 모양새다. 매출 순위 1위를 유지하던 리니지M은 지난 3일 매출 2위로 내려왔다. 지난 2017년 6월 출시 이후 단숨에 매출 1위를 차지한 이후 단 하루도 1위를 내어주지 않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시장과 비교하면 위력은 비교적 작다. 

한편 청불 등급 게임이 허가된 iOS 앱스토어에는 고포류(고스톱·포커류)를 비롯해 MMORPG 등 캐시카우 게임들이 속속 참여하고 있다. NHN의 ‘한게임 포커’ ‘한게임 섯다’ 네오위즈의 ‘피망포커’ ‘피망 뉴맞고’ 등이 매출 중상위권에서 치열한 대결을 펼치고 있다.

iOS 앱스토어 내 대형 게임의 매출 기여가 늘어나며 앱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길지도 관심사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는 3대 마켓 중 공고한 1위를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 토종 마켓인 원스토어와 iOS 앱스토어 간에는 묘한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는 형국이다. 원스토어는 지난해 개발사 수수료를 크게 낮추는 승부수를 던졌고 같은해 말부터 눈에 띄는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올해 매출 기준으로는 iOS 앱스토어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iOS 앱스토어는 원스토어가 결국은 잡지 못한 ‘대어(大漁)’ 리니지M을 잡은 형국이다. 두 마켓의 향방에도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