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FC코리아가 9월 30일 출점한 수원역광장점. 출처= KFC코리아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KFC코리아(대표 엄익수)가 최근 매장을 출점할 때마다 국내 패스트푸드 시장에서는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에서 영업망 강화의 일환으로 점포를 신규 개설하는데 열을 올리는 상황에서 KFC가 개점 사실을 새삼 강조하는 전략의 배경에 업계 관심이 모이고 있다.

KFC는 올해 들어 9월 30일까지 9개월 간 신규 매장 11곳을 개점했다. 열 때마다 보도자료를 내고 해당 매장이 들어선 상권의 특성과 메뉴 구성, 서비스, 편의사항 등을 소개하고 있다.

패스트푸드 업계의 가맹사업자들은 통상 해외 매장을 처음 열거나 특정 점포 수를 돌파하는 등 특수한 사례가 아닐 경우 개개 매장이 오픈한 사실을 공개적으로 홍보하지 않는다. 매장이 열고 닫는 일이 드문 현상은 아니기 때문이다.

동종업계 브랜드 가운데 롯데리아, 맘스터치, 버거킹 등 3곳의 작년말 대비 올해 8월 말 기준 점포 순증 수는 각각 37개, 45개, 26개로 집계됐다. 폐점되거나 업종 변경돼 각 브랜드 매장 수에 집계되지 않을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순증폭은 더 커질 수 있는 셈이다. 각 브랜드는 KFC보다 더 많은 점포를 새로 냈지만 각 매장 소재지에서 프로모션을 실시한 점 외 본부에서 나서서 언론 보도를 하진 않고 있다.

▲ 출처= KFC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캡처

KFC 본사는 기존 점포 수가 타 브랜드에 비해 적기 때문에 새 점포의 의미가 크기도 하지만 대부분 매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어 홍보가 절실히 필요한 입장이다. KFC는 1983년 두산그룹과 KFC 미국 본사 양 측 간 기술 자격 및 기술적 지원 협정(Technological License&Technical Assistance Agreement)을 체결했다. 2017년 KG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후에도 계약 사항이 그대로 계승됐다.

경영권, 마케팅 방식을 해외 법인이 총괄할 수 있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과 달리 브랜드, 사업 노하우 등만 독점적으로 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KFC 계약 형태의 골자다. KFC 한국 법인은 이 협정에 따라 국내에서 직영점이나 위탁 운영 매장만 출점할 수 있다. 위탁 운영 매장은 상가를 소유하거나 임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예비 창업자가 본사와 계약을 맺고 모든 점포 구축 비용을 지원받은 뒤 수익을 공동 배분하는 형태의 가게다. 초기비용 지원규모, 로열티 수준 등 측면에서 가맹 사업과 차이를 보인다.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경우 예비 창업자와 가맹 계약을 맺고 점포를 내기 때문에 점포별 실적이 본사 성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매장의 성과 본사 실적에 그대로 반영된다. 직영점만 운영하는 KFC가 감사보고서 등을 통해 본사와 점포 모두의 성과를 한 번에 평가받을 수 있는 점은 경영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 관행 상 본사 실적 추이가 브랜드 경쟁력에 대한 평가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KFC가 최근 3년 간 적자 경영을 이어온 점도 과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6~2018년 KFC의 영업손실 규모는 123억원, 173억원, 15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신제품을 출시하고 마케팅에 주력함으로써 매출액을 꾸준히 끌어올렸지만 인건비, 식재료 등 고정비의 상승세를 충분히 상쇄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적자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점포 수익을 증대시켜 매출액을 더욱 향상시키는 전략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패스트푸드 업계 관계자는 “KFC는 직영점 위주로 운영되다보니 매번 출점할 때마다 본부에서 투입하는 비용이 가맹사업자에 비해 훨씬 큰 상황”이라며 “투입 대비 효용을 얻기 위해선 주요 수익원인 점포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이윤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FC는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나 방향성을 밝히지 않았다. 실적 개선의 열쇠인 점포 경쟁력을 확대시키기 위해 꾸준히 출점하는 동시에 신제품 개발하고 출시하는 등 기존 사업 전략은 꾸준히 공들여나갈 계획이다.

KFC 관계자는 “KFC는 트렌드에 맞는 신메뉴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다양한 고객 프로모션을 진행함으로써 최근 매출액을 높여올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꾸준히 매장을 신설해 고객을 유입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