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미노피자가 9월 30일 출시한 차별화 서비스인 드라이빙 픽업 서비스를 소개하는 모습. 출처= 도미노피자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도미노피자(청오디피케이·회장 오광현)가 최근 피자 수요 감소세에도 비교적 높은 수익성을 구현하며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경쟁사 실적이 더욱 부진한데 따른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일각의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도미노피자가 자체 경쟁력을 꾸준히 강화해내갈 수 있을지에 업계 관심이 모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도미노피자의 2018년 매출액은 2130억원으로 5년 전인 2013년(1511억원) 대비 41.0%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3억원에서 5년 뒤 161.1%나 증가한 295억원을 기록했다.

2위 업체인 미스터피자가 2013년 1746억원에서 1198억원으로 5년 새 31.4% 감소하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2억원에서 –4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것과 대조된다. 최근 각 사별 가맹점 매출액에서도 큰 격차가 나타났다. 업체별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2017년 가맹점 평균 매출액은 도미노피자 8억1638만원, 미스터피자 3억7522만원, 한국피자헛 6억7230만원 등 수준을 보였다.

도미노피자가 타사 대비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배달 서비스다. 도미노피자는 1990년 10월 1호점 오금점을 출점할 때부터 배달 서비스를 개시하며 당시 패밀리 레스토랑으로서 격을 갖춘 매장으로 마케팅한 타 브랜드와 차별화를 도모했다. 브랜드 창립자인 미국인 톰 모너건이 지난 1960년 차량 1대로 배달을 시작한 것을 계기로 배달 서비스 자체를 기업의 마케팅 정체성으로 삼은 방침이 한국에도 계승됐다.

9월말 기준 전체 매장 457곳 가운데 홀을 정식 운영하는 점포가 소수 있지만 대부분 배달을 주요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점포 홀 운영을 위한 인건비와 임대료를 절감함으로써 수익성을 향상시켜왔다.

임대료, 인건비, 매장 관리비 등 각종 비용을 타사 대비 절감한 동시에 해산물, 고급 치즈 등 원재료 고급화를 통한 프리미엄 제품을 적극 출시했다. 비싼 가격은 소비자 평가에서 경쟁 열위에 놓였지만 맛이나 메뉴 자체에 대한 만족도가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이 2017년 도미노피자와 파파존스, 피자헛, 미스터피자, 피자에땅 등 5개 브랜드를 이용했던 소비자 1250명을 대상으로 항목별 만족도를 설문한 결과다.

도미노피자는 해당 조사의 ‘가격’ 항목에서 3.30을 기록하며 5위인 피자헛(3.19) 다음으로 낮은 순위를 보였다. ‘맛·메뉴’에서는 3.80을 받으며 파파존스(3.86)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할인혜택’에서는 3.53을 받으며 5개 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우면서도 높은 가격대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들을 공략하기 위해 각종 할인 공세를 펼쳐왔다.

도미노피자는 매장을 직접 방문해 포장해가는 고객들에게 점포마다 차등적으로 20~30%의 할인율을 기본 적용하고 있다. 특정 기념일이나 매월 정기적인 기간에 한정적으로 더 높은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SK텔레콤 멤버십 고객에게는 인기 피자를 최대 75%까지 할인해 판매하고도 있다. 라지 사이즈 1판에 3만5900원인 피자 최신 메뉴 ‘블랙타이거 슈림프’를 8975원에 먹을 수 있는 셈이다.

프로모션은 고객에 편익을 제공해줄 수 있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환영받을 만 한 일이지만 본부 수익성을 낮출 수 있는 요인으로도 지목된다. 도미노피자는 2017년 기준으로 가맹점 순 매출액의 4.5%를 광고기금 명목으로 거둬들이고 있다. 미스터피자(4.0%), 한국피자헛(5.0%) 등 두 경쟁사의 중간 수준이다. 제휴점으로부터도 프로모션 비용 일부를 보전받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프로모션 규모를 늘릴수록 본부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실제 도미노피자의 판매·관리비는 2013년 428억원에서 5년 뒤인 지난해 57.5%나 증가한 674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판관비 가운데 ‘광고선전비’는 75억원에서 92억원으로 2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스터피자의 판관비는 666억원에서 513억원으로 23.0% 가량 줄었다.

▲ 도미노피자가 최근 홍보모델로 발탁한 배우 박서준(왼쪽)과 방송인 허재. 출처= 도미노피자 공식 홈페이지 캡처

올해 들어서도 판매·관리비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대세로 떠오른 요기요, 배달의민족 등 배달 전문 플랫폼 업체의 주문 앱에 입점하는 등 가격 인하 정책에 더욱 불 지폈기 때문이다. 배우 박서준, 방송인 허재 등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연예인을 홍보 모델로 발탁한 점도 늘어난 마케팅 비용을 가늠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본부 수익성이 떨어져도 가맹점 영업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여파는 없다. 신제품 개발, 가맹점 창업 비용 지원 등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자금을 본부가 마련하는 데엔 지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도미노피자 외 피자 업체들도 할인 전략에 힘 주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수익성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상호 영산대 외식경영전공 교수는 “도미노피자는 프로모션을 통해 매출을 향상시키고 고객 충성도도 확보할 수 있지만 비용 부담이 커짐으로써 이윤이 줄어들 수 있다”며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시장 트렌드에 발맞춘 전략을 새롭게 시도함으로써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미노피자는 고객을 위한 할인 행사를 적극 진행해 판매량을 늘리고 고객을 더 많이 유치함으로써 시장 입지를 넓혀나갈 방침이다. 현재 호응을 얻고 있는 프로모션들을 지속하고 신제품을 꾸준히 개발해 출시하며 고객을 흡수해나갈 계획이다. 동시에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유통단계를 최소화하고 증가하고 있는 점포들을 활용해 식자재를 대량 구매함으로써 단가를 낮추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서비스 비용에 대한 부담도 지속적으로 완화시켜나가고 있다. 채팅 주문 서비스(도미챗), 맞춤 레시피 주문 서비스(마이 키친) 등 모바일 앱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내놓고 차별화한 고객 경험과 함께 비용 절감을 도모해왔다. 최근 차량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제품을 전달해주는 드라이빙 픽업 서비스도 고객 편익과 비용 절감을 함께 도모할 수 있는 전략으로 꼽힌다.

도미노피자 관계자는 “도미노피자는 심화한 업계 내 경쟁 속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고객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며 “다양한 고객 니즈에 맞춘 신제품을 개발해 매출을 높이고 원가 절감과 가격 합리화를 동시에 구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