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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돈만버는 시대는 끝, 사회적 가치는 생존의 문제”모든 사회가 이해 관계자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을 중심으로 각 계열사들이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경영의 핵심 키워드로 정립하고 있다. 기업이 단순히 돈만버는 곳이 아니라, 과감하게 사회문제 해결에 나서는 한편 긍정적인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논리다.

듣기에는 아름답기 이를 데 없으나, SK는 왜 이윤을 창출해 주주의 이익을 보전하는 것이 기업의 최대미덕이라는 절대적 명제를 거부하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노력을 기울여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일까? 얼핏 이해되지 않는 두 개념의 간극을 메우는데 도움이 된 자리가 2일 SK 서린빌딩에서 열렸다.

   
▲ 정현천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회 팀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진홍 기자

사회적 가치는 생존의 문제

정현천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회 팀장은 사회적 가치를 두고 ‘정체를 잘 모르겠다’는 일각의 반응에 대해 '당연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팀장은 “사회적 가치 창출을 시작하며 일각에서는 그 실체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오지만 이는 당연한 일”이라면서 “기업의 사회적 가치가 창출되고 다양한 효과가 나오면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논의의 첫 과정에서 정확한 개념정립은 필수라는 점도 강조했다. 정 팀장은 “최근 사회 전반에서 명확하게 논의되지 않은 주장들이 난립하는 상황을 자주 목격한다”면서 “제한된 내용을 가지고 논의하면 엉뚱한 결과가 나온다. 이를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SK가 추구하는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두고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왜 기업이 사회적 가치에 집중하는가’라는 질문이다. 사회적 가치 창출에 나서는 것은 그 자체로 고무적이지만, 굳이 SK라는 단일 기업이 역량을 기울여 사회적 가치 창출에 매진하는 것은 어색하다는 뜻이다.

정 팀장은 급변하는 경영환경, 나아가 생존의 가치를 거론했다. 

정 팀장은 “20년 전 글로벌 대기업 순위를 보면 대부분 인류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기업들이 많았다”면서 “지금은 다르다. 글로벌 기업 순위에 올라있는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은 모두 새로운 사회의 변화에 맞춰 이를 충족시키는 기업들”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인 기업환경에서는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고 주주의 이득을 보장하는 것이 핵심이며, 그 동력은 인류가 가진 고질적인 문제해결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변했고, 기업도 새로운 경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 팀장은 “투자자들은 단순히 이득을 보기위해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투자금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고민하고, 고객들은 단순히 ‘가성비’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소비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고려한다”면서 “결국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의 가치가 더 커지고 있으며, 그 연장선에서 SK의 사회적 가치 창출이 생명력을 얻는다”고 말했다. 이제 기업이 단순히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지상과제가 아니라 그 자체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 가치 창출에 나서야 생존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뜻이다.

고객의 개념도 변한다. 고객은 단순히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사람만을 의미했으나, 이제는 그 개념이 훨씬 넓어진다. 자기의 소비생활이 어떤 긍정적인 사회적 가치를 끌어낼 수 있는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고객은 사회 전체로 확장되기 때문이다. 정 팀장은 이를 “전 사회가 이해 관계자가 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SK가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모든 사회를 고객, 즉 이해 관계자로 규정했기 때문에 생존을 위한 전략이 가동되고 있다는 것은 확인됐다. 그렇다면 기존의 사회공헌과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관점의 차이다. 정 팀장은 “기존 기업의 사회공헌은 지불의 측면에서 특정 부서만 활동하는 구조”였다면서 “기업의 사회적 가치는 지불이 아닌 선순환, 나아가 가치 창출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모든 구성원이 함께한다는 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SK는 이러한 사회적 가치 구현을 위해 이를 측정하는 가이드 라인을 구성하는 한편 SK하이닉스의 에코 얼라이언스, SK이노베이션의 그린 밸런스 로드맵을 가동하고 있다. 그룹만 봐도 국내 지주사 최초로 주주총회 분산 개최, 전자투표제 실시로 이사회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ESG(환경경영·사회책임경영·지배구조) 실천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각 계열사별로 상황에 맞는 사회적 가치 창출 공헌도가 측정되는 등, 정량적 평가에도 집중하고 있다.

정 팀장은 “협력사는 물론 경쟁사와도 필요하면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협력한다”면서 “사회적 가치는 동행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함께간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아름다운 뜻, 지켜질까?

SK의 사회적 가치는 그 자체로 고무적이며 의미가 있지만, 문제는 현실성이다. 특히 진정성 측면에서 의심받고 공격받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에너지 사업을 하기 때문에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약점이 많다. 그린 밸런스 로드맵을 통해 다른 분야의 사회적 가치 창출에 집중해 종합적인 평가는 높게 나올 수 있으나, 일각에서는 “에너지 사업을 하는 이상 환경오염 문제는 피할 수 없고, 이런 상황에서 자사의 패착을 덮으려 사회적 가치를 내세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 팀장은 “그러한 위협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 “결국 소통의 문제다. 진정성의 문제는 단박에 해결될 수 없기 때문에 SK의 추후 행보를 보면 많은 사람들이 SK의 진정성을 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약육강식의 경영환경에서 SK가 단독으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한다면, 과연 현실성이 있겠는가?”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 팀장은 “경쟁에는 모두가 죽는 경쟁과 모두가 사는 경쟁이 있다”면서 “치열한 경쟁을 피하지는 않지만, 가능하면 모두가 살 수 있는 경쟁을 통해 중심을 잡으려 한다”고 말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전쟁처럼 물러설 수 없는 한판승부는 피하지 않지만, 대승적으로 시장 전체가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에 방점을 찍겠다는 전략이다.

정 팀장은 마지막으로 “SK의 사회적 가치는 계열사 중심으로 갈 것이며, 이를 위해 16개 계열사 모두 관련 부서를 만들었다. 큰 계열사는 30여명, 중간 계열사는 10여명, 작은 계열사도 5명 수준으로 구축했다”면서 “다만 SK의 사회적 가치 창출은 모든 임직원들이 함께한다고 보면 된다.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9.10.02  14:2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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