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고전했던 ‘유니클로’와 ‘GU(지유)’가 다시 활발히 국내 활동에 나서는 모습이다. 최근 유니클로는 2019 F/W 컬렉션을 공개하면서 마케팅 활동에 집중하고, GU는 예정대로 국내 2호점과 3호점을 오픈했다.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던 유니클로와 GU가 활발한 활동을 보이자 반사수혜를 입었던 국내 SPA 브랜드들은 당황하는 분위기다. 아직은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수혜를 받고있으나, 그 유효기간이 얼마나 갈지 미지수인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국내 SPA 브랜드의 행보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수혜는 고스란히 국내 SPA 브랜드에 돌아간 바 있다. 8월 광복절을 앞두고는 모든 기업들이 너도나도 ‘애국 마케팅’에 뛰어든 가운데 반응은 패션업계가 가장 빨랐다는 평가다.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독립운동가나 태극기 등 상징적 의미를 담은 제품이 연달아 출시됐으며 한 SPA 브랜드는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티셔츠가 불티나게 팔리자 급하게 2차 기획 상품 제작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는 제품력으로 승부를 보는 것이 아닌 광복절이나 한글날 등 특수한 날을 이용한 편승 마케팅에 불과하다. 여기에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그러나 당초 자발적으로 나온 시민운동을 기업들이 마케팅에 활용하면서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오히려 반일 감정을 부추기고 상품 판매를 목적으로 한 상술이라는 반감까지 나왔다.

이러한 특수한 마케팅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 여전히 애국심을 떠올리는 디자인만 새롭게 나올 뿐 상품의 기능성과 제품력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국내 SPA 브랜드에겐 아직 불매운동의 영향이 남아있는 지금이 기회다. 오랫동안 유니클로에 크게 밀렸던 토종 브랜드가 일본 브랜드를 누르고 반등에 성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지 모른다. 더 이상 ‘유니클로 대체품=토종 브랜드’라는 꼬리표가 달리면 안 된다.

불매운동이 일어나기 전 10대 청소년들의 ‘제2의 교복’이었던 유니클로의 ‘히트텍’, ‘후리스’ 같은 주력 제품을 개발해 승부를 볼 때다. 실제로 가을이 다가오면서 유니클로 후리스 신상품이 출시되자 가격과 디자인에 반해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등장했다. 애국 마케팅은 잠시 접어두고 제품력으로 소비자를 사로잡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