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의 급습에 당황하지 않고 마켓컬리에 대한 의문을 해결해 준 마켓컬리 '내부자들' 프레시솔루션 강성주 오퍼레이션 리더(왼쪽)과 강재규 배송총괄 리더.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첫 등장도 그랬고, 최근도 그렇고 스타트업 마켓컬리의 행보는 늘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새벽배송이라는 서비스로 스타트업을 넘어 유통업계를 발칵 뒤집더니 이제는 택배사업 진출로 물류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1일 마켓컬리 본사를 찾아가 물류 등 주요 사업 책임자들에게 그간 궁금했던 것들을 ‘전부’ 물어보고, 답변을 듣고 왔다. 

1. 택배사업 진출, 그간의 마켓컬리 매각설과 관계있나 

시기가 묘하게 겹쳐서 여론에서 그런 해석을 하는 것을 납득은 하지만, 매각설을 의식해서 택배사업에 진출한 것은 절대 아니다. 이번 결정은 마켓컬리가 지난 몇 년 동안 자체 배송역량을 강화해 온 결과 우리가 찾아낸 또 하나의 가능성이다. 즉, 단기간에 어떤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 절대 아니라는 의미다. 마켓컬리라는 브랜드가 가진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높은 수준의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수많은 인력들이 많은 시간을 들여 연구하고 확인하고 검증한 끝에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서비스의 접점을 물류 그래고 택배에서 찾아낸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매각설을 애써 부정하기 위해 택배사업 진출을 한 것은 절대 아니다.   

2. 매각설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늘어가는 ‘영업손실’이다. 신사업 진출은 부담감 아닌가. 

현재 마켓컬리의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영업손실’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추세가 한없이 계속되면 안 된다는 것에는 김슬아 대표를 포함한 모든 임직원들이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마켓컬리는 운영에서 가장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 배송 부문에서 조금씩 효율화를 이뤄내고 있다. 이를테면, 특정 권역에 얼마나 많은 배송 고객이 밀집되어 있는가를 나타내는 ‘집적도’측면에서 우리의 지표는 꾸준하게 개선되고 있다. 배송에서 집적도는 곧 비용 효율성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이를테면, 마켓컬리 초기에 수요가 가장 많은 강남지역 주요 아파트 3개 단지의 배송차량이 1대였다면 현재는 지금은 아파트 1개 단지에 3대의 배송 차량이 운영되고 있을 정도로 수요도 늘었고 집적도도 개선됐다. 아울러 콜드체인 물류센터(2만7000평 규모 김포 물류센터, 내년 가을 가동 예정)의 확대도 예정되어 있다. 현재 다른 물류전문업체에 위탁하고 있는 물량도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전환하는 작업도 진행될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마켓컬리는 꾸준하게 배송 효율을 개선하고 있다. 물론 신사업 진출을 표명한 만큼 한동안은 비용이 더 투입되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장기적 관점의 투자다. 부담감이 있는 만큼 열심히 준비해 온 만큼 자신감도 있다.     

3. 택배사업 확장을 염두한다면, 현재 일부 지역에 국한된 새벽배송 그리고 콜드체인 서비스 전국 단위 확대도 계획하고 있나 

역량이 갖춰진다면, 마켓컬리의 가장 대표적인 서비스인 새벽배송, 신선배송을 전국단위로 운영하는 것 역시 중장기적 관점으로 가장 중요한 목표들 중 하나다. 현재는 직접 물류센터 운영으로 감당할 수 있는 부분이 일부 지역으로 한정돼있지만, 지역 협력사들 그리고 전국 36개 물류 영업소 운영을 통해 서울이나 수도권 외로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는 여러 방안들을 실험하고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효율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머지않아 전국단위 서비스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4. 마켓컬리 이후로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수많은 업체들이 새벽배송에 뛰어들었다. 그들과 비교되는 마켓컬리만의 강점이 있나?

마켓컬리만이 제공할 수 있는 좋은 상품의 구성 그리고 배송 시에 최상의 상태가 유지되는 품질은 후발 경쟁업체들과 차별화되는 경쟁력이다. 대외적으로 강조하지는 않았지만 마켓컬 리가 내부에서 지키는 택배의 기준은 매우 까다롭다.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과거 이름이 잘 알려진 모 물류 업체도 우리가 요구하는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해 파트너쉽을 단기간에 마친 적도 있다. 마켓컬리는 배송 상품의 상태 유지 정도, 일별 오배송률, 시간대별로 체크되는 콜드체인 배송 차량의 적정온도 이탈 여부는 수시로 매우 엄격하게 체크한다. 

▲ 출처= 마켓컬리

마켓컬리 배송에는 재미있는 원칙들이 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상추 등 신선야채들이 냉기로 인해 상품의 품질이 조금이라도 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냉동식품을 담은 상자는 배송차량에서 절대 냉장식품이 담겨있는 상자의 위에 위치할 수 없다. 그 외에도 생선의 신선도를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냉매와 생선의 육질을 직접 맞닿게 생선의 살 부분과 아이스팩을 밀착시켜 두거나 성게알 제품 같은 경우는 반드시 제품 하단에 아이스팩을 위치시켜 포장하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쓰는 절차들이 있다. 자칫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신선한 상태가 무엇보다 중요한 식품이라는 특성을 최대한 고려해 내부 연구원들이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 얻어낸 결론들을 반영한 것들이다.  

5. 택배기사 임금구조, 택배 단가 등은 국내 모든 택배사업자들의 고민이다. 여기에 대한 대응책은 있는가.  

당장의 목표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의 확장이다. 물론 해당 문제들에 대해서는 충분히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일단 임금의 문제는 현재의 기본급여+인센티브 구조가 유지될 것이다. 계획으로는 물류 수요 증가여부에 따른 집적도의 변화 등 여러 기준을 고려해 새로운 기준을 준비하고 있다. 

▲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6. 쿠팡의 새벽배송 시작으로 받은 영향은 있는가?
 
온라인 쇼핑의 영역에서 쿠팡의 영향력은 남다른 것 같다. 그러나 마켓컬리는 쿠팡의 새벽배송 진출과 큰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새벽배송의 수요를 감당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 마켓컬리는 마켓컬리만이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독보적 경쟁력이 있다. 우리는 우리가 목표한 것들을 하나씩 이뤄나가는 데 집중할 뿐이다. 경쟁사가 어떤 업체인지를 떠나 같은 서비스 분야에 있는 업체들이라면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상생을 도모함으로 같이 성장했으면 좋겠다.  
  
7. 마켓컬리, 진짜 다른 곳에 안 팔리나.

김슬아 대표이사도 얼마 전 기자간담회에서 이야기했듯, 지금 시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은 “매각은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의 브랜드 인지도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쌓아 온 수많은 것들을 쉽게 다른 곳에 넘겨줄 수 없다는 것이 경영진들의 의견이다. 다른 곳에 넘겨주어서 우리의 브랜드가 ‘묻혀 버리는 것’은 아까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마켓컬리는 지금까지 해 온 것보다 앞으로 소비자들에게 그리고 국내 식품업계, 물류업계에 보여줄 것이 훨씬 더 많다. 부진한 실적을 극복할 수 있는 효율화는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 추진되고 있다.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