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정부가 입법예고를 종료하고 의견 수렴을 마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에 대해,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재건축·재개발단지에 대해 적용을 6개월간 유예한 후에 시행하기로 발표했다. 사실상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6개월 뒤부터 시행, 그동안 소급 적용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던 관리처분인가 신청 단지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고 시행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시행지역도 구단위가 아닌 동단위로 적용, 그야말로 핀셋 시행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10.1 부동산 보완대책으로 분양가 상한제에서 벗어난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 내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기자

1일 정부의 이같은 보완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단은 소급적용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시장의 공급절벽 현상을 6개월 뒤로 미뤘을 뿐이지 공급절벽문제를 원천적으로 해소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보였다. 

명지대 부동산학과 권대중 교수는 "관리처분인가 받은 단지에 대한 6개월 연기는 시장이 긍정적으로 받아 들일 것이다"면서도 "그나마 공급이 줄어들지 않아 일시적으로 시장이 안정화되겠지만 궁극적인 해결 대책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국감정원의 김진광 연구원은 "관리인가처분을 받은 단지에 한해 연기 등의 일정 양보를 하는 대신 분양가 상한제를 실행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라면서 "유예나 후퇴보다는 여러 가지 경제상황을 저울질하면서 예정대로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분양가 상한제 시행예고 이후 시장이 보여줬던 반응을 돌이켜 보면 앞으로 6개월간도 똑같은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의견도 많았다. 권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분상제가 시행되면서 공급이 줄어드는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대답한 만큼 공급 우려에 따른 관련 부작용도 그대로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즉 유예기간이 마무리되는 내년 4월 이전의 시장 상황은 지난 8~9월의 재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우선 6개월사이에 모든 관리처분인가 신청 재건축 재개발 아파트 단지들이 몰려서 분양을 서두를 가능성이 꼽힌다.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마친 재건축 조합원 물량의 가격 상승도 부추길 가능성도 높다. 실제 최근 2개월 사이에도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와 강남구 개포주공아파트도 한달사이에 5천만원에서 2억까지 상승한 점을 들면 이들 아파트 조합원분 가격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재건축도 하기전에 가격이 뛰는 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 

관리처분인가 취소로 6개월뒤 시행되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될 서초구 반포 주공 1단지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기자

김진광 연구원은 "6개월 이내에 입주자 모집신청이 가능한 단지들은 서둘러 준비해서 어떻게든 분양가 상한제 이전에 분양을 서두르려고 할 것이다. 하반기 입주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 역시 같은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 사업승인 단계까지 밟은 단지는 관리처분을 받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일 것"이라면서 "나머지 단지들의 경우 4월 이후에는 상황에 따라 사업을 연기하거나 포기할 가능성이 클 것"라고 답했다. 

부동산 114의 임병철 연구원 역시 "신규공급에 대한 제한이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지금 관리처분 인가를 받은 단지들을 중심으로 시장에 자극이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고 대답했다.

신규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그야말로 천문학적으로 몰리는 상황에서 6개월간 앞당겨져서 분양이 이루어지는 재건축 재개발 아파트 단지들의 일반분양에 로또 분양이라는 인식은 계속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향후 재현될 수 있는 문제점으로 꼽힌다.

공급절벽이 다소 늦어졌지만 공급절벽을 우려한 수요자와 가수요자들이 마지막으로 6개월동안 신규 분양 아파트와 신규 입주 아파트 단지에 몰릴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이번 10.1 대책 발표로 인해  타격을 피해갈 것으로 예상되는 둔춘 주공아파트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김 과장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전체적인 관점에서 보면 결국 분상제가 시행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관리처분 인가받은 단지를 제외하고 전체적으로는 재건축 시장 위축 될 것"이라면서 재건축 위축에 따른 공급 절벽 우려가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향후 전망에 대해서 "신축아파트의 경우는 원체 많이 올라 재건축 시장 가격이 조정받더라도 신축아파트 가격 영향으로 많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신축 아파트 상승세 하반기와 하반기 이후에도 계속 유효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권 교수는 이후 상황에 대해 "신축 아파트는 6개월의 유예기간 동안은 일시적으로는 진정 증세를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 후 분양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청약 과열은 오히려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임병철 차장 역시 "재건축 시장쪽은 분양가 상한제의 진행여부나 시점의 불확실성에 의해 가격이 오른 상황이었는데 이번 발표로 불확실성이 해소는 되겠지만 신축아파트 시장 같은 경우 상승세는 계속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리얼투데이 장재현 본부장은 "재건축 시장이나 신축아파트 장기적으로는 가격이 빠질 수 있다. 분양가 상한제 때문에 재건축 아파트의 수익성이 줄어들면 어느 정도 하향 조정은 될 것이고 새아파트들도 영향을 받아 장기적으로는 약간의 조정이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재건축 시장은 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