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크푸르트는 지난 한 해 동안 부동산 가격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인 유일한 도시다.    출처= 위키피디어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브렉시트 대혼란이 금융 수도로서의 위상을 떨어뜨려 런던의 부동산 거품을 끌어내리는 데 기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록적인 저금리는 다른 유럽 도시들의 부동산 가격을 위험할 정도로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CNN 등이 최근 보도했다.

스위스 금융그룹 UBS가 발표한 새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 버블의 가장 큰 위험은 현재 독일 남부 도시 뮌헨이다. 암스테르담과, 유럽중앙은행(ECB)의 본거지인 파리와 프랑크푸르트도 ‘과대 평가’된 ‘버블 위험 지역’으로 분류됐다. 이는 부동산 가격이 몇 년 동안 꾸준히 상승하다가 갑자기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홍콩과 캐나다의 토론토, 밴쿠버는 이미 일찌감치 ‘버블 영역’의 상위에 있는 도시들이다.

올해로 5년째를 맞는 UBS 글로벌 부동산 버블 인덱스(Global Real Estate Bubble Index)는 가격, 소득, 임대료, 경제성장과 건설활동 등의 관계 동향을 조사해 세계 24개 주요 도시의 주거용 부동산 가격을 분석한다.

프랑크푸르트 급부상

브렉시트 혼란이 투자 유입처(investment magnet)로서 런던의 입지를 크게 손상시킨 반면 다른 대도시들을 상대적으로 더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이 도시들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대해 걱정하는 회사들과 전문가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보고서의 저자인 UBS의 마티아스 홀제이 애널리스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러나 저금리가 유로화를 사용하는 국가들의 부동산 가격을 부추기는데 브렉시트 우려보다 더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주택시장 조정의 전형적 촉발제인 금리 인상이 당분간 예상되지 않지만, 이 지역의 취약한 경제 성장이 상황을 '취약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ECB는 지난 9월, -0.4%였던 예금금리를 -0.5%로 인하했고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새로운 부양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ECB의 통화완화정책은 기업과 소비자들의 대출과 지출을 증가시키기 보다는, 오히려 금융 자산가들이 더 나은 수익을 찾아 부동산이나 주식에 쏟아 부기 위한 돈을 더 낮은 비용으로 빌리게 해주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UBS는 밀라노를 제외한 유럽의 도시들이 지난 1년간 모든 조사에서 가장 높은 가격 상승을 보였다고 밝혔다.

특히 뮌헨은 유럽에서 부동산 거품이 가장 큰 위험한 도시로 나타났고, 프랑크푸르트는 부동산 가격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인 유일한 도시로 조사됐다. 홀제이 애널리스트는 "프랑크푸르트는 그동안 런던이나 다른 도시들에 비해 매우 저렴한 도시였다"고 지적했다.

프랑크푸르트는 건축 활동이 2017년에 사상 최고로 활발해 충분한 공급이 이루어졌지만, 인구증가가 신규 공급을 앞지르면서, 지난 10년간 부동산 실질가격 상승률은 무려 80%에 달했다고 보고했다.

반면, 시드니, 밴쿠버, 두바이 같은 도시들은 외국인 매수자에 대한 세금과, 빈 부동산 소유자에게 부과되는 수수료 등과 같은 규제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전년에 비해 5% 이상 하락했다.

UBS는 또 유럽의 주택 가격이 현재 거의 최고치에 이름에 따라 주택시장 규제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유럽의 주택시장에 대한 규제 증가는 결국 ‘국민들이 저렴한 주택을 구입할 수 없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브렉시트에도 여전히 높은 런던

런던은 3년 전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전만 해도, 2012년부터 2016년 사이에 부동산 가격이 50%나상승한, 유럽에서 가장 '집 사기 어려운 도시’였다.

홀제이 애널리스트는 "유럽 도시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야기한 브렉시트는 런던 부동산 가격을 짓눌렀다"고 말했다.

그러나, 런던의 주택 가격은 2016년 최고치보다 10% 정도 낮지만, 여전히 과대평가돼 있다. UBS보고서는 "최근의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런던 도심 근처에 있는 60m2(18평)의 아파트를 구입하려면 고숙련 근로자라도 14년 동안 일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런던의 핼리팩스(Halifax) 은행에 따르면, 런던 주택 소유자들은 가처분소득의 거의 절반을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쓰고 있다.

그러나 UBS는, 영국 부동산은 파운드화 약세 때문에 외국 바이어들에게 매력적일 수 있다며 런던의 주택 시장을 평가 절하하지 않았다.

"브렉시트의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해외 수요가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